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천 주민의 폭사에 대해 조사하게 하다
경상도 관찰사(慶尙道觀察使) 이계남(李季男)이 치계(馳啓)하기를,
"웅천(熊川)에 사는 공약명(孔若明) 등 24명이 굴조개[石花]와 생미역을 먹고 서로 잇달아 폭사(暴死)했는데, 이는 반드시 독(毒)을 만난 것입니다. 신(臣)이 연해(沿海)의 수령(守令)으로 하여금 일절 해물(海物)을 채취하는 것을 금하도록 했습니다."
하니, 정원(政院)에 전교(傳敎)하기를,
"어찌 굴조개와 생미역이 사람을 죽였겠는가? 이는 반드시 복[河豚]을 먹은 것이다. 만약 이로써 해물의 채취를 금한다면 연해(沿海)의 백성들이 자생(資生)할 곳을 잃게 될 것이다. 감사(監司)로 하여금 치사(致死)한 까닭을 자세히 물어 보게 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였는데, 우승지(右承旨) 한사문(韓斯文)이 아뢰기를,
"굴조개는 여름철이 되면 매우 충실(忠實)해지나, 복[河豚]이 알을 낳기 때문에 먹을 수가 없는데, 지금 죽은 사람들이 이것을 먹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연해(沿海)에 사는 백성들이 자생(資生)을 의뢰하는 것이 해물(海物)이니, 채취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하자, 전교하기를,
"감사(監司)에게 하서(下書)하여 치사(致死)한 까닭을 자세히 물어보게 하고, 해물의 채취를 금하지 말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3책 276권 29장 B면【국편영인본】 12책 305면
- 【분류】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수산업-어업(漁業) / 과학-생물(生物)
○慶尙道觀察使李季男馳啓曰: "熊川居孔若明等二十四人, 啗石花、生藿, 相繼暴死, 此必遇毒也。 臣令沿海守令, 一禁採海物者。" 傳于政院曰: "豈石花、生藿殺人乎? 此必食河豚也。 若以此禁採海物, 則沿海之民, 失其所資矣。 令監司詳問致死之由何如?" 右承旨韓斯文啓曰: "石花至夏節甚實, 然河豚遺子, 故人不得食, 今之死者, 意食此耳。 沿海之民, 所賴以生者海物, 不可禁採。" 傳曰: "其下書監司, 使之詳問致死之由, 勿禁採海物。"
- 【태백산사고본】 43책 276권 29장 B면【국편영인본】 12책 305면
- 【분류】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수산업-어업(漁業) / 과학-생물(生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