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감 이진이 해동청 진헌과 객관 내 공작청 설치에 관해 말하다
태감(太監) 이진(李珍)이 사람을 시켜 말하기를,
"해동청(海東靑)038) 과 압호(鴨虎)039) 를 미리 먼저 많이 길러 잘 길들이되, 토끼를 잡거나, 날짐승을 잡는 재주에 따라 날려 보내는 시험을 하면서 기다려야 할 것이다. 만약 미리 길들여 재주를 시험해 보지 않고 있다가 진헌(進獻)한 후에 혹은 날아가 버리거나 혹은 날짐승과 토끼를 잡지 못한다면 황제께서 반드시 기뻐하시지 않을 것이니, 이 뜻을 미리 알아야 할 것이다."
하고, 또 말하기를,
"이전에 본국040) 에 이르러 객관(客館)에 머물 때에 궁인(弓人)의 공작처(工作處)를 혹은 남대문(南大門) 위에 있게 하여 친히 감시(監視)하지 못하게 하고, 혹은 초가(草家)를 지어서 화재가 있을까 염려되게 하기도 하니, 지금은 마땅히 객관 안에서 공작청(工作廳)을 만들고 기와를 덮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또 활은 마땅히 많이 만들어 가지고 돌아가야 하는데, 활고자[弓弰]와 활촉[弓槊]을 미리 먼저 많이 준비하여 깎아 바르게 하고, 공장(工匠)의 제조를 시일을 늦추지 말게 하라."
하였다. 또 말하기를,
"여러 날 객관(客館)에 머물게 되므로 소일(消日)을 할 수가 없으니, 객관 뒤 민가의 원중(園中)에 활쏘는 과녁의 장소를 설치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것은 내가 일찍이 친히 보아 두었던 곳이니, 잠깐 동안 활쏘는 장소를 설치했다가 내가 돌아가거든 즉시 그전대로 두게 하는 것이 무방할 것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5권 4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218면
- 【분류】외교-명(明)
- [註 038]
○太監李珍使人言曰: "海靑鴨虎, 預先多數坐養調熟, 或捉兔或捉禽, 隨才放試以待。 若不預先調馴試才而進獻, 後或颺去, 或不能捉禽兔, 則皇帝必不喜懽, 此意預知云。" 又曰: "前此, 到本國留館時, 弓人工作處, 或於南大門上, 使不得親監, 或造草家, 慮有火災。 今宜館裏作廳蓋瓦云。 又弓子當多造賫還, 弓弰弓槊, 預先多備削正, 勿令工造稽緩云。" 又曰: "多日留館, 無以遣懷, 館後人家園中, 開射的之所爲可。 此吾曾所親見之地, 暫設射所, 還卽仍舊, 無妨云。"
- 【태백산사고본】 3책 5권 4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218면
- 【분류】외교-명(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