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사의 김이석이 장명 고봉이 한 말을 아뢰다
사은사(謝恩使)의 선래 통사(先來通事) 김이석(金利錫)이 아뢰었다.
"요동 총병관(遼東摠兵官) 장명(張銘)이 신에게 말하기를 ‘당고(唐皐)와 사도(史道)는 두 명나라 사신들이 「조선 국왕(朝鮮國王)이 우리들에게 두세 차례 머무르기를 청하였으나, 우리들이 조정의 법령이 두려웠고 또한 맡은 일을 이미 마쳤기에 감히 오래 머무르지 못했었는데, 작별에 임하였을 때 난감한 기색이 있는 듯하였고, 출발할 때는 한참을 바라보며 전송하되 소매를 들어 석별(惜別)의 정을 보였으니, 국왕의 성의를 알 수 있었다. 우리들도 역시 마음을 가눌 수 없어 눈물이 떨어지려 했으나 조정이 두려워 감히 못했었다. 이 지방은 조선과 서로 잇닿아 있으니, 조선 사신이 오게 되면 나의 이런 뜻을 전해다오.」 했다.’ 하였습니다.
광녕 도어사(廣寧都御史)의 가인(家人) 고봉(高鳳)이 신 등에게 말하기를 ‘당고와 사도 두 명나라 사신이 광녕에 이르매, 광녕 태감(廣寧太監) 백영(白英)·총병관 극영(郤永)·도어사 이승훈(李承勳)이 함께 앉아 술을 마시며 이야기하는데 명나라 사신들이 먼저 본국(本國)이 성심으로 접대한 뜻에 대하여 말을 하자, 승훈이 「내가 만일 여기에 오지 않았더라면 조선(朝鮮)의 사대(事大)하는 성의를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는가? 언제나 보건대, 조선 사람들이 우리 나라 사람으로 오랑캐의 포로가 되었다가 조선으로 도망하게 되면, 매양 사신이 오는 길에 꼭 송환하되, 의복과 노자 등의 물품을 갖추 마련해 주기까지 하였고, 비록 사신이 오는 편이 없더라도 더러는 관인(官人)을 차임(差任)해서 송환하였으니, 조정을 공경스럽게 섬기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또한 체직되어 조정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마땅히 이런 뜻을 주달(奏達)하여 특별히 은혜로운 상(賞)을 내리게 하여, 조선으로 하여금 조정에서 아름답게 여기는 뜻을 알게 하겠다.」
했다.’ 하였습니다."
- 【태백산사고본】 22책 44권 53장 A면【국편영인본】 16책 122면
- 【분류】외교-명(明)
○謝恩使先來通事金利錫啓曰: "遼東摠兵官張銘語臣曰: ‘唐皋、史道兩天使云: 「朝鮮國王請留俺等至于再三, 俺等畏朝廷法令, 又委事已畢, 不敢久留。 臨別之際, 似有難色, 及其登路, 良久目送, 至擧袖以示惜別之情, 足知國王誠意。 俺等亦無以爲懷, 心欲隳淚, 恐朝廷不敢也。 此地與朝鮮相連, 朝鮮使臣之至, 其傳余此意。」 云。’ 廣寧都御史家人高鳳語臣等曰: ‘唐、史兩天使到廣寧, 廣寧太監白英、摠兵官郤永、都御史李承勳同坐飮話, 天使先言本國誠心接待之意, 承勳云: 「俺若不到此地, 則朝鮮事大之誠, 何從而知之? 自赴任後, 常見本國被擄人口, 得到朝鮮, 則每於使臣之行, 必卽解送, 而至備給衣服、盤纏等物, 雖無使臣之行, 或別差官人押送, 可知敬事朝廷也。 俺亦臨遞若還朝, 則當奏達此意, 別致恩賞, 使朝鮮知朝廷嘉美之意也。」’"
- 【태백산사고본】 22책 44권 53장 A면【국편영인본】 16책 1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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