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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일기24권, 연산 3년 6월 3일 계유 2번째기사 1497년 명 홍치(弘治) 10년

경연과 상참이 폐지된 것이 오래됨을 홍문관이 아뢰다

홍문관이 상소하고 이어 아뢰기를,

"대궐 안은 지극히 엄중한 곳인데, 오늘 돼지 두 마리가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본관의 책방(冊房)으로 뛰어들어 왔습니다. 신 등이 놀라서 살펴보았더니, 바로 사람에게 살을 맞고 놀라 튀어나온 놈이었습니다. 만일 위에서 모르시는 것이라면 맡아 시키는 사람이 조심하지 않은 죄일 것이요, 만일 아시는 것이라면 미안한 일인가 하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상소는 차차 결정짓겠다. 그리고 응방(鷹房)에서 돼지를 기르는 것은 그 유래가 오래이다. 이것은 필시 개에게 물려 그런 것이거나 혹은 부딪쳐서 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이 어찌 쏠 리가 있겠느냐. 내가 물어보아서 죄주게 하겠노라."

하였다. 또 아뢰기를,

"요사이 경연(經筵)과 상참(常參)이 폐지된 지 이미 오래입니다. 비단 공사(公事)가 쌓이고 밀려 결정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여러 신하들의 접촉이 또한 매우 성글어집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일기가 한창 더우니, 삼복(三伏)이 지나게 되면 나가려 한다."

하였다. 다시 아뢰기를,

"옛사람이 이르기를, ‘결과에 대한 조심을 시초부터 한다.’고 하였습니다. 전하께서 비록 온갖 정사를 근심하고 근면하게 하여 날마다 경연에 나오시더라도 신자의 마음에는 오히려 점차 처음 같지 못하실까 두렵게 여길 일이온데, 더구나 지금 전하께서는 초두의 정사에 있어서부터 오래도록 경연을 정지하시어 여러 신하들을 성글게 접촉하시는 것입니까. 바라옵건대 날마다 하루하루 조심하시어, 결과가 없다는 조롱을 남기지 마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알았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책 24권 2장 B면【국편영인본】 13 책 227 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왕실-경연(經筵) / 왕실-의식(儀式) / 왕실-행행(行幸)

    ○弘文館上疏, 仍啓: "闕內至嚴之地也, 而今日有二豕流血遍體, 突入本館冊房, 臣等驚駭而視之, 則乃爲人所射, 而驚逸者也。 若上所不知則典守者不謹之罪也, 若所知則竊以爲未便。" 傳曰: "疏則徐當發落。 且鷹房畜豕, 其來已久。 此必爲狗所噬而然也。 或爲衝擊於物, 而致傷也, 人豈有射之者乎? 予當問而罪之。" 又啓: "近日經筵、常參停廢已久。 非徒公事積滯未決, 接對群臣亦甚疏矣。" 傳曰: "日氣方酷。 若過三伏, 則欲御之。" 更啓: "古人云: ‘愼終于始。’ 殿下雖憂勤庶政, 日御經筵, 在臣子之心, 猶懼漸不如初。 況今殿下於初政, 久停經筵, 疏接群臣乎。 願日愼一日, 毋貽鮮終之(機)〔譏〕 。" 傳曰: "知道。"


    • 【태백산사고본】 7책 24권 2장 B면【국편영인본】 13 책 227 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왕실-경연(經筵) / 왕실-의식(儀式) / 왕실-행행(行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