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실록 282권, 성종 24년 9월 12일 계묘 3번째기사
1493년 명 홍치(弘治) 6년
김순정의 일로 의논하다
사헌부 장령(司憲府掌令) 양희지(楊熙止)가 와서 아뢰기를,
"전일에 김순정(金順貞)이 상언(上言)하기를, ‘고원위(高原慰) 신항(申沆)은 부마(駙馬)이고, 아비 신종호(申從濩)는 병조 참판(兵曹參判)이 되고, 종조(從祖) 신준(申浚)은 한성 판윤(漢城判尹)이 되어서 세력이 있다…….’고 하였으므로, 명하여 의금부(義禁府)에 내려 형신(刑訊)하여 지적한 곳에 대해서 아뢰라고 하셨습니다. 신 등은 김순정의 송사하는 바의 옳고 그름과 지척(指斥)한 뜻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왕자(王者)의 포용하는 도량으로서는 소민(小民)을 대하는 데 있어서 이와 같음은 옳지 않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그대들이 아뢴 바 ‘포용하는 도량’이라는 말은 대체(大體)에 있어서 옳다. 그러나 김순정이 조옥(詔獄)1336) 에서 이와 같이 말한 것을 금부(禁府) 당상관(堂上官)이 와서 아뢰었으므로 형신을 더한 것일 뿐이다. 당양위(唐陽尉)의 아비는 정승이 되었고 풍청위(豐川尉) 할아비는 좌참찬(左參贊)이 되었는데, 지금 특히 고원위를 세력이 있다 하니, 어찌 지목하는 바가 없겠는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4책 282권 11장 A면【국편영인본】 12책 401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윤리-사회기강(社會紀綱) / 사법-재판(裁判)
- [註 1336]조옥(詔獄) : 임금의 명령을 받아 의금부(義禁府)에서 관료(官僚)와 양반 계급의 법죄자를 다스리는 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