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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 18권, 중종 8년 8월 20일 을묘 4번째기사 1513년 명 정덕(正德) 8년

좌참찬 홍경주가 체직을 청하다

좌참찬 홍경주(洪景舟)가 아뢰기를,

"찬성 이손(李蓀)은 자급(資級)이 숭정(崇政)이고 신은 숭록(崇祿)입니다. 신은 숭록의 품계를 제수 받으면서부터는 이손과 공석에 함께 모이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경연(經筵) 때문에 어전에 입시하여 신이 부득이 이손의 웃자리에 있습니다. 의정부 다른 곳에 비하지 못할 큰 아문(衙門)이어서, 각각 동벽(東壁)·서벽(西壁)의 직위가 있는데, 《대전(大典)》에 이르기를 ‘본 아문에서는 실직(實職)에 따르고 관사(官司) 밖에서는 산관(散官)에 따른다.’ 하였습니다. 정부는 큰 곳이고 당상(堂上)도 많지 않은데, 서벽의 지위가 동벽의 직위 위에 앉게 되는 것은 사체에 온편치 못합니다. 신이 정부에 들어온 지 이미 오래인데, 여러 번 사직을 청하였으나 아직 윤허를 받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좌·우 참찬의 사이에도 선·후진(先後進)를 따지지 않을 수 없는데, 이손은 노성한 사람이요 신은 외람되이 성상의 은혜를 입어 차서에 의하지 않고 승직하여 도리어 찬성보다 위에 있게 되니, 사체가 온당치 못합니다. 신의 직을 갈으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경이 아뢴 ‘선·후진을 따진다.’는 말은 당연하다. 다만 조정에서는 벼슬을 가장 존중하고, 정부에서는 동·서벽의 지위가 각각 다르니, 사직하지 말라."

하매, 경주가 세 번 사직하니, 윤허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책 18권 54장 B면【국편영인본】 14책 672면
  • 【분류】
    인사-임면(任免)

○左參贊洪景舟啓曰: "贊成李蓀, 資級崇政, 臣則崇祿。 臣自授崇祿階, 不與李蓀同會於公處矣, 今日因經筵, 入侍上前, 臣不得已居李蓀之上。 議政府非他處之比, 乃大衙門也, 各有東壁西壁之位焉。 《大典》云: ‘本衙門則從實職司, 外坐則從散官。’ 云。 政府大處, 而其堂上亦不多, 西壁之位, 坐於東壁位之上, 事體非便。 臣入政府已久, 屢請辭職, 而未得蒙允矣。 況左右參贊之間, 亦不可不計先後進, 而李蓀老成之人, 臣濫蒙天恩, 不次陞秩, 反居贊成之右, 事體未穩。 請遞臣職。" 傳曰: "卿所啓計先後進之言當矣。 但朝廷則莫如爵, 政府則東西壁之位各異矣。 勿辭。" 景舟三辭, 依允。


  • 【태백산사고본】 9책 18권 54장 B면【국편영인본】 14책 672면
  • 【분류】
    인사-임면(任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