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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36권, 중종 14년 9월 3일 갑오 1번째기사 1519년 명 정덕(正德) 14년

조강에서 오랑캐 땅을 요격하는 일을 의논하고, 재변을 염려하다

조강(朝講)에 나아갔다. 상이 이르기를,

"중국 사정이 지극히 소란스러운데 서쪽 지방이 또한 이러하여 상하가 모두 염려하고 있다. 어제 이장곤(李長坤)으로 절도사를 삼으려 했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장곤이 가게 된다면 변방 일을 의논할 만한 사람이 없으니 보내지 말아야 하겠다."

하매, 영사 안당이 아뢰기를,

"중국 일이 지극히 염려되는데, 어제 추천한 이안세는 절도사의 소임을 맡을 만한 사람입니다."

하고, 대사간 이성동(李成童)은 아뢰기를,

"이안세윤희평은 비등한 사람이고 의주 목사 권승(權勝)도 범상한 사람이 아니니, 지금 비등한 인물로 서로 체대(遞代)하게 한다면 일에는 도움이 없고 한갓 소란만 더하게 될까 싶습니다. 전일에 병조가 아뢴 요격(邀擊)하는 일도, 실은 이 지역이 상국(上國)509) 과 맞닿아 있고 또한 적들이 때없이 들락날락하는 곳이어서 지금 요격해서는 안 된다고 여깁니다. 또한 군사들이 건너가는 동안에 불행히 배가 뒤집힐 염려도 있으니 이는 진실로 고려해야 하며, 군사를 출동하여 중국 지경으로 가는 혐의스러운 흔적이 있게 되니 이런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하고, 지사 이장곤은 아뢰기를,

"이 지역은 곧 오랑캐 땅이고 중국 땅이 아닙니다."

하고, 성동이 아뢰기를,

"장곤의 말은 매우 잘못된 말입니다. 지금 군사를 이끌고 들어갔다가, 만일 뒷날에 현명한 천자가 임금으로 있어 군사 출동한 까닭을 묻게 된다면 어떻게 답변할 것입니까?"

하고, 안당이 아뢰기를,

"성동의 말이 옳습니다. 그러나 지금 오랑캐 땅을 중국 지경이라 하여 요격하지 않음은 매우 불가하니, 계획하는 일을 이렇게 오활(迂闊)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하고, 장곤이 아뢰기를,

"성동이 아뢴 말이 비록 옳기는 하나 거기는 곧 오랑캐 땅이지 중국 땅이 아닙니다. 또 윤희평은 비록 청렴 개결하고 근신스럽기는 하지만 임기 응변(臨機應變)하는 재주는 본래 부족하고, 권승은 사람됨이 또한 희평과 비등하니, 하는 수 없이 변장의 직을 해임해야 합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대신이 아뢴 말이 옳다."

하였다. 장령 박훈(朴薰)이 아뢰기를,

"벼와 곡식이 익지도 않았는데 이미 많은 서리가 내렸고, 이미 서리가 내렸는데도 꽃이 찬란하게 피어, 이는 또한 큰 재변이니 마땅히 공구(恐懼)하고 수성(修省)해야 합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재변이 금년에는 더욱 심하니 상하가 마땅히 두려워하고 염려해야 한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8책 36권 67장 B면【국편영인본】 15책 567면
  • 【분류】
    왕실-경연(經筵) / 외교-명(明) / 외교-야(野) / 인사-임면(任免) / 군사-군정(軍政) / 과학-천기(天氣) / 과학-생물(生物)

○甲午/御朝講。 上曰: "中原之事, 至爲擾亂, 而西方亦如此, 上下憂慮。 昨日欲以李長坤爲節度使, 更思之, 長坤若去, 則邊事無可議之人。 可勿遣也。" 領事安瑭曰: "中原之事, 至爲憂慮, 昨日所薦李安世, 可爲節度使之任者也。" 大司諫李成童曰: "李安世尹熙平, 相上下者也。 義州牧使權勝, 亦非庸常之人。 今以相等之人物, 互相遞代, 則恐無益於事, 而徒增騷擾而已。 前日兵曹所啓邀擊之事, 臣亦以爲此境, 乃連上國之地, 而且賊之出入無常, 今不可擊也。 且軍士渡涉之間, 幸有覆沒之患, 則此固預慮也。 動兵行上國之境, 亦有嫌疑之迹, 不可爲此擧也。" 知事李長坤曰: "此地乃地, 非上國之地也。" 成童曰: "長坤之言, 至爲誤矣。 今提兵而行之, 後日若明天子在上, 而問動兵之故, 則何以答之?" 安瑭曰: "成童之言, 是也。 然今以地, 爲上國之境, 而不爲之邀擊, 則甚不可。 計事不可如此迂闊。" 長坤曰: "成童所啓雖是, 然此乃地, 非上國之境也。 且尹熙平雖淸介廉謹, 而臨機應變之才, 則素不足也。 之爲人, 亦等於熙平, 不得已而解邊將之職也。" 上曰: "大臣所啓是也。" 掌令朴薰曰: "禾穀未熟, 而繁霜已降, 霜則已降, 而花則爛開, 此亦災之大者。 所當恐懼修省。" 上曰: "災變今年尤甚, 上下所當惕慮。"


  • 【태백산사고본】 18책 36권 67장 B면【국편영인본】 15책 567면
  • 【분류】
    왕실-경연(經筵) / 외교-명(明) / 외교-야(野) / 인사-임면(任免) / 군사-군정(軍政) / 과학-천기(天氣) / 과학-생물(生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