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이 제주 목사 장임의 민 침탈·장오의 죄로 체임을 청하다
대간이 아뢰기를,
"제주 목사 장임(張琳)이 부임한 지 얼마 안 되어 진상(進上)을 빙자하여 민간의 좋은 말을 다 빼앗았으며, 농사철을 당하여 도로를 수리한다는 핑계로 민간을 침노하여 부역시켰으며, 또 우물가에 백성이 치전(治田)하는 자가 있었는데, 우물 가까이 밭을 만들 수 없다 하고 곡식을 다 베어버렸습니다. 그러나 밭주인이 아깝게 여겨 말을 몰고 와서 먹이니, 임(琳)이 성내어 말하기를 ‘우물가에 어찌 감히 말똥을 누게 하느냐.’ 하고는 그 말을 다 관에 몰수하였으며, 칭탁해 말하기를 ‘왜변이 있을 것이니 마땅히 싸움터를 닦아 놓아야 한다.’ 하고는 전묘(田畝)의 곡식을 다 베어서 짓밟아 버리게 하니, 이로 말미암아 주민들이 실농(失農)하여 먹고 살 수가 없어서 내지(內地)로 유이(流移)한다고 합니다. 또 들으니, 윤씨 성을 가진 사람으로 임(琳)의 첩의 조부라고 일컫는 자가 말을 한 배 싣고 나오다가 풍파에 복선되었는데 그 사람이 지금 나주(羅州)에 있으며, 동시(同時)에 나온 사람은 부(府)에서 이미 잡아다가 추문하여 복죄하였으나, 다만 이 일은 장오(贓汚)에 관계되는 것이라 합니다. 바다 밖 땅의 풍속은 불화(不和)가 생기기 쉬우니, 만약 무휼하고 방어하는 일에 마땅한 바를 잃어서 인심이 이반(離叛)하면 이것은 버리는 것입니다. 임의 벼슬을 파면하고 전라도 관찰사로 하여금 서울에 나송(拿送)하게 하여 그 범한 바를 추궁하게 하소서.
홍문록(弘文錄)344) 은 국가의 중대한 인선(人選)으로서 즉 옛날의 집현전(集賢殿)입니다. 그 선정은, 본관에서 마련하여 선택해 뽑아서 이조에 옮기면, 이조가 마감하여 정부에 보고하고 정부에서 마감하여 비로소 입선(入選)을 허락하는 것이니, 어찌 중대하지 않겠습니까. 또 이조로 하여금 천단(擅斷)하여 의망(擬望)하지 못하게 하고, 반드시 기록되기를 기다리는 것은 그 그릇을 중하게 여기기 때문인데, 지금 선정하는 홍문록은 매우 용잡(冗雜)합니다. 갑자년의 사운 별시(四韻別試)에 급제한 자를 현직(顯職)에 서임(敍任)할 수 없는 것은 이미 법령에 드러난 것인데, 또한 이에 참여한 자가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그 나머지 용렬하여 물망(物望)이 없는 자가 함부로 녹중(錄中)에 참여되어 매우 외람되니, 이 홍문록을 쓰지 말고 다시 마련하게 하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장임의 일은 장오에 관계된다. 그러나 바다 밖의 중임(重任)을 맡기고, 이 사람들의 초사(招辭)를 믿고서 갑자기 파직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그 일의 관련자[事干人]로서 나주에 있는 자를 추문하여 실정을 알아낸 뒤에 파직하여도 늦지 않을 것이다. 홍문록의 일은 윤허하지 않는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책 12권 47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476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인사-선발(選拔)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
- [註 344]홍문록(弘文錄) : 홍문관의 교리·수찬을 선임하기 위한 기록. 교리·수찬의 선거는 7품 이하의 홍문 관원이 방목(榜目)을 만들어 후보자를 기록하고, 현임 홍문관 부제학 이하 응교·교리·수찬 등이 권점(圈點)하는데, 이 기록을 홍문록 또는 본관록(本館錄)이라 한다. 홍문록을 기초로 하여 다시 의정(議政)·참찬(參贊)·대제학(大提學)·이조(吏曹)의 판서(判書)·참판(參判)·참의(參議) 등이 모여서 권점을 하는데, 이를 도당록(都堂錄)이라 하고, 이 권점을 계문하면 차점 이상의 득점자를 교리(校理)·수찬(修撰)에 임명한다.
○臺諫啓曰: "濟州牧使張琳, 赴任未幾, 依憑進上, 奪盡民間良馬, 當農月, 托以修治道路, 侵役民間。 且井邊民有治田者, 以爲不可近井作田, 盡艾禾穀, 田主惜之, 以馬來牧, 琳怒曰: ‘井邊何敢遺馬矢。’ 盡沒其馬于官。 托云有倭變, 當修戰場, 田畝禾穀, 盡令芟除蹂躪。 由是州民失農, 不能資食, 流移內地。 又聞尹姓, 稱爲琳妾祖父, 載馬一船出來, 爲風濤所覆, 而其人今在羅州, 同時出來之人, 府已捉來, 推問取服。 但此事關贓汚。 海外之地, 俗易生梗。 若撫禦失宜, 人心離叛, 是棄之也。 請罷琳職, 令全羅道觀察使, 拿送于京, 推其所犯。 弘文錄, 國家重選, 卽古之集賢殿也。 其選之也, 本館磨鍊抄擇, 移于吏曹, 吏曹磨勘報政府, 政府磨勘, 始許入選, 不其重乎? 且令吏曹, 不得擅擬, 而必待見錄者, 重其器也。 今所選弘文錄甚冗雜, 甲子四韻別試及第, 不得敍于顯職, 已著令甲, 而亦有與是者。 不但此也, 其餘庸下無物望者, 濫與錄中, 甚爲猥濫。 請勿用此錄, 更令磨鍊。" 傳曰: "張琳事干贓汚。 然付以海外重任, 不可取信此人等招辭, 遽罷其職, 其事干人在羅州者, 推問得實, 然後罷職, 猶未晩也。 弘文錄事, 不允。
- 【태백산사고본】 6책 12권 47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476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인사-선발(選拔)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