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지를 보내어 영상 정광필·좌상 신용개를 문병하다
승지를 보내어 영상 정광필·좌상 신용개를 문병하니, 용개는 아뢰기를,
"신이 어제부터 부종(浮腫) 증세에다 고창(鼓脹) 증세가 겹쳐 일어나 지탱하지 못하는데, 지금 특별히 근시(近侍)를 보내 문병하게 하시니 성상의 은혜가 지중하십니다. 소신이 평소에 털끝만큼도 도움이 되지 못하다가 이제는 이렇게 병이 들어 조금도 나을 기약이 없으니 신을 체직하기 바랍니다."
하고, 광필은 아뢰기를,
"지금 두 차례나 문병을 받아 성상의 은혜가 지중하시나 어떻게 보답할 길이 없고, 오직 조금 나아 대궐 앞에 가서 사은 숙배(謝恩肅拜)하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또한 지금 수해가 과다하여 집이 기울어지거나 매몰되어 죽는 사람이 있을까 염려되오니, 바라건대 한성부와 오부(五部)375) 로 하여금 널리 효유하여 대피(待避)하도록 함이 어떠하리까?"
하니, 상이 한성부와 오부로 하여금 단속하여 살피도록 하였다.
사신은 논한다. 상은 두 정승의 병을 듣자 깊이 우려하는 빛이 있었고, 광필은 병이 위독하였으나 오히려 민생을 염려하여 은근히 계달(啓達)하여, 옛 재상의 풍도가 있었다.
- 【태백산사고본】 18책 36권 39장 A면【국편영인본】 15책 553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보건(保健) / 인사-임면(任免) / 과학-천기(天氣) / 역사-사학(史學)
- [註 375]오부(五部) : 서울을 중부·동부·서부·남부·북부로 나눈 행정 구역. 소송(訴訟)·도로·방화·택지(宅地) 등에 관한 일을 맡아보았다.
○遣承旨, 往問領相鄭光弼、左相申用漑之病。 用漑則曰: "臣自昨日浮腫證, 鼓脹兼發, 不能支持。 今特遣近侍問疾, 聖恩至重。 小臣平日, 少無絲毫之補, 而病已至此, 差息無期, 請遞臣職。" 光弼則曰: "今再蒙問病, 聖恩至重, 無以報效。 唯冀小愈, 得拜恩闕下耳。 且今雨水過多, 慮有屋宇欹危, 壓死之人。 幸令漢城府五部廣諭, 使避出何如?" 上曰: "令漢城府五部檢察。"
【史臣曰: "上聞兩相之病, 深有憂慮之色。 光弼病危, 尙慮民生, 慇懃啓達, 有古宰相之風。"】
- 【태백산사고본】 18책 36권 39장 A면【국편영인본】 15책 553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보건(保健) / 인사-임면(任免) / 과학-천기(天氣) / 역사-사학(史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