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로 산선의 제거 여부를 묻자 산선의 감손이 좋다고 아뢰다
전교하기를,
"고사(古史)는 미처 못보았다. 그러나 《고려사(高麗史)》·《국조보감(國朝寶鑑)》을 보건대, 한재가 너무 심할 경우엔 산선(傘扇)을 금하기도 하고 산선(繖扇)을 없애기도 하고 한데 앉아 정사를 청리하기도 하고 한낮에 밖에 나가 앉았기도 하였다고 했다. 이른바 산선(繖扇)이라는 것은 의장(儀仗)을 지칭한 것인가? 이른바 산(傘)이라는 것은 일산을 지칭한 것인가? 이렇게 한 것은 한재를 민망히 여겨 더위를 피하지 않음으로써 겸손해 하는 뜻을 보인 것인가? 지금도 가뭄이 너무 심하여 친히 기도하는 일을 거행하려 하는데, 산선(繖扇)을 제거해야 하겠는가, 안해야 하겠는가? 예조(禮曹)에 말하여 의논해서 아뢰게 하라."
하매, 예조가 아뢰기를,
"피전(避殿)하고 감선(減膳)하고서 또 친히 기우제를 거행하는 것은 모두가 한재 때문인 것입니다. 산선(繖扇)을 아울러 감손(減損)하는 것이 마땅하고 또 다른 의장도 감손하여야 합니다. 사중(司中)에서 일찍이 이미 생각하였으나 아래에서 아뢰기가 곤란하여 감히 계달(啓達)하지 못하였습니다. 지금 상교를 받드니 지당합니다."
하니 ‘아뢴 대로 하라.’ 전교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0책 59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16책 576면
- 【분류】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과학-천기(天氣)
○傳曰: "古史未及見也。 第以《高麗史》、《國朝寶鑑》見之, 旱災太甚則或禁傘扇、或斷繖扇、或露坐聽政、或露坐日中云。 所謂繖扇者, 指儀仗耶; 所謂傘者, 指日傘耶? 所以如此爲之者, 憂災憫惻, 不厭暑熱, 且示謙損之意耶? 今亦旱氣太甚, 故親行祈禱之事, 繖扇其可去耶; 未可去耶; 言于禮曹議啓可也。" 禮曹啓曰: "避殿、減膳, 而又親行祈雨, 皆爲旱災也, 繖扇幷減損爲當。 且他餘儀仗, 亦可減損。 司中曾已計料, 而自下啓之爲難, 故未敢啓達。 今承上敎, 至當矣。" 傳曰: "依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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