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임용에 대해 말하다
주강에 나아갔다. 상이 글에 임하여 이르기를,
"무릇 수령(守令)들을 차임(差任)할 적에 대간(臺諫)이 논란하게 되는데 이는 불가하다. 그러나 수령을 중히 여기는 뜻은 옳은 일이다. 서민(庶民)들이 기뻐하게 됨과 슬퍼하게 됨은 관계되는 바가 중하니 잘 가리지 않아서는 안 된다."
하매, 특진관 한효원(韓效元)이 아뢰기를,
"근래에 전조(銓曹)가 주의(注擬)할 때는 반드시 수령들을 가려서 차임하지만, 부임한 다음에라도 혹 실수하는 일이 있게 되면 대간이 또한 따라서 규탄을 하니, 이는 수령을 더 할 수 없이 중히 여기는 일입니다. 다만 열군(列郡)이 매우 많아 모두 착한 사람으로 차임하기는 진실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대간은 공론이 달린 곳이니, 만일 논계(論啓)하는 것이 있으면 혹시라도 유난(留難)하지 마소서. 요사이 수령들이 논박받게 되는 것은 대부분 왕래하느라 폐단이 있기 때문인데, 들어주지 않으려 하심은 공편하지 못한 듯합니다. 또 성종조(成宗朝)에는 더러 시종(侍從)의 신하를 발탁하여 잔폐(殘弊)한 고을을 구제하기도 하였으니, 지금 비록 경솔하게 할 수는 없지만 마땅히 유의하여야 합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관찰사(觀察使)가 출척(黜陟)하는 법이 있는데, 매양 풍문에 의해 체파(遞罷)하게 된다면, 혹 실지에 어긋나는 폐단이 있게 될까 싶다. 전일에 유난(留難)한 것은 대개 이 때문이었다. 또 인물이 비록 수령에는 합당하지 못하더라도 잡직(雜職)이 될 수는 있는데, 수령에서 체직되면 더러는 파직이 되니, 이는 불가하다."
하매, 효원이 아뢰기를,
"수령이 해유(解由)를 3년이 지나도록 내지 않으면, 모두 파직하도록 함이 어떠하리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수령이 해유를 어찌 모두 내기가 쉽겠는가? 만일 기한을 정하여 파직한다면 경직(京職)을 충원(充員)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2책 44권 32장 B면【국편영인본】 16책 111면
- 【분류】사법-법제(法制) / 인사-임면(任免) / 왕실-경연(經筵)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御晝講。 上臨文曰: "凡差守令, 臺諫擬議, 是則不可也, 然其重守令之意, 是矣。 庶民休戚, 所係者重, 不可不擇。" 特進官韓效元曰: "近來, 銓曹注擬守令, 必擇而差之。 雖赴任後, 脫有所失, 則臺諫亦從而糾之, 其爲重守令者, 無以加矣。 但列郡甚衆, 其所差遣, 固難盡善。 然臺諫, 公論所在, 如有論啓, 毋或留難。 近日, 守令被駁者, 多以往來有弊, 而不肯聽納, 似爲未便。 且成宗朝或擢侍從之臣, 以救其殘弊之邑。 今雖不可輕爲之, 亦當留念。" 上曰: "有觀察使黜陟之法, 而每以風聞遞罷, 則恐或有失實之弊。 頃者留難, 蓋以此也。 且人物, 雖有不合於守令, 亦可爲雜職。 而見遞於守令, 則或因以罷職, 是不可也。" 效元曰: "守令解由, 過三年不出, 則皆令罷職何如?" 上曰: "守令解由, 豈皆易出? 若定限罷職, 則京職亦難充差。"
- 【태백산사고본】 22책 44권 32장 B면【국편영인본】 16책 111면
- 【분류】사법-법제(法制) / 인사-임면(任免) / 왕실-경연(經筵)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