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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 44권, 중종 17년 2월 6일 계미 4번째기사 1522년 명 가정(嘉靖) 1년

헌부에서 조효연·채세영·정원의 일을 아뢰니 체직시키다

대간이 전의 일을 아뢰고, 헌부가 아뢰기를,

"주서 조효연(曹孝淵)은 정원의 낭관(郞官)에 합당하지 못하니 체직하기 바라고, 예문관 봉교(藝文館奉敎) 채세영(蔡世英)은 사관(史官)에 합당하지 못하니 체직하기 바랍니다. 또 이조는 요사이 모든 정사에 착오가 많아서 본부(本府)가 바야흐로 추핵(推劾)하고 있는데, 판서(判書)는 정1품(品)이기 때문에 아울러 계달(啓達)합니다."

하고, 헌부가 승전색(承傳色)에게 청하여 아뢰기를,

"무릇 당상관의 아내는 자기가 진소(陳訴)할 일을 직접 정원에 올리는 것이 예입니다. 근일에 훈련원 도정(訓鍊院都正) 조순도(趙順道)의 아내 김씨가 노비(奴婢) 때문에 서로 송사하는 일로 상언(上言)을 올렸는데, 정원이 가로막고 아뢰지 않고 또한 누런 쪽지를 붙여 2∼3일을 유체하였다가 도로 주었기 때문에 그 사람이 원통한 일을 펴지 못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관계되는 바가 중대하니 모두 파직하기 바랍니다."

하니, 정원에 전교하기를,

"조순도의 아내 김씨가 상언한 일은 내가 그 근거를 모르겠는데, 이는 어떻게 되어 그런 것이냐?"

하매, 김희수(金希壽)가 회계(回啓)하기를,

"조순도의 송사하는 일은 도승지 윤희인(尹希仁)이 일찍이 그 일을 알아서 했고, 신도 일찍이 장령(掌令)으로 있을 때 알았었습니다. 그의 상언을 보건대, 곧 세 차례나 승소(勝訴)한 것이기 때문에 신 등이 함께 의논하여 받지 않았었고, 또한 그 일을 아뢰었다가 대간의 논박을 받게 될까 싶기 때문에 아뢰지 않은 것입니다. 또 두어 날을 유체했던 것은 마침 그때 동료들이 다 오지 않아 서로 의논하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요사이 사관(史官)이 궐원(闕員)이 많다. 조효연·채세영은 마땅히 내일 정사 때 체직하라. 정원의 일은 내가 그 연유를 모르기 때문에 정원에 물었더니, 그 답한 말을 보건대 별로 다른 사정이 없었고, 또한 정원을 전원 체직하는 것은 매우 중대한 일이다.

무릇 사람들이 상언을 올리게 되면 으레 해사(該司)로 내려 해사가 가부를 논하여 회계(回啓)하는 것이 예인데, 정원이 중간에 있으면서 먼저 옳으니 그르니를 논하여 가로막는다면 해사에 위임하는 본의가 어디 있겠는가? 아랫사람들의 심정을 가로막는 것은 특히 뒷폐단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조짐을 자라게 할 수 없는 일이다. 만일 고할 데가 없어 원통함과 애달픔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한 헌부의 논계(論啓)는 뒷날의 폐단을 바로 잡으려는 것이니 이는 매우 지당한 말이다. 이 일이 비록 긴요하고 중대하지는 않지만 가로막는 폐단은 관계되는 바가 중할 듯하여 논하지 않을 수는 없으나 파직함은 과중하니 마땅히 체직하여 뒷날에 본을 보여야 한다. 나머지는 모두 윤허하지 않는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2책 44권 3장 B면【국편영인본】 16책 97면
  • 【분류】
    인사-임면(任免)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臺諫啓前事。 憲府啓曰: "注書曺孝淵不合政院郞官, 請遞。 藝文館奉敎蔡世英不合史官, 請遞。 且吏曹近日, 凡於政事, 多有誤錯。 本府今方推劾, 而判書乃正一品, 故竝以啓達。" 憲府請承傳色啓曰: "凡堂上官妻, 則自己陳訴事, 直呈于政院, 例也。 近者, 訓鍊院都正趙順道金氏, 以奴婢相訟事, 呈上言, 而政院阻當不啓。 且粘黃籤留滯二、三日, 還給之, 其人不得伸冤云。 所關重大, 請竝罷之。" 傳于政院曰: "趙順道金氏上言事, 予未知其根因。 此, 何爲而然耶?" 金希壽回啓曰: "趙順道訟事, 都承旨尹希仁嘗知此事, 臣爲掌令時, 亦嘗知之。 觀其上言, 則乃三度得伸者也。 故臣等同議而不納。 且恐啓此事, 而被臺駁也, 故不啓。 且所以留數日者, 適其時, 同僚不齊到, 不得相議而然耳。" 傳曰: "近來, 史官多闕, 曺孝淵蔡世英當於明日政, 遞之。 政院之事, 予不知其由, 故問諸政院, 觀其答辭, 別無他情。 且政院全遞, 甚爲非輕, 然大抵, 凡人呈上言, 則自下該司, 而該司論可否回啓, 例也。 政院居中, 若先論其是非, 阻當則委任該司之意, 安在? 阻隔下情, 非特有後弊, 漸不可長也。 若無告之民, 欲伸冤呈上言, 而政院退之, 則無所告處, 冤悶不小。 憲府此論, 欲救後弊也, 此言甚當。 此事雖不緊重, 阻當之弊, 所關似重, 不可不論也。 罷職則過重, 當遞其職, 以示後來。 餘皆不允。"


  • 【태백산사고본】 22책 44권 3장 B면【국편영인본】 16책 97면
  • 【분류】
    인사-임면(任免)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