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실록207권, 성종 18년 9월 7일 계묘 2번째기사
1487년 명 성화(成化) 23년
귀화한 왜인·야인의 증손을 군역에 충정하다
예조(禮曹)에서 아뢰기를,
"귀화한 왜(倭)인(人)·야인(野人)의 손자를 군역(軍役)에 충정(充定)하소서."
하니, 영돈녕부사(領敦寧府事) 이상에게 의논하라고 명하였다. 심회(沈澮)가 의논하기를,
"귀화한 왜인·양인의 자손이 번성하는데, 군역에 충정하지 않는다면 군액(軍額)이 모자랄 것입니다. 그러나 손자는 너무 가까우니, 증손에 이르러 군역에 충정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고, 윤필상(尹弼商)이 의논하기를,
"귀화한 사람은 귀순한 지 오래지 않아서 살아갈 계책이 영정(零丁)929) 한데, 손자에 이르러 종군(從軍)한다면 아마도 감당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고, 홍응(洪應)·이극배(李克培)가 의논하기를,
"서울에 사는 귀화한 자의 손자를 일체 군역(軍役)에 충정(充定)하면 먼 곳에서 온 사람을 대우하는 체모에 어그러지는 데가 있으니, 군역에 충정하지 않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고, 노사신(盧思愼)이 의논하기를,
"예조에서 아뢴 대로 시행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어서(御書)하기를,
"증손(曾孫)에 이르러 군역에 충정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1책 207권 4장 A면【국편영인본】 11책 244면
- 【분류】외교-왜(倭) / 외교-야(野) / 군사-군역(軍役)
- [註 929]영정(零丁) : 영락(零落)하여 외롭고 의지할 곳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