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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일기55권, 연산 10년 9월 4일 신묘 5번째기사 1504년 명 홍치(弘治) 17년

시녀들의 말안장 28부를 만들게 하다. 왕의 수행에 근빈의 고생이 심하다

시녀들의 말안장 28부를 만들어 들였다.

왕이 금표 안에 나가놀게 되면 항상 수행하므로 만들도록 한 것이나, 거둥이 절제가 없어 빠르기가 폭풍과 같으므로, 왕이 나간다는 말을 들으면 모두 전도(顚倒)하여 맨발로 가는 자도 있었다. 이때 세조의 후궁 근빈(謹嬪) 박씨(朴氏)가 나이 80세로 머리를 깎고 여승이 되어 항상 자수궁(慈壽宮)에서 거처하다가 이 무렵 입궐하였는데, 왕이 나놀려면, 근빈에게 교자(轎子)를 타도록 하고, 궁인이 메게 하므로 궁인들이 항시 승혜(繩鞋)를 신고 갔다. 술이 취하면 왕이 스스로 일어나 춤을 추고, 또한 근빈도 일어나 춤추게 하였는데, 근빈은 늙어서 할 수 없었으나 치열한 학대가 두려워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55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13 책 660 면
  • 【분류】
    왕실-궁관(宮官) / 왕실-행행(行幸) / 왕실-비빈(妃嬪) / 공업(工業)

    ○侍女鞍二十八部造入。 王遊於標內則常隨, 故命造之。 然擧動無節, 迅若飄風, 聞王出則皆顚倒, 至有跣足而走者。 時, 世祖後宮謹嬪朴氏年八十, 削髮爲尼, 常在慈壽宮。 至是入闕, 王出遊則令謹嬪乘轎, 宮人擔之。 由是, 宮人常着繩鞋而往。 酒酣, 王自起爲舞, 亦令謹嬪起舞, 謹嬪老不堪, 然畏其熾虐, 不得不從。


    • 【태백산사고본】 15책 55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13 책 660 면
    • 【분류】
      왕실-궁관(宮官) / 왕실-행행(行幸) / 왕실-비빈(妃嬪) / 공업(工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