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군일기31권, 연산 4년 윤11월 17일 무인 2번째기사
1498년 명 홍치(弘治) 11년
벽서 사건에 대한 이종준의 공초 내용
이종준이 공초하기를,
"신이 당초 죄를 받을 적에 걸음이 녹양역(綠楊驛)을 당도하니, 이총(李摠)이 신에게 동행할 것을 요청하므로 드디어 말을 빌어 타게 하였습니다. 마곡역(磨谷驛)에 당도하여 생선을 얻어 삶으려 하니, 생각인즉 어머니께 드리고 싶었으나 되지 않으므로, 드디어 종직을, 꾸짖기를 ‘간유(姦諛)한 놈이 어찌 사람을 더럽히되 이렇게도 극단에 이르게 하는가.’ 하고, 인하여 ‘죽지 않은 간유들도 뼈가 이미 싸늘하리[未死姦諛骨已寒]’라는 글구가 생각이 나서 벽상에다 썼습니다. 그랬더니 총(摠)이 신의 고한 바와 같이 부도한 발언을 하므로 즉시 진계(陳啓)하려고 했사오나 주달할 길이 없었습니다. 벽서(壁書)의 사건이 발각되자, 이로 인하여 고할 수가 있다고 생각되어 마음속에 기쁨이 용솟음쳤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책 31권 16장 A면【국편영인본】 13 책 335 면
- 【분류】변란-정변(政變) / 사법-재판(裁判) / 사법-치안(治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