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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일기1권, 연산 즉위년 12월 27일 임오 2번째기사 1494년 명 홍치(弘治) 7년

강백진·이의손이 불사의 폐해를 아뢰다

사헌부 장령 강백진(康伯珍)과 사간원 정언 이의손이 아뢰기를,

"불사(佛事)가 선왕에게 조금이라도 이익된다면 신하가 먼저 계청(啓請)하여야 할 것이오나, 신 등이 애통하신 때를 당하여 굳이 말리어 마지 않는 것은, 그것이 허황하여 보탬은 없고 정시(正始)의 도리에 누(累)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였는데, 그 계사(啓辭)를 정승들에게 보이도록 명하고, 이어 전교하기를,

"조종조에서 다 행하셨음이 어찌 불교를 좋아하여 그런 것이랴. 대행 대왕께서도 불법을 좋아하지 않으시면서 또한 선왕을 위하여 감히 폐하지 아니하셨는데, 지금 대간(臺諫)이 여러 날 논계(論啓)하니, 경(卿)들이 내가 좇을 수 없다는 뜻으로 타이르는 것이 어떠하오?"

하매, 윤필상 등이 아뢰기를,

"전교를 듣자옵건대, 이것은 지극히 애통 절박한 생각에서 나온 것이니, 그 말을 듣고 안 듣는 것은 성심(聖心)으로 결단하시기에 달렸사옵고, 신 등으로서는 감히 타이르지 못하옵니다."

하고, 백진 등이 다시 아뢰기를,

"불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예문(禮文)에 밝게 실렸는데, 하물며 초정(初政)에리까. 예문을 좇지 않고 사도(邪道)를 따르려 하시니, 중외(中外)가 실망합니다."

하였으나, 좇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3장 B면【국편영인본】 12 책 624 면
  • 【분류】
    정론-간쟁(諫諍) / 사상-불교(佛敎)

    ○司憲府掌令康伯珍、司諫院正言李懿孫啓: "佛事於先王, 若小有利益, 臣子當先啓請。 臣等當擗踊之時, 固爭不己者, 以其虛誕無益, 有累正始之道也。" 命示于政丞等, 仍傳曰: "祖宗朝皆行, 豈爲好佛而然歟? 大行大王不好佛, 亦爲先王不敢廢也。 今者, 臺諫累日論啓, 卿等以予不可從之意, 開諭何如?" 尹弼商等啓: "伏聞上敎, 是出於哀痛迫切之至。 其聽與不聽, 斷在聖心。 臣等不敢開諭。" 伯珍等更啓: "不作佛事, 昭載禮文。 況初政, 不從禮文, 而從邪道, 中外缺望。" 不從。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3장 B면【국편영인본】 12 책 624 면
    • 【분류】
      정론-간쟁(諫諍) / 사상-불교(佛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