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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 50권, 중종 19년 3월 4일 기사 5번째기사 1524년 명 가정(嘉靖) 3년

세자의 혼례를 당겨 행하는 일에 대해 의논하다

남곤(南袞)·이유청(李惟淸)·권균(權鈞)·이행(李荇)·이항(李沆)·김안로(金安老)·이세정(李世貞)을 불러서 묻기를,

"박용의 병을 내가 일찍이 알았으나 감히 경솔히 의논하지 못한 까닭은 혼인은 매우 중한 일인데 촉박하게 거행하면 일이 많이 전도되며, 자식의 도리는 남녀가 다르지 않으므로 어버이가 앓아 괴로우면 떠나지 않고 약시중을 들어야 하거니와, 극심하고 시름할 즈음에 경사가 있는 것은 미안하므로 그 어버이의 병이 덜하기를 기다려서 경사를 행해야 마땅하기 때문이었다. 이제 대간의 말을 들으니 예의(禮義)와 습의(習儀)는 각각 날을 달리하여 거행해야 하는데, 이 말이 옳은 듯하다. 박용의 병이 오늘은 조금 덜하니, 그 병세를 천천히 보아 가며 예의와 친영(親迎)의 날은 전에 날을 가린 대로 거행하는 것이 어떠한가? 세자의 혼례는 매우 중하니, 한때의 논의가 있을 뿐더러 후세의 의논도 있을 듯하며, 또한 조종조(祖宗朝)의 전례가 있다는 말도 듣지 못하였으므로, 반복하여 의논해서 반드시 알맞게 해야 하기 때문에 이제 다시 의논한다."

하매, 대신과 예관(禮官)이 아뢰기를,

"이제 미루다가 행여 4월 3일 전에 박용에게 큰 변고가 있으면 3년 안에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제 또 날을 당겨 정하여도 박용의 생사가 더딜지 빠를지를 알 수는 없겠으나 이렇게 하면 후회가 없을 듯하며, 또 당겨 거행하되 그 예(禮)를 폐지하면 옳지 않겠으나 그 예를 죄다 행한다면 당기더라도 무엇이 해롭겠습니까? 길일(吉日)을 추택(推擇)하였는데 마침 7일에 있으므로 정한 것입니다. 다만 하루에 몇 가지 예를 아울러 행하는 것이 온편치 못한 듯하나, 죄다 예대로 행하면 또한 무방합니다. 신 등이 시종 경중에 대하여 이미 익히 생각하였는데, 이제 대간이 아뢰고 상께서도 후세에 의논이 있을 듯하다고 분부하셨으나, 신 등의 생각으로는 역시 무방할 듯합니다. 오늘 납채(納采)하였는데 대간의 의논을 듣고서 문득 멈추는 것도 번요(煩擾)하며, 일로 생각하면 4월 3일에 천천히 거행하는 것만 못하겠으나 그렇게 하다가 혹시라도 큰 변고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군색하고 급속하더라도 한 가지 예도 폐지하지 않는다면 무엇이 해롭겠습니까? 고치지 않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상이 이 의논을 대간에게 말하라고 명하였다.

사신(史臣)은 논한다. 혼인은 인도(人道)중에서 큰 것이므로 여느 사람에게 있어서도 삼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데, 더구나 장차 한 나라에 군림할 사람이겠는가? 세자는 비로소 10세가 되었으니 수년을 넘기더라도 일찍 혼인하는 경계를 면치 못하는데, 빈의 아비의 병에 얽매어 길일을 가리지 않고 황급히 예를 행하는 것이 무슨 까닭인가?


  • 【태백산사고본】 25책 50권 25장 A면【국편영인본】 16책 291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역사-편사(編史)

○召南袞李惟淸權鈞李荇李沆金安老李世貞問曰: "朴墉之病, 予嘗知之, 而不敢輕議者, 婚姻至重, 若促而行之, 事多顚倒, 人子之道, 男女不殊, 親若病苦, 則當不離侍藥。 憂愁之際, 慶事未安, 待其親病之歇, 當爲慶事。 今聞臺諫之言, 禮儀及習儀, 當各日而行, 此言似是。 朴墉之病, 今日稍減, 徐觀其病, 而禮儀及親迎之日, 以前擇日行之何如? 世子婚禮至重, 非徒有一時之論, 恐有後世之議, 亦未聞有祖宗朝之例。 當反覆議之, 期於必中, 故今更議也。" 大臣及禮官啓曰: "今若遷延, 幸於四月初三日之前, 若有大故, 則三年之內, 何以處之? 今又進定而亦不知朴墉生死之遲速, 然如此爲之, 恐無後悔。 且進行而廢其禮, 則不可也, 盡行其禮, 則雖進, 何害? 推擇吉日, 而適在七日, 故定之耳。 但一日兼行數禮, 似乎未穩。 然盡以禮行之, 亦無妨也。 臣等於始終輕重, 已熟計之。 今臺諫有啓, 上敎亦恐有後世之議, 然臣等之計, 恐亦無妨也。 今日納綵, 而聞臺諫之議, 而遽止之, 亦以煩擾。 若以事計之, 則不若徐行於四月初三日矣。 然如此而脫有大故, 則將何以爲之? 雖窘速, 而不廢一禮, 則何害? 勿改何如?" 上命以此議, 語諸臺諫。

【史臣曰: "婚姻, 人道之大者。 在凡人, 不可不愼, 況將君臨一國者乎? 世子年甫十歲, 雖過數年, 尙未免早婚之戒。 拘於嬪父之病, 不涓辰吉, 率爾行禮, 何哉?"】


  • 【태백산사고본】 25책 50권 25장 A면【국편영인본】 16책 291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역사-편사(編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