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친들을 가르치는 종학을 혁파하게 하다
승정원에 전교하기를,
"종학(宗學)을 세운 것은 종친들로 하여금 임금을 섬기고 어른을 공경하는 길을 알리고자 한 것인데, 불초(不肖)한 무리들이 문사(文士)들과 교제하면서 하여서는 안 될 일을 하기 좋아하므로 지금 이미 종친들에게 들어가 배우지 말게 하였다. 종학은 쓸데없는 관청이니 혁파하는 것이 어떠한가? 예관(禮官)을 불러 물어보고, 사관(史官)을 시켜 정승에게 수의하여 아뢰도록 하라."
하니, 승지 권균(權鈞) 등이 아뢰기를,
"종친은 일을 맡기지 않으니, 비록 배우지 않더라도 가합니다."
하고, 예조 판서 김감(金勘) 등은 아뢰기를,
"본조(本朝) 이래로 종친들에게는 일을 맡기지 않고 녹봉만을 받게 하였는데, 세종 때에 이르러 ‘종친이 만약 배우지 못하면 못하는 짓이 없을 것이다.’ 하여 특별히 종학을 세워 임금을 섬기고 어른을 공경하는 도를 익히게 한 것이거늘, 근자에 혹 글로써 선비들과 어울리어 감히 의(義) 아닌 일을 하는 자가 있으니, 종학을 혁파하신다는 위의 분부가 지당하옵니다."
하고, 영의정 유순(柳洵)이 의논드리기를,
"종실에게는 일을 맡기지 않으므로 비록 배운다 하더라도 쓸 곳이 없으니, 종학을 혁파하신다는 위의 분부가 지당하옵니다."
하고, 좌의정 박숭질(朴崇質)이 의논드리기를,
"종학을 혁파하신다는 위의 분부가 지당하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6책 60권 11장 B면【국편영인본】 14 책 28 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교육-특수교육(特殊敎育)
○傳于承政院曰: "設宗學者, 欲使宗親等, 知事君敬上之道, 而不肖之徒, 交通文士, 好爲不當爲之事、故旣令宗親等, 勿入學。 然則宗學是冗官也, 革罷何如? 且召禮官問之, 令史官收議于政丞以啓。" 承旨權鈞等啓, "宗親不任事, 雖不學可也。" 禮曹判書金勘等啓, "自本朝以來, 宗親等不任以事, 但受祿俸而已, 至世宗朝, 以謂宗親若不學, 則無所不爲, 故特設宗學, 使習事君敬上之道, 而近者或有以文會士, 敢爲不義者, 革罷宗學, 上敎允當。" 領議政柳洵議, "宗室不任以事, 雖學無所用, 宗學革罷, 上敎允當。" 左議政朴崇質議, "宗學革罷, 上敎允當。"
- 【태백산사고본】 16책 60권 11장 B면【국편영인본】 14 책 28 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교육-특수교육(特殊敎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