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막개와 추관을 포상하다
명하여 고자(告者) 정막개(鄭莫介)에게 절충 장군(折衝將軍)461) 상호군(上護軍)462) 을 제수하고, 가사(家舍) 1좌(坐)463) 와 노비 15구(口)464) 와 전지(田地) 15결(結)465) 을 주고, 당표리(唐表裏)466) 1습(襲)467) 외 안구마(鞍俱馬)468) 1필과 삽은대(鈒銀帶)469) 1요(腰)를 상의원(尙衣院)에서 만들어 주게 하였으며, 추관(推官)470) 좌의정 송일(宋軼)·우의정 정광필(鄭光弼)·영중추부사(領中樞府事) 김응기·좌찬성 이손(李蓀) 등에게는 각각 가사 2좌와 죄인의 노비 5구와 숙마(熟馬)471) 1필, 아다개(阿多介)472) 1좌를 내렸으며, 이사균(李思鈞)에게는 금대(金帶)473) 를 특사(特賜)하여 상의원에게 만들어 주게 하였으며, 문사 낭관(問事郞官)474) 사복시 정(司僕寺正) 윤희인(尹希仁)·선공감 정(繕工監正) 유운(柳雲) 등에게는 각각 1자급(資級)을 더해 주었으며, 대사헌(大司憲) 박열(朴說)·사간(司諫) 신상(申鏛)에게는 각각 아다개 1좌를 내렸으며, 승전색(承傳色)·사알(司謁)·내관(內官)·주서(注書)·사관(史官)·금부낭관(禁府郞官) 및 서리(書吏)·별감(別監)·사령(使令) 등에게도 모두 차등 있게 상을 주었다.
사신(史臣)은 논한다. 막개는 본디 의정부의 노(奴)였는데, 일찍이 박영문(朴永文)·신윤무(辛允武) 두 집의 구사(丘史)가 되어 매우 익히 드나들었다. 영문은 본디 성미가 사나왔으며, 조정을 원망한 지 오래더니, 16일의 사냥에 영문이 대장이 되게 되었는데, 윤무의 집에 가서 원망하는 말을 발설한 적이 있다. 막개가 곡절을 몰래 듣고, 대역죄를 꾸미려고 밤낮으로 꾀하던 중에, 밧줄에 묶여 수레에 앉아 형을 받을 즈음에 문득 준마(駿馬)를 타니 위의(威儀)가 매우 훌륭하던 꿈을 꾸고서 ‘나에게 상서로운 일이다.’고 여기고 드디어 결심해서 고하였다. 옥사(獄事)는 다른 증거 없이 오로지 막개의 고장(告狀)에 의하여 두 사람을 복문(覆問)하였는데, 영문은 연달아 두 차례를 받았고, 윤무는 본디 병약하여 대장(大杖)을 견디지 못하고 문득 ‘그렇다, 그렇다.’고 하였다. 대저 즉위 초에 녹공(錄功)이 너무 많아서, 사람마다 화를 만들기를 좋아하여 밀고하는 문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노영손(盧永孫)에게 잡힌 자는 음위(淫威)에 눌려서, 죽음을 면하려고 모두 사실이라고 무복(誣服)하였다. 이 뒤로 연달아 큰 옥사를 꾸민 것은 모두가 작은 말 꼬투리에서 나온 것인데, 반측(反側)475) 이 풍습이 되니, 거의 고칠 수 없게 되었다. 이제 영문이 권세를 잡지 못함을 불만하여, 조정을 바꾸어 놓아 제 뜻을 쾌하게 하려고 꾀하매, 윤무는 반드시 사리(事理)를 들어 일깨웠으나, 영문이 ‘형제처럼 함께 죽기를 각오하자’고 말하니, 윤무가 어물어물 대답하였다고 한다. 또, 막개가 고변(告變)한 뒤에는, 늦추고 속히 고하지 않았던 죄로 처벌하여야 하니, 이제 그 죄를 말감(末減)476) 하는 것으로도 족한데, 특별히 포장(褒奬)하고 공신호까지 주려고 하였으며, 영문의 재산을 모두 내려 주어, 관대(冠帶)·안마(鞍馬)가 도로에 휘황하니, 거리의 불량배가 떠들어대며 부러워하였다. 윤무가 처형당할 즈음에 집의(執義) 김협(金協)을 부르며 말하기를 ‘국가가 간인(奸人)의 말을 듣고 공신을 억울하게 죽이는데 그대는 어찌하여 간하지 않는가?’ 하였는데, 협이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노비(奴婢)를 시켜서 떠들게 하여 불안한 마음을 풀었다.
- 【태백산사고본】 10책 19권 26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690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인사(人事) / 사법(司法) / 변란(變亂) / 인물(人物) / 역사-편사(編史)
- [註 461]절충 장군(折衝將軍) : 서반(西班)의 정3품 상계(上階). 이 이상이 당상관이다.
- [註 462]
상호군(上護軍) : 정3품 하계(下階)에 해당하는 오위(五衛)의 관직. 오위의 직은 품계보다 낮은 직에 제수되는 것이 관례이다.- [註 463]
좌(坐) : 집·포(砲) 등 비교적 큰 덩어리의 물건이나 자리[席] 따위를 세는 단위.- [註 464]
15구(口) : 천인(賤人)을 세는 단위.- [註 465]
결(結) : 조세를 계산하기 위한 전지 면적 측량 단위. 양전척(量田尺)으로 1평방 척의 면적을 1파(把), 10파를 1속(束), 10속을 1부(負), 1백 부를 1결(結)이라 한다. 양전척의 길이는, 전지의 기름짐과 메마름에 따라서, 6등급으로 나뉘어 있는데, 1등척은 주척(周尺:약 22.5 센치미터)으로 4척 7촌 7푼 5리, 6등척은 9척 5촌 5푼이다.- [註 466]
당표리(唐表裏) : 옷의 안팎 한 벌을 만들 만한 중국산 옷감.- [註 467]
습(襲) : 옷·옷감·그릇 따위 짝을 이루거나 곁붙은 여러 가지를 갖추어 한 덩이로 세는 단위.- [註 468]
안구마(鞍俱馬) : 안장을 갖춘 말.- [註 469]
삽은대(鈒銀帶) : 조각(彫刻)한 은으로 장식한 띠, 정3품 벼슬아치가 조복(朝服)·제복(祭服)·상복(常服)에 갖추어 띤다.- [註 470]
추관(推官) : 추문(推問)을 맡은 임시 벼슬.- [註 471]
숙마(熟馬) : 길들인 말.- [註 472]
아다개(阿多介) : 담요.- [註 473]
금대(金帶) : 금으로 장식한 띠. 2품 벼슬아치가 조복·제복·상복·공복(公服)에 갖추어 띤다. 조복·제복·상복에는, 정2품은 삽금대(鈒金帶), 종2품은 소금대(素金帶:조각이 없다)를 띠고, 공복(公服)에는 여지금대(荔枝金帶:금색에 진홍 점을 찍어 여지 껍질이 노랗고 열매는 붉은 것과 같이 한 것으로 장식한다)를 띤다.- [註 474]
문사 낭관(問事郞官) : 죄안을 문초할 때에 기록과 낭독을 맡은 낭관. 낭관은 각 관사(官司)의 당하관(堂下官)의 총칭. 문사랑청(問事郞廳).- [註 475]
반측(反側) : 마음이 안정 되지 않은 것.- [註 476]
말감(末減) : 그 죄에 해당하는 가장 가벼운 형벌에 처하는 것.○己未/命賜告者鄭莫介, 折衝將軍上護軍, 家舍一坐, 奴婢十五口, 田地十五結, 唐表裏一襲, 鞍俱馬一匹, 鈒銀帶一腰, 令尙衣院造給。 賜推官左議政宋軼、右議政鄭光弼、領中樞府事金應箕、左贊成李蓀等, 各家舍二坐, 罪人奴婢五口, 熟馬一匹, 阿多叱介一坐, 特賜思鈞金帶, 令尙衣院造給。 問事郞官司僕寺正尹希仁、繕工監正柳雲等, 各加一資, 大司憲朴說、司諫申鏛, 各賜阿多介一坐, 承傳色、司謁內官、注書、史官、禁府郞官及書吏、別監、使令等, 幷論賞有差。
【史臣曰: "莫介, 本議政府奴, 曾爲朴、辛兩家丘史, 出入甚熟。 永文素凶悍, 怨朝廷已久。 十六日打圍, 永文爲大將, 嘗抵允武家, 發怨言, 莫介潛聽曲折, 構成大逆。 日夜謀度, 嘗夢縛置車上, 臨刑, 便騎駿馬, 儀威甚盛。 曰: ‘是吾祥。’ 遂決意告之。 獄事無他左驗, 專以莫介告狀, 覆問二人。 永文連受二次, 允武本病羸, 不忍大杖, 輒云然矣然矣。 大抵卽位之初, 錄功太廣, 人人樂禍, 告密之門始興。 盧永孫被逮者, 壓以淫威, 苟求賒死, 俱誣是實。 自後連構大獄, 皆出語言微, 故反側成風, 殆不可救。 今永文怏怏不得柄用, 謀變置朝廷, 以快己志。 允武必擧事理, 以譬曉之, 永文有同堂決死之語, 允武俱依違對之云。 且莫介告變後, 應坐遷延顧擧之罪。 今末減其罪足矣, 特加褒奬, 至於欲賜功臣之號, 盡以永文財産賜之。 冠帶鞍馬, 輝暎道路, 閭閻惡少, 嘖嘖歆嘆。 允武臨刑, 呼執義金協曰: ‘國家聽用奸人之言, 枉殺功臣, 君何不極力諫之?’ 協終夜不寐, 令奴婢喧噪以解怪。"】
- 【태백산사고본】 10책 19권 26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690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인사(人事) / 사법(司法) / 변란(變亂) / 인물(人物) / 역사-편사(編史)
- [註 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