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위를 내수사 종을 염려한 말로서 체임시키다
간원이 아뢰기를,
"집의(執義) 이위(李偉)가 대간의 위풍을 훼손하였으니, 갈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무슨 일로 대간의 위풍을 더럽혔는가?"
하매, 회계(回啓)하기를,
"내수사의 종이, 유생이 불경을 탈취한 것을 도둑질이라 무고하였는데, 추문하여 그것이 무고인 것을 알고 그 종을 가두었습니다. 그런데 위(偉)가 말하기를, ‘내간(內間)에서, 이 종이 죽을까 염려한다.’ 하였습니다. 이 말은 매우 놀랄 만한 것으로 크게 대간의 위풍을 훼손한 것입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이 말을 사처에서 하였느냐? 대청(臺廳)에서 하였느냐? 만일 대청에서 하였으면 대관(臺官)이 대답한 말이 없었느냐?"
하매, 회계하기를,
"사처에서 하였어도 불가한데, 위가 공공연히 대청 중에서 말하였으니 더욱 놀랍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정언(正言)은 여기 머물러 있으라."
하고, 이어 헌부를 불러 묻기를,
"정언이 아뢴 것은 경한 일이 아니다. 위가 이 말을 할 때에 경들이 함께 들었는가?"
하매, 대사헌 이계맹(李繼孟) 등이 아뢰기를,
"날짜는 기억하지 못합니다마는, 신들이 사진(仕進)128) 하였을 때에 위가 서후(徐厚)를 불러 말하기를, ‘판결사(判決事) 이맥(李陌)을 보았는가?’ 하니, 후가 ‘어제 보았다.’ 하고, 위가 ‘무슨 말이 있었는가?’ 하니, 후가 ‘맥의 말이 내수사 종이 유생들 때문에 갇혀 있으므로 내간에서 걱정한다더라.’ 하니, 위는 대답하기를, ‘내간에서 과연 걱정하더라……’ 하였는데, 신들은 무심히 들었습니다. 또 위에게 물으니 대답하기를, ‘내가 판결사 이맥을 만났는데 맥이, 「내수사 종이 갇혔으니 이것은 실로 중 일정(一精)의 짓이다.」 하니 일정이 도망갔는데, 일정이 나타나기까지 이 종을 가두어 둔다. 원통한 일이니 놓아 줄 수 없는가?’ 하기에, 신이 이 말을 듣고 후(厚)에게 묻기를 ‘이맥의 말을 들었는가?’ 하니, 후가 ‘들었다.’ 하였습니다. 이 때 신이 말하기를, ‘내수사 종을 가둔 것은 애매한데, 내간에서 걱정하지 않겠느냐?’ 하였는데, 신은 그것이 내수사 종이므로 억측하여 말한 것일 뿐입니다."
하였다. 대사헌 등에게 전교하기를,
"간원이 와서 아뢰기를, ‘이위가, 내간에서 내수사 종이 죽을까 염려한다.’고 하였는데 이 말은 경한 것이 아니다. 법사(法司)가 가둔 것을 내간에서 어찌 알 수 있는가? 설사 안다 하더라도, 법사가 하는 일을 내간에서 어찌 이렇게 말할 수 있는가? 이것을 경 등에게 질문하였는데, 경 등이 말하기를, ‘이위가 서후에게 대답하는 말에, 내간에서 과연 우려할 것이라 하였다.’ 하고, 위의 말도 내수사 종이므로 이런 말을 하였다는 것이다. 대저 우려한다는 말은, 간원에서 아뢴 ‘이 종이 죽을 것을 염려한다.’는 말과는 크게 틀리는 것이다. 경들의 생각에는 어떤가?"
하매, 대사헌 등이 회계하기를,
"서후가, 이 종이 형장을 맞고 상할까 염려된다고 하였는데, 신 등이 미처 아뢰지 못하였습니다."
하고, 이어 아뢰기를,
"이위·서후가 서로 내간 일을 말하였는데, 신들이 이것을 심상히 듣고 곧 규찰(糾察)하지 아니하였으니, 맡은 임무를 크게 실수하였습니다. 신들의 관직을 갈아 주소서."
하고, 후가 또 아뢰기를,
"신이 이위와 함께 내간 일을 말하였으니 죄가 같습니다. 신의 관직을 갈아 주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그렇다면 형장을 맞고 상할 것을 염려하였다는 말은, 간원이 아뢴 바와 같다. 다만 이위를 체임(遞任)하고, 대사헌 이하 및 서후는 사직하지 말고 취직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책 10권 45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410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사법-치안(治安) / 재정-상공(上供) / 신분-천인(賤人)
- [註 128]사진(仕進) : 출근.
○諫院啓曰: "執義李偉, 汚毁臺風, 不可不遞。" 上曰: "以何事而汚臺風耶?" 回啓曰: "內需司奴, 以儒生奪取佛經, 爲盜賊而誣告, 推問而知其誣罔, 囚其司奴, 偉曰: ‘內間疑慮此奴之死。’ 此言可爲驚駭。 汚毁臺風莫甚。" 傳曰: "此言發於私處耶? 發於臺廳乎? 若發於臺廳, 則臺官無答辭乎?" 回啓曰: "發於私處, 猶不可, 今偉公然發於臺中, 尤爲可愕。" 傳曰: "正言其留此。" 仍命招憲府問曰: "正言所啓非輕。 李偉發此言時, 卿等同聽乎?" 大司憲李繼孟等啓曰: "日則不記, 臣等仕進時, 偉呼徐厚曰: ‘見判決事李陌乎?’ 厚曰: ‘昨日見之矣。’ 偉曰: ‘何言乎?’ 厚曰: ‘陌言內需司奴, 以儒生之故, 見囚, 內間憂慮。’ 云, 偉答曰: ‘內間果有憂慮。’ 云云。 臣等不經意而聽之。 又問於偉, 答曰: ‘我見判決事李陌, 陌云: 「內需司奴被囚。 此實僧一精所爲, 而一精在逃, 若限一精出現, 囚此奴, 則可爲冤悶, 不可放之乎?」’ 臣聞此言, 問於厚曰: ‘聞李陌之言乎?’ 厚曰: ‘聞矣。’ 臣曰: ‘內需司奴囚禁瞹昧, 無乃內間憂慮乎?’ 臣以內需司奴, 故臆意言之耳。" 傳于大司憲等曰: "諫院來啓曰: ‘李偉言內間慮司奴之死’ 云, 此言非輕。 法司所囚, 內間安得而知之? 設使知之, 法司所爲, 內間安得如此言之乎? 以此質問于卿等, 卿等云: ‘李偉答徐厚曰: 「內間果爲憂慮」’ 云。 偉意以爲, 內需司奴, 故有此言也。 夫憂慮之言, 與諫院所啓 ‘內間以爲恐死此奴’ 之言, 大相抵牾, 於卿等之意何如?" 大司憲等回啓曰: "徐厚言, ‘此奴受杖恐傷’ 云, 臣等未及啓耳。" 仍啓曰: "李偉、徐厚相言內間事, 臣等尋常聽之, 不卽糾察, 大失職任。 請遞臣等職。" 厚又啓曰: "臣與李偉, 言內間事罪同, 請遞臣職。" 傳曰: "然則 ‘受杖恐傷’ 之語, 與諫院啓同。 只遞李偉, 大司憲以下及徐厚, 勿辭就職。"
- 【태백산사고본】 5책 10권 45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410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사법-치안(治安) / 재정-상공(上供) / 신분-천인(賤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