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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 84권, 중종 32년 3월 11일 경인 10번째기사 1537년 명 가정(嘉靖) 16년

천사에게 익일연을 베풀고 예물을 주다

익일연(翌日宴)을 거행했다. 오시(午時)에 상이 어실로부터 태평관 대문 안에 이르러 가마에서 내리니, 두 사신이 중문 밖까지 달려 나와 맞이했다. 대청으로 들어가 서로 마주하여 각각 읍을 했다. 상이 두 사신에게 말하기를,

"오늘 은혜스럽게 두 대인께서 지어 주신 글을 받고 매우 감격하였습니다. 잘 간직해 두고 우리 동방의 대대로 전할 보물로 삼겠습니다. 사례하는 읍을 하겠습니다."

하고, 이어 각기 읍하고 자리에 앉기를 청했다. 과반(果盤)을 내오자 환다례(換茶禮)를 의식대로 거행한 다음, 상이 통사를 보내 두 사신에게 말하기를,

"과인이 할 말이 있으므로 말하겠습니다."

하고, 상이 일어나니 두 사신도 역시 일어나 서로 다가왔다. 상이 말하기를,

"적어 보낸 예물을 받지 않으시므로 실망됨을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하니, 정사가 말하기를,

"그러한 공적인 예물이라면 마땅히 공적인 모임에서 친히 주셔야 하는데, 승지를 보내어 주겠다고 청하기에 승지의 사사 물품인 듯하여 받지 않은 것입니다."

하니, 두 사신이 말하기를,

"어제는 밤이 깊었기 때문에 친히 청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하니, 두 사신이 말하기를,

"전하께서 오늘 친히 청하시어 예가 매우 합당하게 되었습니다."

하였다. 상이 승지(承旨)를 시켜 두 사신에게 단자(單子)를 나누어 올리게 했다. 두 사신이 말하기를,

"우리들이 사신으로 임명되어 여기에 와 전하를 뵙게 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저 멀리 하늘 끝에 살고 전하께서는 이쪽 바다의 한 구비에 계시므로 한 번 작별한 다음에는 다시 만날 길이 없습니다. 현명하신 왕께서 예물 주는 예를 중히 여기어 성의가 이토록 간절하시니 한없이 감사합니다. 우리들이 어찌 그런 후하신 뜻을 헛되이 하겠습니까. 다른 물품은 받을 수가 없고 오직 도자(刀子)148) 한 가지만 가지겠습니다."

하므로, 상이 말하기를,

"하찮은 이 물건들은 모두 토산품이니 대인들께서는 물리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일로(一路)에서 보낸 하찮은 것들도 모두 받지 않으시어 대인들께서 청렴한 덕이 지극하시나 과인이 성의를 표시한 것이 없으니 어찌 실망하지 않겠습니까?"

하니, 두 사신이 말하기를,

"일로에서 제공한 것도 곧 모두 전하께서 주신 것인데 그 밖에 무슨 바라는 것이 있겠습니까. 가지고 가면 한갓 폐단만 있게 되기 때문에 받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에게 주려고 한 물품들을 앞에 진열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전하의 성의를 알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즉시 두 사신의 앞에 각각 물건들을 진열하도록 하니, 두 사신이 하나하나 펴 보며 말하기를,

"전하께서 우리들을 위해 줄 물건을 많이 마련하시었으니 성심이 지극하십니다. 후한 뜻에 한없이 감사합니다. 당초에는 도자만 가지려고 생각했었는데 화자(靴子)를 보니 역시 특이한 모양의 것이므로 【우리 나라의 신과 중국 신은 다르다.】 아울러 가지고 가겠고 다른 물건은 모두 받지 않겠습니다. 다만 도자는 마땅히 방 안에 두고서 종이를 자르면서 항상 국왕을 생각하겠습니다."

하므로, 상이 통사를 시켜 두 사신에게 말하기를,

"이런 하찮은 물건을 받아주시니 한없이 감사합니다. 다만 일로에서의 물품도 모두 받지 않으셨는데 이번의 이 물품도 모두 받지 않으시니 매우 황공합니다. 대인들께서는 물리치지 마십시오."

하니, 정사가 말하기를,

"의복 같은 것들은 이미 날씨가 따뜻해져 쓸 데가 없고 또한 가지고 가려면 폐단이 있으므로 받을 수가 없습니다. 도자와 화자 등의 물건도 우리들의 마음에는 오히려 번거롭고 많다고 여겨지는데 하물며 다른 물건들을 가지고 가겠습니까?"

하고, 두 사신이 사례를 하겠다고 청하며 상의 앞으로 나오므로 상도 역시 일어나 탁자 앞에 서니, 두 사신이 각각 읍을 하겠다고 청했다. 상이 말하기를,

"한꺼번에 읍을 합시다."

하니, 두 사신이 말하기를,

"어찌 감히 한꺼번에 읍을 하겠습니까. 각각 읍을 합시다."

하므로, 상이 말하기를,

"말씀대로 하십시오."

하였다. 행례(行禮)가 끝난 다음에 각기 자리에 앉았는데, 두 사신이 따로 통사(通事)를 보내어 말하기를,

"우리들은 이미 후한 뜻을 많이 입고 감격하였습니다. 다만 종이는 글방에서 쓰는 것이니 의주(儀註)에 쓰여 있는 대로 두꺼운 백지(白紙)를 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므로, 상이 말하기를,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하였다. 상이 말하기를,

"이번에 대인께서 쓰신 것을 보건대 ‘동수대명회전(同修大明會典)’이란 직함이 있기에 대단히 기쁘고 반가왔습니다. 《대명회전》 안에 본국의 종계(宗系)가 잘못 기록된 것을 윤이(尹彝)·이초(李初)149) 가 우리 나라에 죄를 얻자 우리 나라를 모해(謀害)하려고 하여 우리 태조(太祖)이인임(李仁任)의 아들이라고 상국(上國)에 고소하였기 때문에 《대명회전》에 잘못 기록되었었다.】 두 차례나 주청(奏請)하여 특별히 황상(皇上)의 은덕을 입어 개정(改正)하도록 윤허를 받았었지만 아직 자상하게 알지 못하고 있으니, 대인께서 분명하게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니, 정사가 말하기를,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예부의 소관이기 때문에 내가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였다. 상이 통사를 보내 두 사신에게 고하기를,

"두목들에게 관례상의 물품을 줄까 합니다."

하니, 두 사신이 말하기를,

"물품 목록을 보고 싶습니다."

하므로, 상이 말하기를,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하고, 즉시 승지 강현을 시켜 단자를 다시 써서 올리게 했다. 상이 통사를 보내 두 사신에게 말하기를,

"듣건대, 내일 대인들께서 알성(謁聖)하고 또 한강을 유람하신다고 하니, 더없이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세자가 초청하는 잔치는 역시 전부터 해온 관례로서 이전에 온 현대인(賢大人)들도 물리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대인들께서도 받으시기 바랍니다."

하니, 두 사신이 말하기를,

"내일 알성한 다음에 한강을 유람하려고 하는 것은 한강이 가장 명승지라고 하므로 가 보고 싶어서입니다. 다만 오래 머무르면 폐단이 많을 것이니 이것이 미안한 일입니다. 또한 세자가 초청하는 잔치는 곧 이전부터의 관례라고 하시니, 만일 예에 맞는 것이라면 모두 그대로 따르겠습니다. 다만 세자는 전하와 예가 같지 않아 의식의 차등이 있어야 하는 법인데 그런 의주가 있습니까? 보고 싶으니 써 오도록 함이 어떻겠습니까?"

하므로, 상이 말하기를,

"비록 오래 머물더라도 무슨 폐단되는 일이 있겠습니까. 전에 왔던 현대인(賢大人)들도 오래 머무르기를 꺼리지 않았는데, 지금 두 대인들께선 폐방(弊邦)에 들어오신 지 겨우 며칠 지났는데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과인의 마음은 대인들께서 오래 머무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데, 지금 한강을 유람하고 싶다는 말씀을 듣고보니 더 없이 감사합니다. 세자가 초청하는 잔치의 의주(儀註)도 또한 가져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였다. 여악을 차리고 과반(果盤)을 올렸다. 상이 술잔 대접을 의식대로 하고 나니, 【의식은 하마연(下馬宴) 때의 것과 같았다.】 천사가 통사를 보내 전하께 말하기를,

"술 기운이 훈훈하고 날씨도 따뜻하니 부채를 부치겠습니다. 전하께서 먼저 부치신다면 우리들도 부치고자 합니다."

하므로, 상이 말하기를,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하였다. 차례로 음식상이 들어오고 곁드리는 것도 각각 의식대로 올렸으며 꽃도 의식대로 올렸다. 상이, 세자가 술 대접하기를 청하여 의식대로 하고 또 종재(宗宰)가 술 대접하기를 청하여 해안군(海安君)150) 이 술을 대접했다. 상이 통사를 시켜 두 사신에게 말하기를,

"왕자도 역시 배신이니 대인들께서 앉아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하니, 두 사신이 말하기를,

"그가 비록 배신이기는 하지만 곧 국왕의 아들인데 우리들이 어찌 감히 앉아서 받겠습니까?"

하였다. 해안군이 의식대로 술을 따라 대접하고 영의정 김근사, 좌의정 김안로, 우의정 윤은보가 차례차례 의식대로 술 대접을 마쳤다. 예를 마치고 승지를 나누어 보내 두 사신에게 물품 단자를 올리니, 두 사신이 말하기를,

"어찌하여 이렇게 겹쳐 주십니까."

하므로, 이응성이 대답하기를,

"이는 이전부터의 관례로 연향 때마다 증정하는 것입니다."

하니, 조사가 말하기를,

"후하신 뜻에 한없이 감사합니다. 예물을 주는 것은 곧 천하의 공통된 예이기는 하지만 국왕께서 누차 예물을 보내시니 더없이 감사합니다. 옛말에 ‘물리치는 것은 불공한 것이다.’ 했기에 우리들이 글방에서 쓰는 것은 받았지만 안마(鞍馬)는 받을 수가 없습니다. 마당에 끌고 들어와 우리들이 보도록 한다면 받은 것이나 다름없겠습니다. 우리들이 가지고 온 부채와 먹 등의 물품을 내일 전하께 드리어 감사한 뜻을 표할 생각인데, 만일 전하께서 물리치지 않으신다면 우리들도 전하께서 주시는 물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므로, 상이 말하기를,

"대단히 감사합니다. 마땅히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하였다. 두 사신이 통사를 보내 전하께 말하기를,

"우상이 술을 준 다음에는 회비(回杯)하고서 그만 두고 싶습니다. 어젯밤의 잔치도 매우 피로했는데 오늘도 오래 잔치를 하였으니 우리들만 쉬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전하께서도 매우 피로하실 것입니다."

하므로, 상이 말하기를,

"과인이 두 차례 술을 대접한 다음에 대인들께서 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하였다. 두 사신이 일어나니 상도 일어났다. 정사가 술을 대접하면서 잔대를 잡고 전하께 말하기를,

"우리들이 외람하게 천은을 입어 조서를 받들고 문헌(文獻)의 나라에 와서, 예의와 제도가 모두 갖추어져 진선 진미한 것을 마음껏 보고 매우 탄복했습니다. 한 가지 일을 묻겠습니다. 귀국에서는 취사(取士)를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까?"

하므로, 상이 답하기를,

"향시(鄕試)151)인·신·사·해(寅申巳亥)152) 의 해에 시행하고 회시(會試)153) 는 자·오·묘·유(子午卯酉)의 해에 시행합니다."

하였다. 정사가 또 묻기를,

"인원수는 몇 명이나 됩니까?"

하니, 상이 대답하기를,

"회시에서는 33명을 뽑습니다."

하였다. 정사가 말하기를,

"과거에 관한 기록이 있습니까?"

하자, 상이 말하기를,

"있습니다."

하였다. 정사가 말하기를,

"그렇다면 그 기록을 한 번 보았으면 합니다."

하니, 상이 말하기를,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황제의 은명(恩命)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두 대인의 모습을 볼수 있었겠습니까? 참으로 점잖은 군자이십니다."

하였다. 부사가 말하기를,

"《시경》에 ‘즐거울사 우리 님은 백성들의 부모일세. [樂只君子 民之父母]’라고 하였으니, 현왕은 바로 백성들의 부모이십니다. 온 나라의 경사임을 어찌 이루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하니, 상이 말하기를,

"대단히 감사합니다."

하였다. 정사가 전명순(田命淳)을 불러 말학기를,

"여기 이통사(李通事) 【이응성(李應星).】 는 매우 성실하여 말을 전할 적에 보면 근신하고 조심하느라 땀이 물흐르듯 하니, 근신하고 순후한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이화종김산해도 근신한 사람이니 이런 뜻을 모두 국왕께 말씀해 주시오."

하니, 전명순이 정사의 말대로 아뢰었다. 상이 답하기를,

"모두가 직분상 마땅히 그래야 할 일입니다."

하였다. 정사가 잔대를 들고 술을 권하므로 상이 말하기를,

"나는 본디 양이 작아서 감히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하니, 정사가 말하기를,

"양대로 드십시오. 그리고 두목들에게 내려 주는 준례의 물품 단자를 나에게 보여준다면 내가 처리하겠습니다."

하므로, 이응성이 대답하기를,

"그 단자를 아직 정서하지 못했으니 뒤이어 바치겠습니다."

하니, 정사가 알았다고 하였다. 잔치가 파하지 상이 두 사신들과 각기 읍을 하고 서로 길을 양보하며 나왔다. 두 사신에게 줄 말을 안장을 갖추어 중문 밖에 대기시켰는데 두 사신이 말하기를,

"안 뜰로 끌고 들어오게 하십시오."

하므로, 상이 말하기를,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하고, 즉시 동쪽 섬돌 아래로 끌고 들어오도록 하였다. 두 사신이 섬돌 위에서 서서 보고 있다가 서로 돌아다보고 웃으며 말하기를,

"우리들이 가지고 갈 수는 없고 왕의 조정에 체류하는 2∼3일 동안 타고 다닌 뒤에 왕께 도로 보낸다면 현왕께서 선물하신 것을 공경하는 우리의 뜻을 나타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니, 상이 말하기를,

"대단히 감사합니다."

하였다. 두 사신이 중문 밖에까지 전송하며, 상이 가마를 탄 다음에 들어가겠다고 하므로 상이 말하기를,

"옛 사람의 말에 ‘제왕이 보낸 사람은 지위가 낮더라도 제후의 윗자리에 앉힌다.’고 했습니다. 두 대인께서는 모두 천자를 가까이 모시는 신하이신데, 대인들이 보는 앞에서 어찌 감히 가마에 앉아서 나가겠습니까. 속히 들어가십시오."

하니, 두 사신이 말하기를,

"조정에서는 귀국을 특별히 우대합니다. 우리들 또한 조정의 중신으로서 황제의 뜻을 받들어 국왕을 공경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하며, 굳이 가마 타기를 청하므로 상이 부득이 가마에 올라 손을 들어보이며 나와 어실(御室)로 돌아왔다.


  • 【태백산사고본】 42책 84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18책 42면
  • 【분류】
    외교-명(明)

  • [註 148]
    도자(刀子) : 작은 칼.
  • [註 149]
    윤이(尹彝)·이초(李初) : 윤이는 고려의 반역자. 초명(初名)은 사강(思康). 공양왕 초기에 파평군(坡平君)이라 사칭하며 남의 재물을 탈취하다가 명나라로 도망함. 이초는 고려 무관(武官). 벼슬은 중랑장(中郞將). 윤이와 함께 명나라에 있으면서 힘을 빌어 이성계(李成桂)를 제거하려 하여 이성계가 군사를 일으켜 명나라를 치려 한다고 무고하다가, 사신으로 와 있던 조반(趙胖) 등에게 탐지되어 이초(彝初)의 옥사(獄事)가 벌어졌다. 윤이의 종형 윤유린(尹有麟) 등은 효수(梟首)되고, 두 사람은 명나라에 유배되었다.
  • [註 150]
    해안군(海安君) : 중종의 둘째 아들 이희(李㟓)이다.
  • [註 151]
    향시(鄕試) : 각도(各道)에서 시행하는 초시(初試). 과거의 맨 처음 단계의 시험이 초시인데, 성균관에서 시행하는 것을 관시(館試), 한성부(漢城府)가 보이는 것을 한성시, 각도가 보이는 것을 향시라 한다.
  • [註 152]
    인·신·사·해(寅申巳亥) : 정기(定期)로 과거를 보이는 해. 곧 태세(太歲)에 인·신·사·해가 드는 해이다.
  • [註 153]
    회시(會試) : 서울과 지방에서 초시에 합격한 자를 서울로 모아 제2차로 보이는 시험. 복시(覆試).

○行翌日宴。 午時, 上自御室至館, 大門內降輿, 兩使趨出中門外迎之, 入于大廳, 相對各揖。 上告兩使曰: "今承兩大人惠製, 不勝感激。 謹當奉置, 爲東方世世之寶也。 請謝揖。" 仍請各揖就坐, 進果盤, 行換茶禮如儀訖。 上遣通事告于兩使曰: "寡人有所言, 請告。" 上起立, 兩使亦起立相就。 上曰: "錄送禮物不受, 不勝缺望。" 正使曰: "若是公物, 則當於公會, 可以親贈矣。 遣承旨請給, 似是承旨私物, 故不受。" 上曰: "昨日夜深, 故未得親請耳。" 兩使曰: "殿下今日親請之, 其禮甚當。" 上令承旨, 分進單子于兩使, 兩使曰: "俺等欽差來此, 見殿下, 非偶然也。 俺等在天之涯, 殿下在海之角, 一別之後, 再會無由。 賢王重交贄之禮, 誠懇至此, 不勝多謝。 俺等豈可虛其厚意也? 他物則不可受也, 唯取刀子一部耳。" 上曰: "此薄物, 皆土産也。 願大人勿却。 一路所送薄物, 皆不受之, 大人淸德則至矣, 寡人無所表誠, 豈不缺望乎?" 兩使曰: "一路所供, 皆是殿下之賜, 此外有何求乎? 齎持而行, 徒爲有弊, 故不受矣。 然今此贈俺等之物, 陳列于前可也。 如此則足見殿下誠意也。" 上卽令各陳物件于兩使之前, 兩使一一披覽曰: "殿下爲俺等, 多備贈物, 誠心至矣, 多謝厚意。 初欲只取小子矣, 今見靴子, 亦是異樣之物, 【我國之靴, 與中國不同。】 故幷取去, 而他物則皆不受也。 但刀子則當置房中剪紙, 每思國王矣。" 上使通事告于兩使曰: "受此薄物, 多謝多謝。 但一路薄物, 皆不受, 今此薄物, 亦不盡受, 惶恐惶恐。 請大人勿却。" 正使曰: "如衣服等物, 今已日暖, 無用處矣, 且載行亦爲有弊, 不可受也。 刀子與靴等物, 俺等之心, 猶以爲煩多也, 況取他物乎?" 兩使請行謝禮, 來就上前, 上亦起立卓面前, 兩使請行各揖。 上曰: "請摠揖。" 兩使曰: "安敢摠揖? 請行各揖。" 上曰: "依命。" 行禮後各就坐, 兩使別遣通事曰: "俺等多承厚意, 旣已感矣, 但楮生、文房所需, 如儀註所書, 厚白紙給之何如?" 上曰: "依命。" 上告曰: "今見大人之書, 有同修《大明會典》之銜, 不勝喜幸。 《會典》內, 本國宗系誤錄, 【尹彛、李初得罪於我國, 欲謀害我國, 以我太祖爲李仁任之子, 訴於上國, 故誤錄於《會典》矣。】 再度奏請, 特蒙皇恩, 許令改正, 而尙未詳知, 請大人明言之。" 正使曰: "不知某事也, 乃禮部所管, 非吾所能知也。" 上遣通事告於兩使曰: "請給頭目例物。" 兩使曰: "欲見物目。" 上曰: "依命" 卽令承旨姜顯, 改書單子而呈之。 上遣通事告於兩使曰: "聞大人明日爲謁聖, 又遊漢江云, 多謝。 且世子請宴, 亦是古例, 前賢大人, 亦且不却, 願大人受之。" 兩使曰: "明日謁聖後, 欲遊漢江。 聞漢江最是勝地, 故欲往見, 但久留多弊, 斯爲未安。 且世子請宴, 乃是古例云。 若合於禮, 則皆當從之。 但世子與殿下, 其禮不同, 當有降殺之禮矣。 其儀註亦有耶? 欲見之, 其令書來何如?" 上曰: "雖久留, 有何弊事? 前賢大人, 不憚久留, 而今兩大人, 入弊邦纔數日, 遽發此言耶? 寡人之心, 以大人久留爲幸, 而今聞欲觀漢江, 多謝。 世子請宴儀註, 亦當取來而呈之。" 陳女樂, 進果盤, 上行酒如儀畢。 【儀與下馬宴儀同。】 天使遣通事告于殿下曰: "酒曛日暖, 請揮扇。 殿下先揮, 則俺等欲揮。" 上曰: "依命。" 次進饌案, 各助進如儀, 進花如儀。 上請世子行酒如儀, 又請宗宰行酒, 而海安君 【㟓。】 行酒。 上使通事告于兩使曰: "王子亦是陪臣, 請大人坐受。" 兩使曰: "此雖陪臣, 乃親王之子, 俺等安得坐受?" 海安君酌酒行禮如儀訖。 領議政金謹思、左議政金安老、右議政尹殷輔, 以次行酒如儀畢。 分遣承旨, 呈物件單子于兩使, 兩使曰: "何至疊贈如此乎?" 李應星對曰: "此是古禮。 隨宴享各有所贈。" 詔使曰: "多謝厚意。 交贄之禮, 乃天下通禮, 國王累送禮物, 多謝多謝。 古云: ‘却之以爲不恭’, 故俺等受文房之物, 鞍馬則不可受也。 牽入于庭, 使俺等見之, 則猶其受也。 俺等齎來扇墨等物, 明日當獻于殿下, 以致謝意。 殿下若不却, 則俺等可受殿下所贈之物。" 上曰: "多謝多謝。 當依命。" 兩使遣通事告於殿下曰: "右相行酒後, 欲爲回杯而免之。 昨夜之宴甚勞, 今日又久宴, 非徒俺等欲休, 殿下無乃甚勞乎?" 上曰: "寡人再行後, 大人行之, 未爲晩也。" 兩使起立, 上亦起立。 正使行酒, 執臺告于殿下曰: "俺等濫蒙天恩, 奉詔到文獻之邦, 飽見禮義制度極備, 盡善盡美, 不勝嘆服。 願問一事, 貴國取士規矩, 何以爲之?" 上答曰: "鄕試則寅申巳亥之年爲之, 會試則子午卯酉之年爲之。" 正使又問額數幾何? 上答曰: "會試, 取三十三人矣。" 正使曰: "有科錄乎?" 上曰: "有之。" 正使曰: "然則願一見其錄。" 上曰: "依命。 不是聖帝恩命, 何以得見兩大人淸儀乎? 眞所謂愷悌君子也。" 副使曰: "‘樂只君子, 民之父母。’ 賢王正是民之父母也。 一國之慶, 何可勝言?" 上曰: "多謝多謝。" 正使招田命淳曰: "此李通事, 【應星也。】 十分慇懃。 觀其傳語之際, 敬謹小心, 汗出如流, 亦可謂謹厚人也。 李和宗金山海等, 亦謹愼此意, 俱告于國王。" 命淳以正使之言啓之, 上答曰: "皆職分當爲也。" 正使執臺勸酒, 上曰: "我本量淺, 不敢當。" 正使曰: "隨量, 且頭目等賜給例物單子示我, 則我當處置。" 應星答曰: "其單子, 時未正書, 隨後進呈。" 正使曰: "知道。" 宴罷, 上與兩使各揖, 相讓而出。 兩使贈給之馬, 俱鞍子, 伺候於中門外, 兩使曰: "牽入內庭。" 上曰: "依命。" 卽令牽入於東階下, 兩使立於階上而觀之, 相顧而笑曰: "良馬也, 俺等持去, 則不可也。 在王朝二三日騎行後, 還送于王, 則可見俺等敬賢王贈與之意矣。" 上曰: "多謝多謝。" 兩使送至中門外, 請上乘轎而後, 乃入云, 上曰: "古人云: ‘王人雖微, 序於諸侯之上。’ 況兩大人, 皆天子近臣, 大人眼前, 安敢坐轎而出乎? 請速入。" 兩使曰: "朝廷待本國特優。 我等亦朝廷重臣, 奉皇帝之意, 敬國王, 故如此云然耳。" 兩使固請乘轎, 上不得已乘轎, 擧袖而出, 還于御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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