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사 김호가 진하할 것을 알려준 진호의 일을 아뢰다
사은사(謝恩使) 김호(金瑚)가 경사(京師)268) 에서 돌아왔다. 김호가 아뢰기를,
"신이 북경(北京)에 도착하자 태감(太監) 진호(陳浩)가 사람을 보내 신에게 하정(下程)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세묘(世廟) 진하(進賀)의 일269) 은, 당초 성지(聖旨)가 십삼 포정사(十三布政司)는 진하를 면제하고, 동종(同宗)인 제번(諸藩)은 사람을 차견(差遣)하여 진하하라 하였다. 단 조선과 안남(安南)·유구(琉球) 등의 나라는 조정이 예의국(禮義國)으로 대우하는데, 안남과 유구는 지방이 아주 멀지만 조선은 국경이 상국과 연접해 있어 그리 멀지 않으니 진하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진하하지 않더라도 조정에서 잘못이라 하지 않을 것이다. 이 말은 내 뜻이 아니라 사례감 태감(司禮監太監)과 의논한 것이니, 만약 이 뜻을 전하(殿下)께 아뢰면 전하께서 반드시 알아서 처리하실 것이다.’ 하였습니다."
하니, 전교하였다.
"진호의 이 말은 반드시 우리 나라를 위한 말일 것이나, 혹 성지(聖旨)를 알아보고 한 말인지 모르겠다. 승문원 제조(承文院提調)와 예조 당상(禮曹堂上)으로 하여금 진하 여부를 의논하여 아뢰게 하라."
- 【태백산사고본】 30책 60권 1장 B면【국편영인본】 16책 610면
- 【분류】외교-명(明)
○丁未/謝恩使金瑚, 還自京師瑚啓曰: "臣到北京, 太監陳浩, 遣家人, 遺下程于臣, 且曰: ‘世廟進賀事, 當初聖旨則令十三布政司免賀, 同宗諸藩, 差人進賀矣。 但朝鮮、安南、琉球等國, 朝廷待之以禮義之邦。 安南、琉球則地方遼遠, 朝鮮則境連上國, 不甚遼遠, 進賀無妨。 雖不爲進賀, 朝廷亦不以爲非矣。 此非余意, 與司禮監, 太監共議之言也。 若以此意, 達于殿下則殿下必爲之處置矣。" 傳曰: "陳浩此言, 必護我國之言也。 無乃或探聖旨而言耶? 其令承文院提調及禮曹堂上, 進賀當否議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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