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을 권장하기 위해 이번 정시를 모두 전시의 예에 의하여 시행하도록 하다
정시(庭試)의 시관(試官) 김안로(金安老) 등에게 전교하기를,
"일반적으로 정시는 그 글의 우열(優劣)을 보아서 곧바로 전시(殿試)를 보이거나 회시(會試)를 보였다. 이제 학문하는 자를 권장하고 격려하고자 하기 때문에 성균관(成均館)과 사학(四學)에서 출석 성적이 좋은 유생(儒生)에게 정시를 보이고, 모든 절차는 전시의 예(例)에 의하여 하려 한다. 또 근래 조정에 인재를 진작(振作)시켜야 한다는 의논이 있었는데, 식년(式年) 뒤에 별시(別試)로 인재를 뽑는 것도 고례(古例)이다. 이제 출석 성적이 좋은 유생만으로 정시를 보여서 인재를 뽑는 것은 과거(科擧)보다는 좁은 것 같으나 이와 같이 한다면 성균관과 사학의 유생이 모두 학업에 힘쓸 것이다. 그리고 정시에서 짓는 논(論)과 책(策) 두 편은 또한 대편(大篇)이다. 모든 일을 전시의 예로써 하기 때문에 이것은 별시의 예에 의하여 인재를 뽑고자 한다. 사관은 가부를 의논하여 아뢰라."
하였다. 김안로 등이 아뢰기를,
"상교가 지당합니다. 조종조에서도 위에서 특명(特命)하였었으니, 반드시 상규(常規)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 유생이 학업을 힘쓰지 않으니 이와 같이 권장 격려한다면 고무 진작될 것입니다."
하니, 전교하였다.
"조종조에서는 고무 진작하는 방법이 반드시 상규에 구애되지 않았다. 때문에 당시의 배우는 자가 모두 학업에 힘썼던 것인데 지금의 유생은 학업에 흥기하지 않고 있다. 이번 정시는 모두 전시의 예에 의하여 하며, 짓는 글도 두 개의 대편(大篇)이다. 여기에 입격(入格)한 사람은 인재를 뽑는 예대로 하여 갑과(甲科) 1인, 을과(乙科) 1인, 병과(丙科) 3인을 차례대로 써서 방(榜)을 붙이라. 또 유생만을 뽑고 무사(武士)는 뽑지 않는다면 문무가 일체라는 뜻이 없으니, 이제 출신(出身)023) 이 아닌 무사들을, 5∼6일 안에 과장(科場)을 열어 시취하라."
- 【태백산사고본】 36책 72권 43장 A면【국편영인본】 17책 355면
- 【분류】인사-선발(選拔)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 [註 023]출신(出身) : 문무과나 잡과에 급제하고 아직 벼슬에 나서지 못한 사람.
○傳于廷試試官金安老等曰: "常時廷試, 則觀其文優劣, 或爲直赴殿試, 或爲直赴會試。 今者欲勸勵學者, 故以成均館、四學時到儒生, 爲廷試, 而諸事皆依殿試例爲之。 且近來朝廷, 有振作人才之議, 而式年後別試取人, 亦古例也。 今以時到儒生, 爲廷試, 取人於科擧之路, 似乎挾矣。 然如此, 則成均館、四學儒生, 皆勉於學業矣。 且廷試所製論策二道, 皆大篇也。 凡事旣以殿試例爲之, 故欲以此依別試例取人, 試官議其可否而啓之。" 金安老等啓曰: "上敎至當。 祖宗朝, 亦有自上特命, 而不必拘於常規。 今者儒生, 不務學業, 若如此勸勵, 則可以鼓舞振作矣。" 傳曰: "祖宗朝, 其爲鼓舞振作之方, 不必拘於常規, 故當時學者, 皆勸於其業, 今則儒生, 不興起於其業。 今此廷試事, 皆依殿試例爲之。 所製之文, 亦大篇二道也。 以此入格人, 如取人例, 以甲科一人、乙科一人、丙科三人, 書其次出榜可也。 且只取儒生, 而不取武士, 則無文武一體之意。 今以未出身武士, 限五六日內, 開場試取可也。"
- 【태백산사고본】 36책 72권 43장 A면【국편영인본】 17책 355면
- 【분류】인사-선발(選拔)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