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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 280권, 성종 24년 7월 10일 임인 3번째기사 1493년 명 홍치(弘治) 6년

대간에게 하문하는 예에 대해 논하다

사헌부 장령(司憲府掌令) 반우형(潘佑亨)이 와서 아뢰기를,

"이보다 앞서 대간(臺諫)에게 하문(下問)할 일이 있으면 반드시 색승지(色承旨)로 하여금 묻게 하였는데, 이제 대사간(大司諫)과 사간(司諫)을 빈청(賓廳)에 나아가게 하여 정승들로 하여금 잡문(雜問)하도록 하니, 사체(事體)에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전교하기를,

"삼공(三公)879) 은 지위가 대간 위에 있기 때문에 삼공으로 하여금 묻게 한 것이다. 만약 그대의 말과 같으면 삼공이 대간에게 나아가서 물어야 하겠는가? 그것은 사체에 또 어떠하겠는가?"

하였다. 반우형이 아뢰기를,

"예로부터 대간을 부르는 데에는 반드시 명패(命牌)880) 를 사용하여 승지로 하여금 기다리게 하고, 대간이 만약 잘못이 있으면 유사(攸司)에 내려서 이를 묻게 하였는데, 지금은 정승으로 하여금 빈청에 불러서 묻게 하였으니 대간을 대우하는 체면이 어떠하겠습니까? 신 등은 격례(格例)를 이룰까 두려워한 때문에 감히 아룁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선유(先儒)의 말에 있기를, ‘말이 승여(乘輿)881) 에 미치면 천자(天子)가 얼굴빛을 고치고, 일이 낭묘(廊廟)882) 에 관계되면 삼공(三公)이 대죄(待罪)한다.’고 하였으니, 대간의 중함을 나도 안다. 오늘의 일은 삼공이 함께 이르렀으니, 이는 조정이 모두 모인 것이다. 명령을 받들고 묻는 것이므로 욕되게 하는 것이 아닌데 이처럼 말하는 것이 옳겠는가? 이를 정승에게 묻도록 하라."

하였다. 윤필상 등이 아뢰기를,

"신 등이 명령을 받들고 묻는데 승지(承旨)의 묻는 것과 무엇이 다름이 있겠습니까? 이는 대간을 능욕(凌辱)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 등은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삼공으로 하여금 묻게 하는 것은 진실로 해로운 바가 없고, 또 고례(古例)에도 있으니, 한 사람의 말로써 바꿀 수 없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4책 280권 17장 B면【국편영인본】 12책 360면
  • 【분류】
    정론-간쟁(諫諍)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인사-임면(任免) / 인물(人物) / 사법-탄핵(彈劾)

  • [註 879]
    삼공(三公) : 삼정승(三正丞).
  • [註 880]
    명패(命牌) : 임금이 3품 이상의 당상관(堂上官)이나 대간(臺諫)을 부를 때 보내던 ‘명(命)’자를 쓴 붉은 칠을 한 나무 패. 벼슬아치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이를 받은 사람은 참석할 수 있으면 ‘진(進)’, 참석할 수 없으면 ‘부진(不進)’이라고 써서 되돌려 바쳤음.
  • [註 881]
    승여(乘輿) : 임금을 가리킴.
  • [註 882]
    낭묘(廊廟) : 의정부(議政府).

○司憲府掌令潘佑亨來啓曰: "前此有下問臺諫事, 則必令色承旨問之。 今令大司諫、司諫就賓廳, 令政丞等雜問之, 其於事體何如?" 傳曰: "三公位在臺諫之上, 故使三公問之, 若如爾言, 則三公其就臺諫而問之乎? 其於事體又何如?" 佑亨啓曰: "自古召臺諫, 必用命牌, 而使承旨待之。 臺諫若有失, 則下攸司問之。 今則使政丞召問于賓廳, 其於待臺諫之體何如? 臣等恐成格例, 故敢啓。" 傳曰: "先儒有言, 言及乘輿, 天子改容, 事關廊廟, 三公待罪, 臺諫之重, 予亦知之。 今日之事, 三公齊到, 是朝廷皆會也, 承命而問, 非辱之也, 而如是言之, 可乎? 其問于政丞。" 弼商等啓曰: "臣等承命而問之, 與承旨之問, 有何異乎? 此非陵辱臺諫也。 臣等意謂無妨。" 傳曰: "使三公問之, 固無所害, 且有古例, 不可以一人之言而改之。"


  • 【태백산사고본】 44책 280권 17장 B면【국편영인본】 12책 360면
  • 【분류】
    정론-간쟁(諫諍)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인사-임면(任免) / 인물(人物) / 사법-탄핵(彈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