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에 나아가다. 임금이 전일의 홍문관 상소의 내용에 관해 말하다
주강에 나아갔다. 임금이 이르기를,
"어제 홍문관의 상소를 보니 그 내용이 지당하였다. 근래 재변이 잇달아 겨울에도 우레와 지진이 있으니 매우 경악스러운 일이다. 재변은 까닭없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부른 이유가 있는 것이니, 군신 상하(君臣上下)가 공구 수성하여 천견에 답해야 한다. 또 소에 말한 바 경회루(慶會樓)를 푸른 기와로 이려 했다는 일은, 감히 사치(奢侈)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이 누(樓)는 사명(使命)014) 을 봉영(奉迎)하는 곳인데 유독 푸른 기와로 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수리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대신에게 물은 결과 공역(公役)이 매우 커서 하기 어렵다고 하기에 정지시켰다. 본궁(本宮)의 수리에 드는 재목을 관리를 보내어 벌취(伐取)하게 한 것은 진실로 잘못이었지만 이는 나의 뜻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그 뒤 대간이 논쟁하였으므로 해관(該官)을 추문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하매, 참찬관 이빈이 아뢰기를,
"신 등도 전하의 성품이 사치에 마음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있습니다만, 조짐이 없다 하여 경계를 드리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서경(書經)》 대우모(大禹謨)의 ‘일락(逸樂)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경계가 어찌 그 당시만을 위한 염려였겠습니까? 임금을 경계하는 도리에 있어 으레 이렇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이 말이 지당하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1책 41권 21장 B면【국편영인본】 16책 11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정론-정론(政論) / 과학-천기(天氣)
- [註 014]사명(使命) : 중국 사신.
○甲子/御晝講。 上曰: "昨見弘文館上疏, 疏辭至當。 近來, 災變疊出, 冬雷、地震, 可爲駭愕。 災不虛生, 必有所召, 君臣上下, 當恐懼修省, 以答天譴。 且疏中所言慶會樓欲蓋碧瓦, 非敢爲奢侈此樓, 乃奉迎使命之所, 而獨不蓋碧瓦, 故今因修理, 問于大臣, 則以爲 ‘功役重難。’ 故停之矣。 本宮修理材木, 遣官伐取, 固爲非也, 然此非予意也。 是以, 其後, 臺諫言之, 而至於推該官矣。" 參贊官李蘋曰: "臣等亦知殿下之性, 不留意於奢侈之事, 然不可謂無幾, 而不進戒也。 ‘罔淫于逸’ 之戒, 豈當時所可慮也? 戒君之道, 固當如是。" 上曰: "斯言至當。"
- 【태백산사고본】 21책 41권 21장 B면【국편영인본】 16책 11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정론-정론(政論) / 과학-천기(天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