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 이효돈이 수령 중에 특이한 자에게 표창하여 권장하기를 건의하다
햇무리가 졌다. 상참을 받고 경연(經筵)에 납시었다. 지평 이효돈(李孝敦)이 아뢰기를,
"백성의 기쁨과 근심은 수령(守令)에게 매여 있으므로 수령을 적임자를 얻게 되면 백성의 생활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니 만약 정사를 특이하게 하는 사람을 포장하고 권면하면 불초(不肖)한 사람이 저절로 경계할 것입니다. 10번 고적(考績)하여 10번 상등(上等)이 되면 으레 상으로 품계(品階)를 올려주는 것인데, 계궁(階窮)하면 본품(本品)을 도로 제수하니, 심히 권장(勸奬)하는 도리가 아닙니다. 한 선제(漢宣帝)가 말하기를 ‘나와 더불어 백성을 함께 다스릴 사람은 오직 어진 지방 장관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중요함이 이와 같으니, 청컨대 그 중에 특이한 사람을 표창하여 작위(爵位)를 올려주어 나머지 사람을 권장하게 하소서."
하니, 왕이 말하기를,
"조종(祖宗)께서 법을 제정할 적엔 스스로 일정한 규정이 있었다."
하였다. 효돈(孝敦)이 아뢰기를,
"성종(成宗) 때에도 또한 특이한 사람을 들어서 품계(品階)를 뛰어 올려주어 포장의 은전을 보였습니다."
하고, 정언 이숭로(李崇老)는 아뢰기를,
"근래에 역로(驛路)가 피폐한데 양재도(良才道)가 더욱 심합니다. 옛날 사람이 말하기를 ‘바른 사람이 있어야만 정사가 잘 시행된다.’고 하였으니, 품계가 높은 관원을 임명하기를 대동역(大同驛)·어천역(魚川驛)의 예(例)처럼 하여, 그 고을을 소생하게 하소서."
하였다. 효돈(孝敦)은 아뢰기를,
"나뭇갓을 떼어 줌으로써 백성들이 폐해를 입게 되니, 비록 경차관(敬差官)을 보내지 않더라도 그것이 옳지 않음은 알 수가 있습니다."
하니, 왕이 말하기를,
"살펴보고 온 후에는 마땅히 그 가부를 알게 될 것이다."
하였다. 숭로(崇老)는 아뢰기를,
"왕자군(王子君)의 수효는 많고 경기(京畿)의 토지는 한정이 있으므로 모두 줄 수가 없는 것이 명백합니다."
하였으나, 왕은 답하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11책 42권 27장 B면【국편영인본】 13 책 472 면
- 【분류】과학-천기(天氣) / 왕실-의식(儀式) / 왕실-경연(經筵) / 왕실-종친(宗親) / 왕실-사급(賜給) / 인사-관리(管理)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농업-임업(林業) / 농업-전제(田制)
○癸丑/日暈。 受常參, 御經筵。 持平李孝敦曰: "民生休戚, 係於守令, 守令得其人, 則民遂其生。 若爲政特異者, 褒奬而勸勵之, 則不肖者自戒矣。 十考十上, 例加賞資, 而階窮則還授本品, 甚非勸奬之道。 漢 宣帝有言曰: ‘與我共理者, 其惟良二千石乎!’ 其重如此, 請褒其卓異者, 加其爵秩, 以勸其餘。" 王曰: "祖宗設法, 自有常規。" 孝敦曰: "成宗朝亦擧卓異者超資, 以示褒典。" 正言李崇老曰: "近來驛路殘弊, 而良才道尤甚。 古云: ‘人存政擧。’ 請差秩高官員如大同、魚川之例, 使之蘇復。" 孝敦曰: "柴場折給, 民受其弊。 雖不遣敬差官, 可知其不可。" 王曰: "審來後, 當知可否。" 崇老曰: "王子君數多, 京畿土地有限, 不能周給明矣。" 王不答。
- 【태백산사고본】 11책 42권 27장 B면【국편영인본】 13 책 472 면
- 【분류】과학-천기(天氣) / 왕실-의식(儀式) / 왕실-경연(經筵) / 왕실-종친(宗親) / 왕실-사급(賜給) / 인사-관리(管理)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농업-임업(林業) / 농업-전제(田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