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중종실록 24권, 중종 11년 2월 26일 정축 1번째기사 1516년 명 정덕(正德) 11년

김응기 등이 기신재·내수사 장리의 혁파를 건의하다

조강에 나아갔다. 시독관 신광한이 노(魯)나라가 예(禮)를 참람하게 하였다는 일을 인하여 아뢰기를,

"그 예(禮)를 참람하게 하면 명분 또한 바르지 못한 것인데 국가의 일을 보아도 또한 잘못된 일이 있으니, 모름지기 대신과 더불어 의논하여 정하는 것이 가합니다."

하고, 영사 김응기는 아뢰기를,

"국가에 크게 관계되는 일은 없는 것 같으나 소격서(昭格署)의 마니산(摩尼山) 제사 같은 것은 다 하늘에 제사지내는 것이니, 이는 심한 참례(僭禮)입니다."

하고, 헌납(獻納) 조한필(曹漢弼)은 아뢰기를,

"소격서의 일은 참례일 뿐이 아니라 이것은 좌도(左道)이므로 해서는 안 되며, 국가의 묘호(廟號)를 태종(太宗)·세종(世宗)이라 일컫는 것도 다 참례입니다. 참례에 관계되는 것이 있으면 다 고쳐야 합니다."

하였다. 조한필이 이어 이장생·기신재의 일 및 내수사 장리의 일을 아뢰고, 또 박상 등을 방면하여 줄 것을 계청(啓請)하였으며, 지평 윤지형도 이 일을 아뢰고 또 구수영의 일을 아뢰었으나 모두 윤허하지 않았다. 김응기가 아뢰기를,

"신이 전에 제사의 집사로서 일찍이 봉선전(奉先殿)에 가서 보니, 저녁마다 중들이 세조대왕정희 왕후의 혼을 부르는데, 높은 소리로 크게 외쳐 지극히 무례하였습니다. 기신재 때는 조종이 위판(位板)을 뜰 아래에 놓고 부처에게 절하는 예를 하였고, 또 소문(疏文)에는 ‘부처를 받드는 제자 조선 국왕……’이라고 일컬으니, 이 어찌 차마 쓰며 또 어찌 차마 듣겠습니까? 이미 선왕·선후의 능침이 있어서 기신(忌晨)에는 문소전(文昭殿)·연은전(延恩殿)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는데, 어찌 재(齋)를 베풀어 무례한 지경에 이르게 합니까? 기신재뿐이 아니라 봉선사의 혼 부르는 일은 더욱 들을 수 없습니다. 또 내수사는 각도에 본궁(本宮) 노비의 신공(身貢)을 받는 일을 맡고 있으므로 그 국(局)은 경솔히 개혁할 수 없겠으나, 장리를 거두고 흩어 줄 때에는 본궁의 서리가 사람을 많이 이끌고 마을을 횡행하니 그 폐해가 적지 않습니다. 국가의 용도를 어찌 내수사의 장리에 기대하겠습니까?"

하고, 좌우(左右)도 모두 힘써 간쟁(諫爭)하였으나 또한 윤허하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24권 18장 A면【국편영인본】 15책 148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왕실-경연(經筵) / 왕실-의식(儀式) / 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 / 사상-불교(佛敎) / 사상-도교(道敎) / 재정-상공(上供) / 금융-식리(殖利) / 신분-천인(賤人)

○丁丑/御朝講。 侍讀官申光漢僭禮之事曰: "僭其禮, 則名分亦不正。 以國家事見之, 亦有過擧事, 須與大臣議定, 可也。" 領事金應箕曰: "國家大關事, 則似無矣。 然如昭格署摩尼山之祭, 皆是祭天, 此甚僭禮。" 獻納曹漢弼曰: "昭格署非徒僭禮, 乃是左道, 所不可爲。 國家廟號, 稱太宗世宗云者, 皆是僭禮也。 如其涉於僭禮者, 皆可改也。" 漢弼仍啓李長生(忌晨齋)〔忌辰齋〕 事及內需司長利事, 又啓請放朴祥等。 持平尹止衡亦啓之以此, 又啓具壽永事, 皆不允。 應箕曰: "臣前以祭執事, 嘗往奉先殿而見之, 每夕, 諸僧呼世祖大王貞熹王后之魂, 高聲大唱, 至爲褻慢。 (忌晨齋)〔忌辰齋〕 時, 以祖宗位板, 置於庭下, 爲拜佛之禮, 且於疏文稱: ‘奉佛弟子朝鮮國王。’ 云, 此豈忍書, 而又豈忍聞乎? 旣有先王先后陵寢, (忌晨)〔忌辰〕 則於文昭殿延恩殿已祭之, 豈至於設齋而褻慢之乎? 非特(忌晨齋)〔忌辰齋〕 也, 如奉先寺唱魂事, 尤不可忍聞。 內需司, 各道有本宮奴婢身貢收納之事。 其局則似不可輕革, 如長利斂散之時, 本宮書題多率人, 橫行閭里, 其弊不小。 國家用度, 豈待內需司長利乎?" 左右皆力爭, 亦不允。


  • 【태백산사고본】 12책 24권 18장 A면【국편영인본】 15책 148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왕실-경연(經筵) / 왕실-의식(儀式) / 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 / 사상-불교(佛敎) / 사상-도교(道敎) / 재정-상공(上供) / 금융-식리(殖利) / 신분-천인(賤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