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혜 공주에게 문병할 뜻을 병조에게 알리게 하다
정원에 전교하였다.
"예전에 대신이 앓거나 종실(宗室)에 앓는 사람이 있으면 임금이 친히 가서 문병하여 대신을 존중하는 예(禮)와 구족(九族)619) 과 친목하는 도리를 보인 것은 매우 아름다운 일인데, 후세에서는 어렵게 여기므로 내가 늘 온편치 못하다고 생각하였다. 내가 듣고 본 일을 말하자면, 성종께서 효령 대군(孝寧大君)·영응 대군(永膺大君)·월산 대군(月山大君)·현숙 공주(顯肅公主) 등의 집에 여러 번 거둥하시고 또 다른 거둥 때에도 둘러보셨으며, 내가 즉위한 이후에 제안 대군(齊安大君)이 앓으므로 친히 가서 문명하였으니 전례가 자못 많다. 효혜 공주(孝惠公主) 【연성위(延城尉) 김희(金禧)에게 시집간 공주이다.】 가 지난 달부터 이질을 앓아 증세가 중하므로 내가 일찍이 친히 가서 문병하려 하였으나, 이 거둥이 쉽지 않을 듯하므로 내가 하지 못하였다. 근일에 들으니 그 증세가 더욱 긴급하다 하는데, 내가 오는 달에 멀리 가는 일이 있고 부득이 보아야 하겠으므로, 전시(殿試)한 뒤 지나갈 때에 친히 가서 문병하겠다고 내가 이미 공주에게 일렀다. 더구나 이 집은 내 본궁(本宮)이므로 사처(私處)와 같지 않은 까닭에 전에 원자(元子)가 이우(移寓)하셨던 때에도 들러 보았고, 또 이 집은 선조께서 즉위하신 뒤에 이어(移御)하셨던 곳이므로 거둥하여도 무방하니, 내일 전시한 뒤에 가서 문병하려 한다. 이 뜻을 병조에 말하라."
- 【태백산사고본】 32책 63권 18장 A면【국편영인본】 17책 41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왕실-종친(宗親) / 보건(保健)
- [註 619]구족(九族) : 아홉 친족의 뜻으로, 동성 직계(同姓直系)의 고조(高祖)로부터 자기를 포함하여 현손(玄孫)까지의 9대의 친족을 말하는 경우와 부족(父族) 넷, 모족(母族) 셋, 처족(妻族) 둘을 합하여 말하는 경우 등이 있는데 아뭏든 가까운 겨려붙이이다.
○壬辰/傳于政院曰: "昔者大臣有疾, 宗室有病, 人君親臨問病, 以示重大臣之禮, 睦九族之道, 至爲美事, 後世以爲難之, 予常以爲未便焉。 以予所及聞見事言之, 成廟屢幸於孝寧大君、永膺大君、月山大君、顯肅公主等家, 行幸時, 歷入見之。 予卽位以後, 齊安大君有疾, 親臨問病, 前例頗多。 孝惠公主, 【延城尉 金禧公主】 自去月患痢證重, 予嘗欲親臨問病, 爲此行幸, 似不輕, 故予未果也。 近日聞之, 其證尤緊。 予來月有遠行, 不獲已見之, 故殿試後過行時, 親臨問病事, 予已諭公主兄。 此家乃予之本宮, 非如私處, 故前者元子移寓時, 亦歷入見之。 且此家, 乃世祖卽位後, 移御之所, 行幸不妨。 明日殿試後, 欲親臨問病, 此意言于兵曹。"
- 【태백산사고본】 32책 63권 18장 A면【국편영인본】 17책 41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왕실-종친(宗親) / 보건(保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