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강관 이창신이 젊은 문신으로 하여금 요동의 소규에게 질정하도록 아뢰다
경연(經筵)에 나아갔다. 강(講)하기를 마치자, 시강관(侍講官) 이창신(李昌臣)이 아뢰기를,
"신이 일찍이 성절사(聖節使)137) 의 질정관(質正官)138) 으로 북경(北京)에 갔다가 들으니, 전 진사(進士) 소규(邵奎)는 어버이가 늙어서 요동(遼東)에 산다 하여 돌아올 때에 방문하였는데, 경사(經史)에 널리 통하고 자훈(字訓)139) 에 정밀하였습니다. 세종조(世宗朝)에 신숙주(申叔舟)·성삼문(成三問) 등을 보내어 요동에 가서 황찬(黃瓚)에게 어음(語音)과 자훈(字訓)을 질정(質正)140) 하게 하여 《홍무정운(洪武正韻)》과 《사성통고(四聲通考)》 등의 책을 이루었기 때문에, 우리 나라 사람들이 이에 힘입어서 한훈(漢訓)141) 을 대강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모름지기 나이가 젊고 글에 능한 신종호(申從濩)와 같은 무리를 택하여 소규(邵奎)에게 가서 자훈(字訓)의 서적을 질정(質正)하게 하면 이로움이 있을 듯합니다. 다만 정조(正朝)와 명절(名節)의 행차 때에는 사람과 말의 수가 많아서 오래 머무를 수 없으나, 중국 사람을 풀어서 보낼 때에 들여보내면 오래 머물면서 질정할 수 있습니다."
하므로, 임금이 좌우(左右)에게 물으니, 모두 아뢰기를,
"문신(文臣)을 보내어 질정하는 것은 조종조(祖宗朝)의 옛일이므로 지금 행하는 것이 가합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0책 200권 1장 B면【국편영인본】 11책 186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정론-정론(政論) / 외교-명(明) / 어문학-어학(語學) / 역사-고사(故事)
- [註 137]성절사(聖節使) : 중국 황제의 탄일을 축하하기 위하여 보내는 사신.
- [註 138]
질정관(質正官) : 조선조의 임시 벼슬. 글의 음운(音韻)이나 기타 제도 등에 관한 의문점을 중국에 질문하여 알아오는 일을 맡았으며, 중국에 사신(使臣)이 갈 때 함께 갔음.- [註 139]
○壬申/御經筵。 講訖, 侍講官李昌臣啓曰: "臣曾以聖節使質正官赴京, 聞前進士邵奎以親老居遼東, 回來時尋問之, 該通經史, 精審字訓矣。 世宗朝遣申叔舟、成三問等到遼東, 就黃瓚質正語音字訓, 成《洪武正韻》及《四聲通考》等書。 故我國之人, 賴之粗知漢訓矣。 今須擇年少能文如申從濩輩, 往就邵奎質正字訓書籍, 則似有利益。 但正朝節日之行, 人馬數多, 不可久留; 如唐人解送時入送, 則可以久留質正矣。" 上問左右, 僉啓曰: "遣文臣質正, 祖宗朝古事, 今可行也。"
- 【태백산사고본】 30책 200권 1장 B면【국편영인본】 11책 186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정론-정론(政論) / 외교-명(明) / 어문학-어학(語學) / 역사-고사(故事)
- [註 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