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이 합사하여 현량과를 파방할 것을 아뢰었으나 윤허하지 않다
대간이 합사(合司)하여 현량과(賢良科)를 파방(罷榜)할 것을 아뢰었으나 윤허하지 않았다. 또 아뢰기를,
"안당은 어제 정사(政事)에 영중추(領中樞) 및 경연(經筵)에 제배(除拜)되었으니, 이는 정승 자리에서 갈렸을 뿐이고 맡은 일은 아직도 있는 것입니다. 파직하소서. 오늘 경연에서 대간·시종(侍從)이 ‘대신이 나라의 일을 하지 않는다.’ 하였는데, 정광필은 ‘저들에게 죄를 더 줄 것인가, 또 그 무리를 다스릴 것인가?’ 하였습니다. 이는 평온한 말이 아니라 남의 입을 다물게 하는 것이니, 대신으로서 할 말이겠습니까? 임금께서 정광필이 제 말이 잘못된 줄 알게 하셔야 합니다."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안당의 일은 삼공(三公)의 진퇴는 중한 것이므로 가벼이 갈 수 없으나 저들의 일을 양성(釀成)했다 하므로 정승을 면한 것이니 파직할 것은 없다. 정광필의 일은 어찌 말 꼬투리로 대신을 책망하겠는가?"
하였다. 또 아뢰기를,
"올 가을 별시(別試)는 공정하지 아니하여 문리를 이루지 못하는 자가 많이 있었고, 현량과는 이미 그르고 외람된 것인데다가 저렇듯 방자한 짓을 꺼리지 않았으니, 모두 파방하고 다시 공정하게 선비를 뽑으소서. 그러고서야 공도(公道)가 밝아질 것입니다. 그 시관(試官)을 추고하소서."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아침 경연에서 ‘한 사람의 글은 문리가 이어지지 않는데도 참방(參榜)하였다.’ 아뢰었는데 어찌 한 사람의 일 때문에 그 과방(科榜)을 혁파할 수 있겠는가? 시관은 추고하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9책 37권 53장 B면【국편영인본】 15책 597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인사-선발(選拔)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
○臺諫合司啓賢良科罷榜事, 不允。 又啓: "安瑭, 昨日政, 拜領中樞及經筵。 是只遞相位, 而所任則猶在也。 請罷之。 今日經筵, 臺諫、侍從, 謂大臣不爲國事, 而光弼乃曰: ‘加罪彼等乎, 又治徒黨乎?’ 此非穩平之語, 乃鉗人之口也。 豈大臣之所言乎? 自上須使光弼, 知其言之誤發也。" 上曰: "安瑭事, 三公進退爲重, 不可輕遞, 而謂釀成彼等之事, 故免相耳, 不須罷也。 光弼事, 豈以言端, 責大臣乎?" 又啓: "今秋別試不公, 多有不成文理者。 賢良科旣已誤濫, 又恣行不忌若是, 請竝罷榜, 復以公正取士, 然後公道昭明矣。 請推其試官。" 上曰: "朝經筵, 有啓一人之作, 文理不屬而得參。 豈可以一人之事, 罷其榜乎? 試官則可推。"
- 【태백산사고본】 19책 37권 53장 B면【국편영인본】 15책 597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인사-선발(選拔)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