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군일기 10권, 연산 1년 11월 9일 무자 2번째기사
1495년 명 홍치(弘治) 8년
석강을 정지하다
직제학(直提學) 표연말(表沿沫) 등이 합사(合司)603) 하여 아뢰기를,
"성학(聖學)은 하다 말다 할 수 없습니다. 성종 초년에는 날마다 세 번 경연을 열고 또 야대(夜對)604) 도 있었으니, 도를 구하기에 독실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경연을 오래도록 폐지하고, 야대도 그만두었으니, 신들은 성학에 쉽게 진보되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옛날 우(禹)임금은 한 치의 광음을 아꼈습니다. 우임금은 성인이로되 오히려 이리하였으니, 우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은 한 푼의 광음도 아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원하옵건대, 전하께서는 성종의 초년을 법으로 삼아서 한 푼·한 치의 광음도 헛되이 보내지 마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오늘 거둥한 뒤에 감기 증세가 좀 있으므로 석강(夕講)을 정지한다. 명일은 나가겠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10권 5장 B면【국편영인본】 13 책 44 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역사-고사(故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