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이 천문의 일을 잘 알기 때문에 천문을 살펴서 아뢰게 하다
승지 권주(權柱) 등이 아뢰기를,
"관상감의 관원이 와서 고하되, ‘객성(客星)303) 이 나타나 자미(紫微)304) 를 침범함이 너무 핍박하다.’ 하므로, 신 등이 이를 불러서 물었더니, 말하기를, ‘내가 금월 18일 밤에, 집에서 우연히 뜰에 나갔다가 마침 이 별을 보니, 그 광채가 심히 멀리 뻗치고, 19일 밤에는 본감에 숙직하면서 이를 심찰하고자 하였으나 구름이 끼어 보이지 아니하였고, 20일 밤에는 소상하게 보였으며, 처음에는 자미(紫微)305) 동원(東垣) 밖 천봉성(天棓星) 사이를 범하였다가 이에 이르러서는 자미와 북극 제 1성을 범함이 너무 가까왔으며, 이 별은 항상 보이는 것도 아니요, 그 형태가 혜성과 같았으나 그 이름을 알 수 없다.’ 하였습니다. 신 등의 생각으로는 예로부터 성변(星變)은 반드시 까닭이 있는 것이니, 청컨대 이를 두려워하며 수성(修省)하소서. 옛날 송 경공(宋景公)은 한번 착한 말을 발표하여 형혹(熒惑)306) 을 물리쳤다 하였으니 그렇다면 인군은 마땅히 두려워하여 덕을 닦아야 하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이와 같은 천변에 어찌 두려워하여 수성하지 않겠는가. 또 별의 비치는 곳에는 반드시 분도(分度)가 있고 또 향하는 곳이 있을 터이니, 그 천문을 아는 자를 불러서 그 분도와 방향과 처음에 나타난 방위를 소상하게 계산하여 아뢰게 하라."
하였다. 권주가 아뢰기를,
"성현(成俔)은 옛일을 널리 알고 천문도 약간 해득하며 또 천문 제조(天文提調)를 겸임하고 있으니, 청컨대 성현으로 하여금 천문학 관원들을 인솔하여 고사를 고찰하고 천문을 살펴서 아뢰도록 하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옳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책 34권 8장 B면【국편영인본】 13 책 368 면
- 【분류】과학-천기(天氣) / 역사-고사(故事)
- [註 303]객성(客星) : 항성(恒星)이 아닌 별로 일정한 곳에 늘 있지 않고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별.
- [註 304]
자미(紫微) : 별의 이름.- [註 305]
자미(紫微) : 성좌(星座)의 하나로서, 북극에 위치하여 소웅좌(小熊座)를 중심으로 1백 70여 개로 이루어진 성좌이며, 천제(天帝)가 여기서 거처하고 천제가 거처하던 궁을 자미궁이라 한다.- [註 306]
형혹(熒惑) : 화재·병란 등의 조짐을 보인다는 별 이름. 이를 화성(火星)이라고 한다.○己卯/承旨權柱等啓: "觀象監員來告云: ‘有客星犯紫微甚逼。’ 臣等召問之, 云: ‘臣於今月十八日夜在家, 偶出于庭, 適見此星, 其光甚遠。 至十九日夜, 直宿本監, 欲審察之, 則雲密不見。 及二十日夜, 見之昭然。 初則犯紫微東垣外, 天棓星間, 至此犯紫微、北極第一星甚近。 此星常所不見, 其形如彗, 而未知其名也。’ 臣等意謂, 自古星變, 必有其應, 請恐懼修省。 昔宋景公一出善言, 而熒惑退舍。 然則人君固當恐懼修德。" 傳曰: "如此之變, 豈不恐懼修省乎? 且星之所照, 必有其分, 亦有所向, 其召解天文者, 詳算其所分所向與始所見之方以啓。" 柱啓: "成俔博古多識, 而稍解天文。 又兼天文提調, 請令俔率天文學官員, 旁攷文史, 參象乾文以啓。" 傳曰: "可。"
- 【태백산사고본】 9책 34권 8장 B면【국편영인본】 13 책 368 면
- 【분류】과학-천기(天氣) / 역사-고사(故事)
- [註 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