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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 259권, 성종 22년 11월 4일 병자 1번째기사 1491년 명 홍치(弘治) 4년

곽인의 딸을 양원에 봉하여 정월에 동궁에 들이게 하다

전교하기를,

"곽인(郭璘)의 딸을 양원(良媛)1104) 에 봉(封)하여 임자년1105) 정월에 동궁(東宮)에 들이라."

하였다.

사신(史臣)이 논평하기를, "곽인의 어미 모씨(某氏)는 일찍이 과부가 되었는데, 풍류를 좋아하여, 여종에게 가곡을 가르쳐서 날마다 관악기를 불고 현악기를 타게 하며, 뭇 여종을 시켜 자리 위에서 춤추게 하고서, 앉아 노래하여 어울렸다. 이웃에 있는 현감(縣監) 황사형(黃事兄)의 첩은 늙은 음부(淫婦)였는데, 모씨(某氏)는 날마다 그 집에 가서 손을 잡고 실컷 마시며 젓가락을 두들기고 번갈아 노래하고는 서로 가서 자는 것이 절도가 없었다. 그리고 한때는 술에 취하여 마을 안의 무뢰한 자를 끌어들여 뜰 아래에 앉혀 비파(琵琶)를 타게 하고는 말하기를, ‘자네의 비파 소리가 가장 미묘하네. 나를 위하여 두어 곡을 타게 하라.’ 하였다. 또 마을 안의 상스러운 아낙네 몇을 데리고 걸어서 장의문(藏義門) 밖으로 나가 산속에서 술을 마시며 즐겁게 놀았는데 하늘에서 비가 내리자 날이 이미 어두운 줄도 모르고 돌아오게 되었는데, 성문이 이미 닫혔으므로 문 밑에서 한뎃잠을 잤다. 곽인 역시 술 마시기를 좋아하고 경박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전취(前娶)인 유수(柳洙)의 딸이 아들 곽임종(郭林宗)을 낳았고, 계실(繼室)인 권치중(權致中)의 딸이 양원(良媛)을 낳았으며, 권치중의 아내 이씨(李氏)양녕 대군(讓寧大君)의 종의 첩에게서 났는데 이씨와 같은 어미에게서 난 여동생인 사자(士子)1106) 권덕영(權德榮)의 아내는 제종과 간통한 죄로 죽었다. 곽인의 처형인 현감(縣監) 길수(吉壽)의 처는 음탕한 행실이 있어서 길수에게 버림받았고 늘 음란하고 더러운 말을 하기 좋아하였는데, 곽인의 집에 들러 술에 취하면 자곤 하여 처소를 가리지 않았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0책 259권 3장 B면【국편영인본】 12책 111면
  • 【분류】
    왕실-비빈(妃嬪) / 인물(人物) / 역사-편사(編史)

  • [註 1104]
    양원(良媛) : 세자궁(世子宮)에 속하는 내관(內官)의 하나로서, 내명부(內命婦) 종3품의 벼슬.
  • [註 1105]
    임자년 : 1492 성종 23년.
  • [註 1106]
    사자(士子) : 선비.

○丙子/傳曰: "郭璘女子封良媛, 以壬子年正月納于東宮。"

【史臣曰: "母某氏早寡, 喜風流, 敎女奴歌曲, 日吹竹彈絲, 令群婢踏筵舞, 坐歌而和之。 隣有縣監黃事兄妾, 老淫婦也。 某氏日造其家, 執手酣飮, 擊箸迭歌, 相就宿無度。 嘗醉酒, 引里中無賴坐庭下, 令彈琵琶曰: ‘子絃聲最幼妙, 可爲我操數弄’, 又與里中庸婦數輩, 步出藏義門外, 遊山中歡飮, 天且雨, 不知日已黑, 及還城, 門已閉, 露宿門下。 亦好飮酒, 輕薄無狀, 前娶柳洙女, 生子林宗, 繼室權致中女, 生良媛。 致中妻李氏, 讓寧大君奴妾出也。 李氏同母妹, 士子權德榮妻, 坐奸其奴死。 妻姊(孫)〔縣〕吉壽妻, 有淫行, 爲所棄, 常喜道淫穢醜亂之言, 過家, 飮醉輒宿, 不擇所。"】


  • 【태백산사고본】 40책 259권 3장 B면【국편영인본】 12책 111면
  • 【분류】
    왕실-비빈(妃嬪) / 인물(人物) / 역사-편사(編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