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간 이계동이 니마차의 국경 출입을 통제하는 일이 의리에 맞지 않음을 진언하다
경연(經筵)에 나아갔다. 강(講)하기를 마치자, 대사간(大司諫) 이계동(李季仝)이 아뢰기를,
"요즈음 적(賊)이 조산(造山)을 침범하였는데 국가에서는 니마차(尼麻車)가 한 짓이라고 여겨 변장(邊將)에게 유시(諭示)하여 거절하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성(城)밑의 야인(野人)들로 하여금 가까이 하며 교제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으니 국가의 대체(大體)로는 옳습니다. 그러나 조산에 침입했던 적을 혹은 니마차라 하고 혹은 칠성 올적합(七姓兀狄哈)·구성 올적합(九姓兀狄哈)이라고 하니 지금 확실하게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거절하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 의리에 어떠하겠습니까? 또 니마차가 살고 있는 곳은 온성(穩城)과 5일 걸리는 거리이므로 평상시에 자주 왕래하지 않았으니, 비록 거절한다 하여도 틀림없이 개의(介意)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성 밑의 올량합(兀良哈)은 저들과 혼인하였으니 반드시 우리의 금령(禁令)을 듣지 않을 것입니다. 신의 생각으로는 거짓으로 모른 체하면서 대우하기를 처음과 같이 하고, 우선 토산물을 무역(貿易)한다고 핑계대고 통사(通事)로 하여금 중한 예물을 가지고 왕래하면서 도로(道路)의 형세를 탐지하게 한 뒤에 죄를 신문(訊問)하는 군대를 일으키는 것이 옳다고 여깁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그렇다. 다만 야인[彼人]들이 여러 번 변경(邊境)을 침범하였는데도 그들을 처음과 같이 대우한다면, 저들은 우리가 두려워하고 겁을 낸다고 여겨서 더욱 방자하게 업신여기고 난폭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끝까지 변경을 침범한 사람을 캐어서 묻는다면 저들도 우리가 성토(聲討)하는 거사가 있을까 두려워하여 틀림없이 대비를 할 것이다. 왕자(王者)가 군대를 사용함에 있어서는 마땅히 만전(萬全)을 기해야 하니 먼저 도로를 살피도록 하는 것이 옳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8책 251권 1장 B면【국편영인본】 12책 1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군사-군정(軍政) / 외교-야(野)
○御經筵。 講訖。 大司憲李季仝啓曰: "近日賊犯造山, 國家以爲尼麻車所爲, 諭邊將拒而不納, 且令城底野人, 不許容接, 於國大體是矣。 然造山之賊, 或云尼麻車, 或云七姓兀狄哈、九姓兀狄哈, 今不的知, 絶而不納, 於義何如? 且尼麻車所居, 距穩城五日, 常時不數來往, 雖拒之, 必不屑意, 城底兀良哈, 連昏於彼, 必不聽我禁令。 臣意謂佯若不知, 待之如初, 姑托貿易土物, 令通事齎重幣往來, 以探道路形勢, 然後擧問罪之師可也。" 上曰: "然但彼人屢犯邊境, 而待之如初, 則彼以我畏怯, 益肆凌暴矣。 若窮詰犯邊之人, 則彼亦恐我有聲討之擧, 必有備矣。 王者用兵, 當出萬全, 先審道路可也。"
- 【태백산사고본】 38책 251권 1장 B면【국편영인본】 12책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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