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 영의정 김수동의 문병을 관원으로 보내기를 청하다
정원이 아뢰기를,
"듣건대, 영의정 김수동(金壽童)의 병이 중하여, 내의(內醫) 오한명(吳漢明)이 가서 병을 간호하기는 하지만, 의술(醫術)이 거치니 의술이 정밀한 사람을 가려서 가보도록 함이 어떠하겠습니까? 또 대신에게 병이 있으면 관원을 보내 문병함은 곧 대신을 중하게 여기는 뜻인데, 하물며 김수동은 수상(首相)으로서 병이 났는데이겠습니까. 관원을 보내어 문병하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내의 한 사람을 가려서 병을 보살피게 하고, 또 좌승지 이희맹(李希孟)을 보내어 문병하라."
하였다. 희맹이 돌아 와 아뢰기를,
"김수동이 신이 왔다는 말을 듣자, 평소에 누웠던 곳을 피하여 신을 북벽(北壁)에 앉히려 했는데, 신은 힘들여 움직이면 기맥이 순조롭지 못하여 천식(喘息)이 더욱 일어날까 해서 옮겨 앉지 못하게 했더니, 김수동이 곧 간호하는 사람을 시켜 관대(冠帶)를 갖추어 곁에 놓도록 하고서 말하기를, ‘신이 본래 병이 많은 사람으로 국가의 중임에 제수되어 해임(解任)을 바랐으나 윤허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병을 참고 시조(侍朝)했었고, 요사이는 찬 것을 과하게 먹어서 기맥이 순조롭지 못하기에 또한 해직을 바랐으나 마침내 윤허하지 않으셨습니다. 신은 복이 지나쳐 재앙이 되어 병이 이토록 극도에 이르게 되자, 뜻을 천감(天鑑)108) 에 진달(陳達)하지 못하고 죽을 듯하더니 뜻밖에도 의원을 보내고 약을 내리시며, 또한 내신(內臣)109) 을 명하여 문병까지 하시니, 천은(天恩)이 망극하여 사례하려 해도 할 길이 없습니다. 다만 신의 병을 보건대, 소생할 이치는 만무하고 요행히 다시 살아난다 하더라도 시조(侍朝)하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중임을 해면하여 주신다면 하루만이라도 마음을 놓고 병을 조리하겠습니다.’ 이런 뜻으로 잘 아뢰어 달라고 하였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알았다. 의관(醫官) 첨지(僉知) 박효산(朴孝山)을 보내어 병을 간호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8책 15권 27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563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보건(保健)
○政院啓曰: "聞領議政金壽童病重。 內醫吳漢明, 雖往看病, 麤於醫術, 擇精術者往視何如? 且大臣有病, 則遣官問疾, 乃重大臣之意也。 況壽童以首相而病, 請遣官問疾。" 傳曰: "擇內醫一人看病, 且遣左承旨李希孟問病。" 希孟還啓曰: "壽童聞臣到, 意欲避常臥處, 使臣坐北壁。 臣恐勞動, 則氣脈不順, 喘證尤發, 故止其移避。 壽童乃令侍病人, 具冠帶, 置於側, 乃曰: ‘臣本以多病, 授國重任, 求解不許, 故力疾侍朝。 近者過食冷物, 氣脈失調, 又求解職, 終不允許。 臣福過災生, 病至此極。 恐不能達意於天鑑而死, 不意遣醫賜藥, 又命內臣來問, 天恩罔極, 欲謝無地。 但觀臣之病, 萬無生理, 雖幸復生, 侍朝亦難, 俾解重任, 則雖一日弛心保病, 以此善啓。’ 云," 傳曰: "知道。 遣醫官僉知朴孝山看病。"
- 【태백산사고본】 8책 15권 27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563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보건(保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