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방에 혜성이 나타났는데 꼬리가 10여 자쯤 되다
간방(艮方)에 혜성이 나타났는데 꼬리가 10여 자쯤 되었다.
사신은 논한다. 27일에 김안로(金安老)를 판한성부윤(判漢城府尹)에 제수했는데 28일에 혜성이 나타났고, 꼬리가 10여 자에 흰 빛깔이었다. 《강목(綱目)》을 보면, 진 효공(秦孝公) 8년에 혜성이 서방(西方)에 나타났다고 썼고 이어서 위(衛)나라의 공손앙(公孫鞅)이 진나라로 들어간 사실을 썼다. 대체로 혜성의 뜻은 옛것을 고치고 새것을 펴는 것이다. 진나라에서 공손앙을 쓰면서부터 모든 상세(上世)의 신명한 이의 후예들이 남김없이 사라졌고 삼대(三代) 성인의 좋은 법과 아름다운 뜻이 쓸어낸 듯이 없어졌으니, 혜성이 보이는 조짐의 응보는 큰 것이다. 지금 안로가 등용되자마자 혜성의 요괴로움이 바로 나타나니, 하늘이 조짐을 보임이 그림자와 메아리보다도 빠른 것이다. 옛사람이 혜성에 대해 논하기를 ‘흰 빛이 있으면 장군이 역모를 일으키며, 꼬리가 길고도 크고 오래 나타나 있으면 재앙이 크다.’고 하였다. 지금 이 혜성은 빛깔이 희고 길며, 또 7월이 다 가도록 없어지지 않았다. 안로가 등용되자 명사(名士)들을 모두 죽이고 양법(良法)을 없앤 다음 날마다 새 법령을 선포하였으므로, 정사가 쇠털 같아서 백성들이 손만 들어도 법망에 걸리고 발을 내딛기만 해도 죄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끝내는 반역의 정상이 드러나 정유년112) 겨울에 사약(死藥)을 받았다. 그 출처(出處)와 행사(行事)가 상앙(商鞅)과 같았고, 장군이 역모를 일으키고 재앙이 크다는 예언이 여기서 더욱 증험되었으니, 하늘과 사람이 서로 감응되는 기미를 어찌 속일 수 있겠는가.
- 【태백산사고본】 36책 71권 9장 B면【국편영인본】 17책 311면
- 【분류】과학-천기(天氣) / 역사-편사(編史)
- [註 112]정유년 : 1537 중종 32년.
○艮方有彗, 尾十餘尺許。
【史臣曰: "二十七日, 以金安老爲判漢城府尹, 二十八日, 彗星出, 尾長十餘尺、色白。 按《綱目》, 秦 孝公八年, 書彗星見西方, 繼書衛 公孫鞅入秦。 夫彗者, 所以除舊布新也。 自秦用鞅, 凡上世神明之冑, 掃殄無遺, 三代聖人良法美意, 掃地不存。 其爲彗也大矣。 今者安老纔用, 彗妖卽見, 天之示徵, 捷於影響。 古人之論彗, 有白色, 則將軍逆, 長大見久, 則災深。 今之彗星, 色白而長, 又終七月不滅。 及安老用事, 殄殲名流, 掃滅良法, 日布新令, 政如牛毛, 使民擧手觸網, 投足落穽, 終至反狀已形, 至丁酉冬, 乃始賜死。 其出處行事, 與商鞅同, 而將軍逆、災深之占, 至是益驗。 天人相感之機, 焉可誣乎?"】
- 【태백산사고본】 36책 71권 9장 B면【국편영인본】 17책 311면
- 【분류】과학-천기(天氣) / 역사-편사(編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