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습사·사위사가 가지고 갈 사목을 마련하다
정원이 아뢰기를,
"승습사(承襲使)·사위사(辭位使)가 가지고 갈 사목(事目)을 삼공(三公)·육조(六曹) 및 재상들이 함께 의논하여 마련하는 것이 어떠합니까?"
하니, 유순·김수동·신준·정미수·이손·김감·유자광·권균·성희안·이계남·이집(李諿)·유순정·송일 등을 불러 그들로 하여금 함께 의논하게 하였다.
유순 등이 의계(議啓)하기를,
"1. 폐왕은 ‘전왕(前王)’이라 칭한다.
1. 만약 전하가 전왕의 모제(母弟)094) 인가 여부를 물으면, 사실대로 대답한다.
1. 만약 전왕의 소재처를 물으면, 별궁에 있다고 대답한다.
1. 만약 전왕의 병 증세를 물으면, 어릴 때부터 풍현증(風眩症)이 있었는데, 세자가 죽은 뒤 애통과 상심이 정도를 지나쳐서 전의 증세가 다시 도져 심신이 안정되지 못하며, 공연히 놀라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흔미하고 현기증이 나며 방안에 깊이 거처하면서 창문도 열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1. 만약 세자의 병 증세를 물으면, 창진(瘡疹)095) 으로 요사(夭死)하였다고 대답한다.
1. 만약 전하가 왕비를 책봉했는가 여부를 물으면 전하가 잠저 때 부인이 병으로 죽었는데 아직 왕비를 들이지 않았다고 대답한다.
1. 만약 전하의 춘추를 물으면 사실대로 대답한다.
1. 만약 강정왕(康靖王)096) 의 아들이 몇이냐고 물으면 사실대로 대답한다.
1. 만약 전왕의 아들이 몇 사람이냐고 물으면, 다만 딸 하나가 있는데 나이가 어리다고 대답한다.’ 이로써 의논하여 아룁니다."
하니, 윤하(允下)097)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19장 B면【국편영인본】 14책 80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외교-명(明)
- [註 094]모제(母弟) : 동복 아우.
- [註 095]
○政院啓曰: "承襲使、辭位使齎去事目, 三公、六曹及宰相等, 共議磨鍊何如?" 命召柳洵、金壽童、申浚、鄭眉壽、李蓀、金勘、柳子光、權鈞、成希顔、李季男、李諿、柳順汀、宋軼等, 使之共議。 柳洵等, 議啓曰: "一, 廢王稱前王。 一, 若問殿下前王母弟與否, 以實對。 一, 若問前王所在處, 答曰在別宮。 一, 若問前王病證, 答曰自幼稚時, 有風眩證, 世子亡後, 痛傷過度, 前證復發, 心神不定, 驚悸昏眩, 深處房室, 不拓窓戶。 一, 若問世子病證, 答曰以瘡疹夭亡。 一, 若問殿下冊妃與否, 答曰殿下潛邸時, 夫人病亡, 時未納妃。 一, 若問殿下春秋, 以實對。 一, 若問康靖王子幾人, 以實對。 一, 若問前王子幾人, 答曰。 ‘只有一女年幼。’ 以此議啓。" 允下。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19장 B면【국편영인본】 14책 80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외교-명(明)
- [註 0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