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종실록 6권, 중종 3년 7월 17일 계축 2번째기사
1508년 명 정덕(正德) 3년
김세필이 원종의 가자를 도로 제수하는 일에 관해 아뢰다
사인(舍人) 김세필(金世弼)이 영의정 유순(柳洵)·우의정 유순정(柳順汀)의 뜻으로 아뢰기를,
"이제 듣건대, 개정한 원종의 가자를 도로 제수하신다 하니, 정사의 체모에 온당치 못합니다. 또 듣건대, 하늘의 재변이 있으므로 도로 제수하신다 하나, 신 등의 뜻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하늘의 재변이 나타난 것은 이 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며, 지나친 가자의 개정은 바로 선정(善政)이거늘, 어찌 이 때문에 하늘의 재변이 있겠습니까? 모든 일이 이치에 마땅하고서야 인심이 복종하고 재변의 기운이 사라지거늘, 이 명이 일단 나오자 중외(中外)가 놀라와 하니, 성덕(聖德)에 누가 될까 염려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근일 대간이 별의 재변이 있으면 하늘의 경계를 삼가야 한다고 하였거니와, 나는 원억(冤抑)이 있거나 지체된 옥송(獄訟)의 소치라고 생각하므로, 도로 제수하도록 명하였다. 정승이 몸소 오지 않았으므로, 우선 그 대개를 말한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35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265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인사-관리(管理) / 과학-천기(天氣)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