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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1권, 중종 1년 12월 15일 기미 1번째기사 1506년 명 정덕(正德) 1년

사정전에서 생원 이심에게 강을 받다

상이 사정전(思政殿)에 나아가 생원 이심(李深)에게 강(講)받으니, 대사성 이점(李坫)이 경서를 가지고 문난(問難)하였다.

영의정 유순이 아뢰기를,

"학교는 국가의 원기이니, 인재가 모두 이로 말미암아 나오고 인륜이 또한 이로 말미암아 밝아지는데, 근래에는 학교가 퇴폐하여 인재가 나오지 않습니다. 듣건대 관사(館舍)가 무너져 유생이 성균관에 거처할 수 없다 합니다. 지금은 날씨가 추워서 보수(補修)하기가 어려우니, 날씨가 따뜻해지기를 기다려 수리하여 수업하게 하소서."

하니, 상이 이르기를,

"역사를 감독하여 보수하는 것이 옳다."

하였다.

좌승지 홍숙(洪淑)이 아뢰기를,

"지금 이심이 강한 것은 곧 선왕(宣王)301) 이 나라를 중흥한 일입니다. 여왕(厲王)이 무도하자 나라 사람이 내쳐 체(彘)302) 에 유배하였습니다. 선왕은 이를 계승하여 오는 이를 위로하여 안집(安集)시켜서 주나라의 도를 다시 일으켰습니다. 《시경(詩經)》홍안(鴻雁)303) ·운한(雲漢)304) 편은 내정을 닦은 일이고 거공(車攻)305) ·길일(吉日)306) 편은 외적을 물리친 일입니다. 지금 이때는 바로 선왕이 여왕의 뒤를 계승한 것과 같으니, 옛일로써 거울을 삼는 것이 이보다 간절함이 없습니다."

하였다. 이어 시강원(侍講員)에게 공궤하고, 날이 기울어서 파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70장 B면【국편영인본】 14책 105면
  • 【분류】
    왕실-경연(經筵) / 역사-고사(故事) / 왕실-사급(賜給)

  • [註 301]
    선왕(宣王) : 주나라를 중흥한 왕.
  • [註 302]
    체(彘) : 지명. 산서성(山西省) 곽현(霍縣) 동북.
  • [註 303]
    홍안(鴻雁) : 《시경》 소아(小雅) 홍안지습(鴻雁之什) 편명. 주 선왕(周宣王)이 흩어진 백성을 모아 잘 살게 한 사실을 기술한 것으로써, 선왕의 덕을 칭송한 시임.
  • [註 304]
    운한(雲漢) : 《시경》 대아(大雅) 탕지습(蕩之什) 편명. 선왕이 한재(旱災)에 공구하여 행실을 닦으므로 천하에 왕화(王化)가 다시 행하여 짐을 기뻐하여 옳은 시임.
  • [註 305]
    거공(車攻) : 《시경》 소아 남유가어지십(南有嘉魚之什) 편명. 주 선왕(周宣王)이 안으로는 정사를 닦고 밖으로는 이적(夷狄)을 물리쳐 문·무왕(文武王)의 영토를 회복하고, 거가(車駕)와 기계(器械)를 수비(修備)하여 제후를 모아 사냥한 일을 노래한 시임.
  • [註 306]
    길일(吉日) : 《시경》 소아 남유가어지습 편명. 선왕이 사냥한 일을 찬미한 시임.

○己未/上御思政殿講, 生員李深、大司成(李玷) 〔李坫〕 執經問難。 領議政柳洵曰: "學校國家之元氣, 人材皆由是出, 人倫亦由是明, 近來學校頹廢, 人材不出。 聞館舍破毁, 儒生不能居館。 今則日寒, 修補爲難, 請待日暖修葺, 使之修業。" 上曰: "董役修補可也。" 左承旨洪淑曰: "今李深所講, 乃宣王中興事也。 厲王無道, 國人黜之, 流于宣王繼之, 勞來安集, 道復興, 《鴻雁》《雲漢》, 內修之事也, 《車攻》 《吉日》, 外攘之事也。 今之時, 正如宣王厲王之後, 以古爲鑑, 莫切於此。" 仍饋侍講員, 日昃乃罷。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70장 B면【국편영인본】 14책 105면
  • 【분류】
    왕실-경연(經筵) / 역사-고사(故事) / 왕실-사급(賜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