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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73권, 중종 28년 2월 6일 기묘 2번째기사 1533년 명 가정(嘉靖) 12년

약방 제조 장순손이 증세를 조사하여 글로 아뢰니 답하다

약방 제조(藥房提調) 장순손 등이 아뢰기를,

"말로 다 아뢰기가 어려우므로 상세히 증세를 조사하여 글로 써서 아룁니다."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 "사람 몸의 혈기(血氣)는 피부 안에 있으니 이는 마치 나무의 진액이 껍질 안에서 오르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혈기는 한계가 있어서 비록 평상시라 해도 항상 영양이 좋도록 해주는 것이 우선인데 더구나 종기를 앓고 난 뒤이겠습니까. 만약 종기가 처음 생길 때라면, 나쁜 피가 엉길 때는 거머리로 빨아 내게 하는 것이 제일이지만, 이미 곪아 터진 후에는 쓸 수가 없습니다. 대체로 거머리가 피를 빨아내는 곳은 피부의 표면에 가까운 곳이니 피부 깊은 곳에 고름이나 피가 있으면 거머리가 빨아낼 수 없습니다. 지금 비록 거머리가 빨아냈으나 여태까지 계속 곪은 곳은 아직 낫지 않은 것으로 보아 거머리가 피부 깊은 곳까지 빨아내지 못하는 것이 분명히 증험이 되었습니다. 피부에 새로 생기는 피까지 계속 빨아내는 것은 매우 불가할 듯합니다. 혈기가 성해지면 터진 자리가 쉽게 봉합될 것입니다. 삼나무의 진액이 비록 의학서에는 나와 있지 않으나 경험한 사람 중 매우 신통한 효과를 본 사람이 많습니다. 처음 종기가 생길 때는 쉽게 삭고 이미 터지고 나서는 쉽게 치유되어 동창(凍瘡)·칠창(漆瘡)의 곪아서 터진 곳은 모두 즉시 낫습니다. 대체로 약을 먹고 고약을 붙이는 것은 다 나을 때까지 사용하여야 합니다. 약을 잠깐 붙였다 뗐다 하여 약효가 아직 퍼지기도 전에 효과가 없다고 하는 것은 의가(醫家)에서 철저히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십선산(十宣散)도 다 나을 때까지 복용하여야지 조금 나았다고 하여 곧 중지해서는 안 됩니다. 한번에 5∼6전(錢)씩 복용하여야 하는데 약을 먹는다고 이름만 걸어놓고 1∼2전 정도만 복용한다면 이 또한 효과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는 이롭고 충성스러운 말은 귀에는 거슬리지만 행실에 유익하다.’고 한 것은 옛 성인의 가르침이시고, 병을 숨기고 의원을 꺼리면 해로우며, 병은 조금 나은 데서 더친다고 한 것도 옛사람이 깊이 경계한 말입니다. 밝게 살피소서."】

하니 답하였다.

"써 올린 말을 보니 지당하다. 요사이 계속하여 약을 먹었으나 아직 낫지 않고 나쁜 진물이 나오는 중에 고름이 섞여 나오기도 하기에 거머리로 시험해 보았더니 딴딴하고 도독해진 곳이 삭아서 편편해졌다. 그러나 고름이 많이 나오고 새로운 피가 생기므로, 거머리를 사용하는 것이 도에 지나치면 오히려 새 피에 해로울 듯하여 벌써 거머리 사용을 정지하고 태일고(太一膏)를 붙였다. 아직 창(瘡)의 주위에 남은 독이 뭉쳐서 편편하지는 않다. 그러나 처음보다는 많이 삭았지만 고름이 아직 그치지 않으니, 삼나무 진액을 쓰고 십선산도 먹어야겠다. 처음부터 복용할 때는 번번이 술에 타서 먹었다."


  • 【태백산사고본】 37책 73권 47장 B면【국편영인본】 17책 391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의약-약학(藥學)

    ○藥房提調張順孫等啓曰: "難以言語盡啓, 欲細考證候, 謹書以啓。" 【其啓曰: "人身血氣, 乃在皮膚之內, 如樹木津液, 由皮裏升降也。 血氣有限, 雖平時, 常以滋養爲先, 況瘡腫之後乎? 若腫之初發, 惡血凝滯時, 則蛭針最良, 若已潰之後, 則蛭不可用。 凡, 蛭之吮血, 乃在膚淺, 如深處濃血, 非蛭所能吮。 今雖蛭針, 前後凝結處, 尙未平低, 此不能吮, 深之明驗也。 皮膚新養之血, 吮之不已, 恐甚不可。 血氣盛, 則瘡可易合。 杉木脂雖不著, 醫經, 經驗者多, 極有神効。 初發時易消, 已潰後則易愈。 凡凍瘡、漆瘡, 濃破之處, 皆立差。 大抵藥餌貼脂, 須以盡差爲度, 若乍傳乍轍, 不待藥力之行, 而遽以爲無效, 此醫家之大禁也。 十宣散, 亦須以差爲度, 不可以爲向差, 而旋止也。 當一服五六錢, 雖名爲服藥, 若不過一二錢, 則亦豈謂有所効乎? 良藥苦口, 利於病; 忠言逆耳, 利於行, 古聖所訓。 諱疾忌醫, 病加於小愈, 亦古人深戒, 伏願聖察。"】 答曰: "觀所書之辭, 至當。 近日連服藥餌, 尙未平低, 惡血間與濃汁和出。 試以蛭針治之, 高凝處, 似消而平, 然濃汁多出, 方養新血,蛭針過度, 則反有害於新血, 故已停蛭針, 而貼太一膏也。 瘡之四面, 餘毒聚而不平, 然比初幾消, 而濃汁尙不止。 杉木脂可入, 十宣散亦可服也。 自初每一服, 和酒而服之而已。"


    • 【태백산사고본】 37책 73권 47장 B면【국편영인본】 17책 391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의약-약학(藥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