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조가 효자와 절부에게 상과 복호·정문하여 표창할 것을 건의하다
예조가 효자와 절부(節婦) 등에 관한 공사를 가지고 입계하기를,
"전일에 상께서, 쇠퇴한 세상에 이런 효자와 절부가 있는 것은 그 행실이 가상한 일이니, 포상(褒賞)하는 절목(節目)을 다시 마련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분부하셨습니다. 신들이 정표(旌表)할 만한 것을 고찰해 보건대, 대개 단지(斷指)를 한 것은 특히 일시적인 성의와 감격으로 인해 하는 것이고, 오랜 해가 되도록 효행이 변함 없는 사람이라야 그 효행이 더욱 높은 법인데, 단지한 사람을 옛적의 준례에도 정표했으므로 약간의 사람은 정표해야 합니다. 지난 조광조(趙光祖) 때에 효행이 더욱 특이한 사람을 각도에 이첩하여 모두 뽑아서 신보(申報)하도록 했었는데, 이번의 이 사람들은 그때에 현저하지 못했었으니 실적이 차이가 있었는가 싶습니다. 그러나 보고 듣기에 비록 특이하지는 않을망정 한 가지 일이라도 효행에 관한 것이 있다면 마땅히 물품으로 상을 주고, 그 중에 조금 특이한 사람은 복호(復戶)하고, 또 그 중에 몸을 아끼지 않은 소행이 뚜렷한 사람은 정문(旌門)하여 표창해야 합니다. 문안(文案)으로 본다면, 이 중 특이한 사람은 비록 《삼강행실(三綱行實)》에 실린 사람이라 하더라도 더 할 것이 없으니 마땅히 정문하여 표창해야 합니다. 다만 상께서 절행(節行)을 아름답게 여겨 포상하시려는 뜻을 궁벽한 시골이나 항간 사람들이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전교하신 뜻을 이 공사에다 판부(判付)하여 이문(移文)한다면, 외방에서 또한 상의 뜻이 있는 데를 알고 더욱 권면 장려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아뢴 뜻은 알았다."
하였다. 그 공사는 다음과 같다.
"전주(全州) 사노(私奴) 김천동(金千同)·강릉(江陵) 유학(幼學) 최응록(崔應祿)·진사(進士) 신명화(申命和)의 아내 이씨(李氏)·함종(咸從) 유학 노인석(盧仁碩)·안주(安州) 군사(軍士) 박호(朴好)의 딸 박덕(朴德)·중부(中部) 사비(私婢) 말덕(末德)·포천(抱川) 한량(閑良) 권거경(權居敬)은 부모를 위하고, 개천(价川) 양녀(良女) 막시(莫時)는 지아비를 위해 육신을 아끼지 않고 손가락을 끊어 태워서 약에 타먹였는데 모두 병에 차도가 있었습니다. 충주(忠州) 전(前) 혜민서 참봉(惠民署參奉) 하숙륜(河叔崙)은 다리의 살을 베고 또한 손가락을 끊어 어미의 병을 치료하였고, 우봉(牛峯) 충순위(忠順衛) 이윤동(李潤童)의 아내 홍씨(洪氏)는 전에 절행이 특이한 때문에 복호(復戶)하여 권장했는데, 그 뒤에도 20여 년이나 정성과 공경이 나태해지지 않고 지절(志節)이 더욱 굳었습니다. 이들의 특이한 행실은 비록 《삼강행실》에 실린 효자나 열부(烈婦)라 하더라도 이들 보다 더할 수 없습니다.
담양(潭陽) 서원(書員) 권복(權福)·장수(長水) 유학 김경손(金敬孫)·흥덕(興德) 녹사(錄事) 오준(吳俊)·부안(扶安) 진사(進士) 최필성(崔弼成)·전 직장(直長) 한숭석(韓崇錫)·강진(康津) 별시위(別侍衛) 고수검(高守儉)·고부(古阜) 별시위 이숙손(李叔孫)·옥구(沃溝) 별시위 두세준(杜世俊)·장성(長城) 역리(驛吏) 차순년(車舜年)·전주(全州) 생원(生員) 박세직(朴世直)·삼척(三陟) 유학 김숭손(金崇孫)·양구(楊口) 호장(戶長) 유담(柳潭)·함종 전 여수(旅帥)459) 유인달(劉仁達)·순안(順安) 전 참봉(參奉) 박만근(朴蔓根)·고원(高原) 유학 서상인(徐尙仁)·옥천(沃川) 교생(校生) 임세화(林世華)·결성(結城) 유학 유항(兪恒)·김제(金堤) 사노 난금(難金)·홍산(鴻山) 수군(水軍) 김원손(金元孫)·중부 사노 박달(朴達)·옥천 역리 양노(梁老) 등은 각기 부모를 위하여 생전에는 효도를 다하고 사후에는 예법을 다해 조행이 특이했습니다.
나주(羅州) 양녀(良女) 능금(能今)·고부 양녀 금이(今伊)·김제 양녀 마비(馬非)·만경(萬頃) 양녀 금이·가산(嘉山) 갑사(甲士) 방권(方權)의 아내 윤씨(尹氏)·옥천 역리 양녹(梁祿)의 아내 막장(莫藏)·덕산(德山) 양녀 보덕(寶德)·남부(南部) 고 부사(府使) 최계사(崔季思)의 아내 남씨(南氏)·김제 고 유학 윤사임(尹師任)의 아내 박씨(朴氏)·전주 유학 박형문(朴衡文)의 아내 김씨(金氏)·옥천 양녀 석을금(石乙今)·서부(西部) 고 첨지(僉知) 정석희(鄭錫禧)의 첩 양녀 정금(貞今)·운산(雲山) 고 유학 유해(兪諧)의 첩 양녀 중지(中之) 등은 지아비가 죽은 뒤에 상례(喪禮)를 거행하기에 정성이 극진하였는데, 오래도록 달라지지 않아 절행이 가상했습니다. 담양 정병(正兵) 정이(鄭利)·정한(鄭漢)·정진(鄭進)·정윤(鄭倫)은 함께 한 장내(場內)에서 살면서 어미를 봉양하되, 효도하고 우애하는 정이 지성에서 나와 또한 가상했습니다.
전항의 김천동·최응록·하숙륜·신명화의 아내 이씨·노인석·권거경·박덕·말덕·막시·이윤동의 아내 홍씨 등은 《대전》대로 정문하고 복호하며, 서원 권복·유학 김경손·진사 최필성·별시위 두세준·생원 박세직·유학 유항·녹사 오준 등은 관직으로 상주고, 유학 서상인·양녀 능금·양녀 금이·양녀 마비와 금이·사노 박달·역리 차순년과 양노 등은 복호하고 물품으로 상주며, 한숭석·고수검·이숙손·김숭손·유인달·박만근·임세화·김원손·유담·난금·박형문의 아내 김씨·윤사임의 아내 박씨·유해의 아내 중지·방권의 아내 윤씨·양녀 석을금·보덕·정금·막장·최계사의 아내 남씨·정이 정한 정진 정윤은 물품으로 상을 주어 권장함이 어떻겠습니까?"
- 【태백산사고본】 31책 62권 55장 A면【국편영인본】 17책 28면
- 【분류】윤리-강상(綱常) / 군사-군역(軍役) / 인사-관리(管理) / 신분(身分)
- [註 459]여수(旅帥) : 5대(隊)인 1백 25명의 군사를 거느리는 우두머리이다.
○禮曹以孝子、節婦等公事入啓曰: "前者上敎以爲, ‘季世有如此孝子節婦, 其行可嘉。 其褒賞節目, 改磨鍊爲當。’ 云。 臣等考其可以旌表者, 蓋斷指之事, 特因一時誠激, 而爲之也。 至於年久, 而孝行不替者, 其孝行尤最焉。 斷指者, 在古例爲旌表, 故若干人, 當爲旌表也。 往在趙光祖時, 孝行尤異者, 移文于各道, 悉抄令報。 今者此人等, 其時未得顯著, 恐其實有異也。 然於見聞, 雖不高, 有一事涉於孝行者, 則所當賞物也。 其中稍異者, 復其戶, 又其中不惜身體, 而所行表著者, 旌表其閭也。 以文案見之, 則其中特異者, 雖載於《三綱行實》者, 無以過矣。 所當旌表之。 但自上嘉賞節行之意, 窮村僻巷之人, 何得以知之? 若以傳敎之意, 判付於此公事, 而移文, 則外方亦知上意之所存, 而尤有所奬勵焉。" 傳曰: "啓意知道。" 其公事曰: "全州私奴金千同、江陵幼學崔應祿、進士申命和妻李氏、咸從幼學盧仁碩、安州軍士朴好、女子朴德、中部私婢末德、抱川閑良權居敬之於父母, 价川良女莫時之於夫, 不惜肌膚, 斷指燒饋, 竝得差病。 忠州前惠民署參奉河叔崙, 旣割其股, 又斷其指, 以療(毋)〔母〕 疾。 牛峯忠順衛李潤童妻洪氏, 前以節行卓異, 復戶勸奬。 厥後二十餘年, 誠敬不懈, 志節益固。 此人等特異, 雖《三綱行實》所載孝子、烈婦, 無以過也。 潭陽書員權福、長水幼學金敬孫、興德錄事吳俊、扶安進士崔弼成、前直長韓崇錫、康津別侍衛高守儉、古阜別侍衛李叔孫、沃溝別侍衛杜世俊、長城驛吏車舜年、全州生員朴世直、三陟幼學金崇孫、楊口戶長柳潭、咸從前旅帥劉仁達、順安前參奉朴蔓根、高原幼學徐尙仁、沃川校生林世華、結城幼學兪恒、金堤私奴難金、鴻山水軍金元孫、中部私奴朴達、沃川驛吏梁老等, 各爲父母, 生盡其孝, 死盡其禮, 操行卓異。 羅州良女能今、古阜良女今伊、金堤良女馬非、萬頃良女今伊、嘉山甲士方權妻尹氏、沃川驛吏梁祿妻莫藏、德山良女寶德、南部故府使崔季思妻南氏、金堤故幼學尹師任妻朴氏、全州幼學朴衡文妻金氏、沃川良女石乙今、西部故僉知鄭錫禧妾良女貞今、雲山故幼學兪諧妻良女中之等, 夫亡後, 喪禮極盡, 其誠, 久而不衰, 節行可尙。 潭陽正兵鄭利、鄭漢、鄭進、鄭倫同居二場, 奉養其(毋)〔母〕 , 孝友之情, 出於至誠, 亦爲可嘉。 前項金千同、崔應祿、河叔崙、申命和妻李氏、盧仁碩、權居敬、朴德、末今、莫時、李潤童妻洪氏等, 則依《大典》旌門復戶。 書員權福、幼學金敬孫、進士崔弼成、別侍衛杜世俊、生員朴世直、幼學兪恒、錄事吳俊等, 則賞職。 幼學徐 尙仁、良女能今、良女今伊、良女馬非、今伊、私奴朴達、驛吏車舜年、梁老等, 則復戶賞物。 韓崇碩、高守儉、李叔孫、金崇孫、劉仁達、朴蔓根、林世華、金元孫、柳潭、難金、朴衡文妻金氏、尹師任妻朴氏、兪諧妻中之、方權妻尹氏、良女石乙今、寶德、貞今、莫莊、崔季思妻南氏、鄭利、鄭漢、鄭進、鄭倫, 則賞物勸奬何如?"
- 【태백산사고본】 31책 62권 55장 A면【국편영인본】 17책 28면
- 【분류】윤리-강상(綱常) / 군사-군역(軍役) / 인사-관리(管理) / 신분(身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