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지들과 내관에게 중금(中禁)의 인원·복식·임무 등을 정하여 하명하다
승지(承旨)들과 내관(內官) 김결(金潔)·김처선(金處善)에게 명하여 중금(中禁)1022) 40인을 골라서 4번(番)으로 나누고 그 복식(服飾)은 자적관(紫的冠)·도금 토환(鍍金吐環)·오색사문직대(五色絲文織帶)·은이환(銀耳環)에 겉옷[表衣]은 자적 단령(紫的團領)이고 속옷[裏衣]은 여름에는 일편초록사겹비개(一偏草綠紗裌飛介)를, 겨울에는 필단(匹段)을 쓰게 하였다. 그 임무는, 조하(朝賀)·조참(朝參) 및 동가(動駕)1023) 때에 엄(嚴)1024) 을 전하는 것과 방방(放榜)1025) 때에 전창(傳唱)을 하고, 거둥[行幸] 때에는, 문 안에서는 별감(別監) 앞에서 수가(隨駕)하고, 문 밖에서나 모화관(慕華館)에서는 수가하되 열병(閱兵) 때에는 아니한다. 동가 때에는 좌우로 나누어 벌여 서고 한 사람은 산선(繖扇) 뒤에 앉는다. 삼엄(三嚴)의 종소리가 그치면 승전색(承傳色)1026) 이 월랑(月廊)에 나가서 사알(司謁)로 하여금 엄(嚴)을 전하게 하면 사알이 중계(中階)로 내려서 엄(嚴)을 외치게 한다. 앉은 자가 땅에 엎드렸다가 일어나서 손을 맞잡고 읍(揖)하고는 곧 남쪽을 향하여 엄을 외치고 한 걸음 앞으로 나가서 또 엄을 외친다. 이처럼 세 번을 한 뒤에 도로 북쪽을 향하여 읍하기를 마치고 돌아와서 벌여 선 곳에 이르면 대가(大駕)가 출동한다. 무릇 예행(禮行)에는 중금(中禁)이 대가 앞에서 시위(侍衛)하고 대가가 교량(橋梁)이나 길이 좁은 곳에 이르면 중금이 외치기를, ‘시신(侍臣)은 달려 나오라.’고 한다. 방방(放榜) 때에는 전정(殿庭) 동쪽·서쪽에 서고 통례원(通禮院) 관원이 먼저 성명(姓名)을 부르면 사알(司謁)이 작은 종이에 써서 중금에게 전해 준다. 중금이 작은 소리로 ‘아무개의 아들 아무개’라고 부른다.
- 【태백산사고본】 26책 172권 13장 A면【국편영인본】 10책 644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왕실-의식(儀式)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의생활-관복(官服)
- [註 1022]중금(中禁) : 액정서의 별감 밑에 두었던 심부름꾼.
- [註 1023]
동가(動駕) : 어가(御駕)가 대궐 밖으로 나감.- [註 1024]
엄(嚴) : 나라의 큰 의식(儀式)이나 행사에 임금이 거둥할 때 궁중에서 이에 참여하는 여러 관원에게 준비를 서둘도록 알리기 위하여 세 차례 치던 북소리를 말함. 초엄(初嚴)·이엄(二嚴)·삼엄(三嚴)이 있었음.- [註 1025]
방방(放榜) : 조선조 때 과거에 급제한 사람에게 성명을 큰 소리로 불러서 합격 증서(證書)를 주던 일. 문무과(文武科)의 대과(大科)에 합격한 사람에게는 홍패(紅牌)를, 소과(小科)에 합격한 사람에게는 백패(白牌)를 각각 내려 주었음. 부형(父兄)과 족친(族親)이 이때 모두 따라 들어와서 숙배(肅拜)하였음.- [註 1026]
승전색(承傳色) : 조선조 때 내시부(內侍府)의 한 벼슬. 왕명(王命)을 출납하는 일을 맡았는데, 승전 내시(承傳內侍)가 있었음. 승전빗.○命承旨等及內官金潔、金處善, 擇中禁四十人, 分四番。 其服飾, 則紫的冠、鍍金吐環、五色絲文織帶、銀耳環。 表衣, 紫的團領; 裏衣, 夏則一偏草綠紗裌飛介, 冬則用匹段。 其所任, 則朝賀、朝參及動駕時傳嚴, 放榜時傳唱, 行幸時, 門內別監前隨駕, 如門外、慕華館, 則隨駕, 閱兵時則否。 動駕時, 分左右列立, 一人坐於繖扇後。 三嚴鍾聲止, 承傳色出月廊立, 令司謁傳嚴, 司謁下中階, 令呼嚴。 其坐者, 伏地而起, 拱手而揖, 旋卽南向呼嚴, 前進一步, 又呼嚴。 如是者三, 然後揖而還, 向北揖訖, 還至列立處, 則動駕。 凡禮行, 中禁駕前侍衛, 駕至橋梁、路隘, 則中禁呼曰: "侍臣馳出。" 放榜時, 立殿庭東、西, 通禮院員先唱姓名, 司謁書小紙, 傳付中禁。 中禁細聲唱曰: "某之子某。"
- 【태백산사고본】 26책 172권 13장 A면【국편영인본】 10책 644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왕실-의식(儀式)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의생활-관복(官服)
- [註 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