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사·회암사·용문사·정인사 등의 사찰을 내수사로 하여금 검찰하도록 하교하다
임금이 대비(大妃)의 명으로 하교(下敎)하기를,
"관차(官差)1157) 가 회암사(檜巖寺)에 가서 중들을 침해하여 편안하게 있을 수 없게 하니, 모두 도망하여 흩어졌다. 사헌부(司憲府)에서 일찍이 책변(策辨)을 불러서 문초하기를 청하므로 내가 허락하였더니, 그래서 그러한 것인가? 관차가 절에 올라갈 수 없는 것은 법으로 정해져 있다. 이를 물어서 아뢰도록 하라."
하고, 이어 하교하기를,
"지금 이후로는 봉선사(奉先寺)·회암사(檜巖寺)·용문사(龍門寺)·정인사(正因寺)·수종사(水鍾寺)·개경사(開慶寺)·상원사(上院寺)·낙산사(洛山寺), 그리고 정업원(淨業院)·복세암(福世菴)·연굴암(演窟菴) 등의 절은 내수사(內需司)로 하여금 맡아서 검찰(檢察)하게 하라."
하였다.
사신(史臣)이 논평하기를, "안의 말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밖의 말은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이 옳은데, 대내(大內)의 깊숙한 곳까지 이류(異類)의 말이 들어갈 수 있었으니 심하구나. 사설(邪說)이 쉽게 퍼져나가는 것이 ! 또 선종(禪宗)과 교종(敎宗)은 예조(禮曹)에서 주관하는 것이 《대전(大典)》의 법인데, 이제 내수사(內需司)로 하여금 검찰(檢察)하게 한 것은 어째서인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6책 173권 18장 B면【국편영인본】 10책 657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사상-불교(佛敎)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사법-재판(裁判) / 역사-사학(史學)
- [註 1157]관차(官差) : 관청에서 보내는 사람.
○庚午/上以大妃之命, 敎曰:
官差往檜巖寺, 侵毒僧徒, 使不得安處, 皆已逃散。 憲府曾請招問策辨, 予許之, 因此而然歟? 官差不得上寺之法有之, 其問以啓。
仍敎曰:
今後奉先、檜巖、龍門、正因、水鍾、開慶、上院、洛山及淨業院、福世菴、演窟等寺, 令內需司, 主掌檢察。
【史臣曰: "內言不出, 外言不入可也, 而大內深邃之地, 異類之言, 亦得入焉。 甚矣, 邪說之易肆也! 且禪敎兩宗, 禮曹主之, 《大典》之法也, 今令內需司檢察何也?"】
- 【태백산사고본】 26책 173권 18장 B면【국편영인본】 10책 657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사상-불교(佛敎)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사법-재판(裁判) / 역사-사학(史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