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령 신복의·정언 홍언필이 기신재 등과 ‘부하망상’이라는 하교에 대해 아뢰다
장령 신복의(辛服義)와 정언 홍언필(洪彦弼)이, 기신재(忌晨齋) 등 여섯 가지 일로 와서 아뢰고, 또 아뢰기를,
"서지가 부하망상(附下罔上)하였다고 하교하시니, 서지가 비록 무사(無似)747) 할지라도 어찌 부하망상을 하겠습니까? 망상의 죄는 막대합니다. 서지는 생각하는 바가 있으면 반드시 아룁니다. 이는 한갓 언로(言路)에 크게 방해될 뿐만 아니라, 대간을 처우하는 사체에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전교하기를,
"전자에 무승(務勝)748) 이라고 한 말을 대간들이 과하다고들 하였는데, 대저 말이란 것은 사단(事端)으로 인하여 발하는 것도 있고, 또 그 정을 헤아려 발하는 것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서지가 박수문을 애매하다고 생각한다면, 당초에 논계해야지 정죄(定罪)한 후에야 논계하니, 본부(本府)에서도 또한 허물없는 사람에게 죄를 주는 것이 옳은가? 서지가 성상소(城上所)749) 에서 말한 뜻은 어떠한가?"
하니, 회계(回啓)하기를,
"신(臣) 복의(服義)는 새로 제수되었고, 신 언필(彦弼)은 본원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 일의 시말(始末)은 알지 못하나, 다만 하교에, ‘부하망상’이라 하시기에 언로(言路)에 방해될까 두려워하여 특히 이 때문에 와서 아뢰는 것입니다."
하였다. 서지가 아뢰기를,
"비록 신을 처벌하지 않더라도 신을 망상(罔上)의 죄로 의심하시니, 어찌 직무에 나갈 수 있겠습니까? 피혐하기를 바랍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책 7권 19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289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국왕(國王) / 정론-간쟁(諫諍) / 인사-관리(管理) / 사법-재판(裁判) / 사상-유학(儒學)
- [註 747]무사(無似) : 변변치 못함.
- [註 748]
무승(務勝) : 이기기를 힘씀.- [註 749]
성상소(城上所) : 사헌부의 관원이 대궐문에 드나드는 벼슬아치를 살피던 곳, 또는 그 직임. 위치는 경복궁 문 오른편 곡장(曲墻)에 있었고, 대사헌이 대청(臺廳)에 나아가 하대(下臺), 즉 지평·장령 중 한 사람을 시켜서 그곳에 앉아서 규찰토록 했다.○掌令辛服義、正言洪彦弼, 以(忌晨齋)〔忌辰齋〕 等六事啓, 且曰: "敎以徐祉爲附下罔上, 徐祉雖無似, 豈附下罔上耶? 罔上之罪莫大。 徐祉有懷必達耳。 此非徒大妨於言路, 其於遇臺諫之體何如?" 傳曰: "前者務勝之說, 臺諫多以爲過也。 大抵言語, 有因事端而發者, 亦有計其情而發者。 今徐祉以守紋爲瞹昧, 則當初論啓可也, 而乃於定罪後論啓。 是本府亦罪其無辜可乎? 徐祉之言, 於城上所意何如?" 回啓曰: "臣服義新除授, 臣彦弼非本院事也, 不知其事之始末。 但敎曰: ‘附下罔上。’ 恐妨言路, 特爲此來啓耳。" 徐祉曰: "雖不罪臣, 疑臣罔上, 安得就職? 乞避嫌。"
- 【태백산사고본】 4책 7권 19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289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국왕(國王) / 정론-간쟁(諫諍) / 인사-관리(管理) / 사법-재판(裁判) / 사상-유학(儒學)
- [註 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