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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 81권, 중종 31년 4월 5일 기축 1번째기사 1536년 명 가정(嘉靖) 15년

판윤 서지가 사직을 건의하자 윤허하다

판윤 서지(徐祉)가 아뢰기를,

"신이 한성부 판윤이 된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대저 송사(訟事)를 판결하는 관리는 반드시 총명하여야만이 일일이 잘 처리할 수 있고 초사(招辭)와 구소(口訴)하는 말들을 모두 기억하여 분별할 수가 있습니다. 신은 어려서부터 성품이 아둔하여 기억을 잘하지 못하였고 늙어서는 더욱 심하여 아침에 들은 것을 저녁에 잊어버리니, 이래서야 어떻게 송사를 판결할 수 있겠습니까. 사피(辭避)를 아뢰려 한 지가 하루이틀이 아니었으나, 다만 직을 맡은 지가 아직 오래지 않았기 때문에 감히 아뢰지를 못하였었습니다. 지금은 이미 한 해가 지났으니 신을 체직시켜 주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경은 판윤이 된지가 과연 오래다. 그러나 인물이 모자라 육경의 직도 겨우 채울 수 있는 실정이다. 일찍이 발탁하여 승진시키려 하였으나 아랫사람도 모자라기 때문에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송사를 판결하는 것은 혼자서 결단하는 일이 아니고 당상관이 셋이나 있으니, 사양할 필요가 없다."

하였다. 다시 아뢰기를,

"다시 아뢰기가 황송하나 굳이 이 뜻을 주달하는 것은, 신이 판윤으로 있은 이래 낭관(郞官)으로 잘못 판결한 것 때문에 파직당한 사람이 둘이나 되는데, 신만 혼자 상의 사랑을 입어 온전히 직책에 있습니다. 한성부에 송사하는 사람은 다른 관서에 송사하는 사람과는 달라서 한 치의 땅을 다투어 송사를 일으킵니다. 사대부라 하더라도 이기지 못하면 말이 없지 아니한데 무지한 사람들이야 말할 나위 있겠습니까. 시비(是非)하는 사이에 조금이라도 자기의 뜻에 맞지 않으면 오만한 말이 많은데, 이것은 그들의 뜻에 반드시 ‘너는 마땅히 파직이 되어야 할 사람이지만 상의 사랑을 입고 있기 때문에 아직 그대로 있는 것이다.’고 여긴 것이니, 더욱 미안합니다. 그리고 송사를 판결함에 있어서는 인정이나 법으로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잘못이 없을 수가 없는데, 소송하는 사람이 억울할 경우 반드시 담당 관리가 바뀐 다음에야 다시 소송하여 뜻을 펼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한 사람이 오래도록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니 신을 체직시켜 주소서."

하니, 전교하였다.

"경이 아뢴 말도 뜻이 있다. 경은 나이도 많으니 체직시키도록 하겠다."


  • 【태백산사고본】 41책 81권 33장 B면【국편영인본】 17책 644면
  • 【분류】
    인사-임면(任免)

○己丑/判尹徐祉啓曰: "臣判漢城府已久。 大抵決訟之官, 必須聰明, 然後能三一聽理, 如招辭及口訴之辭, 皆當記憶而分辨。 臣自少性鈍, 不能記憶, 至老愈甚, 朝聞夕忘。 如此而安能聽訟? 欲啓避者, 非一日, 但以爲任未久, 故未敢爾。 今則已過期年, 請遞臣職。" 傳曰: "卿之爲判尹, 果久矣。 然人物乏少, 六卿之職, 僅能充位。 嘗欲擢陞, 而在下之人亦乏, 故未能爾。 且決訟, 非獨斷之事, 有三堂上焉。 不必辭也。" 再啓曰: "更啓惶悚, 然欲必達此意者, 自臣之爲判尹以來, 郞官以誤決見罷者, 二人, 臣則獨蒙上慈, 而保全。 訟於漢城府者, 異於他司之訟者, 至爭寸地, 而起訟。 雖士大夫, 若不勝, 則不能無言。 況無知之人, 於是非間, 少不如意, 則多出陵慢之言。 此其意, 必以臣爲汝當罷職者, 蒙上慈, 而猶存云爾, 則尤爲未安。 且決訟, 或以情、或以法, 不能無誤訟者之抱冤, 必待官吏遞代, 然後可以再訟, 而得伸, 不可以一人久處也。 請遞臣職。" 傳曰: "卿之啓辭, 蓋亦有意, 而卿且年深, 遞之可也。"


  • 【태백산사고본】 41책 81권 33장 B면【국편영인본】 17책 644면
  • 【분류】
    인사-임면(任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