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정원 등에게 도첩없는 중을 동원하여 궁궐 짓는데 부역시킨 뒤 도첩을 주게 하다
승정원 및 수리 도감 제조(修理都監提調) 등에게 전교하기를,
"날씨가 장차 추워지려 하는데 수강궁(壽康宮)의 영조(營造)를 마치지 못하여 내가 매우 근심하고 있다. 처음에는 금년 가을로 역사를 마치고자 하였으나 불행하게도 대고(大故)775) 를 만나게 되어 몇 달 동안 역사를 중지하였다. 이제 도첩(度牒)776) 이 없는 중들을 모아다가 기한을 정하여 부역을 시키고서 도첩을 주고자 하는데, 그렇게 한다면 명년 4월 안에는 거의 마칠 수 있을 것이다. 경(卿)들의 생각에는 어떠한가?"
하니, 도승지(都承旨) 이세좌(李世佐)·수리 도감 제조 이극배(李克培) 등이 아뢰기를,
"성상의 하교(下敎)가 윤당(允當)합니다. 다만 이로 인하여 아마도 머리를 깎고 부역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반드시 많을 것입니다."
하고, 좌부승지(左副承旨) 권건(權健)·우부승지 김여석(金礪石)이 아뢰기를,
"만일 원우(院宇)나 사사(寺社) 같은 경우라면 중들을 사역시켜도 좋겠으나 궁궐을 영조(營造)하는데 중들은 부린다는 것은 아마도 사체(事體)에 방해가 될 것입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대간(臺諫)들이 틀림없이 이것으로 말을 할 것이다. 그러나 중들을 사역시키고 도첩을 줄 절목(節目)을 함께 의논하여 아뢰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3책 157권 12장 A면【국편영인본】 10책 498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건설-건축(建築) / 재정-역(役) / 사상-불교(佛敎)
○傳于承政院及修理都監提調等曰: "時氣將寒, 而壽康宮營造未訖, 予深慮焉。 初欲今秋畢役, 而不幸至於大故, 累月停役。 今欲聚無度牒僧人, 限時赴役, 以給度牒, 則明年四月之內, 庶可畢成。 卿等意何如?" 都承旨李世佐、修理都監提調李克培等啓曰: "上敎允當。 但恐因此剃髮而避役者, 必多矣。" 左副承旨權健、右副承旨金礪石啓曰: "若如院宇、寺社, 則役僧可矣, 營宮闕, 恐妨事體。" 傳曰: "臺諫必以此爲言矣。 然役僧給度牒節目, 共議以啓。"
- 【태백산사고본】 23책 157권 12장 A면【국편영인본】 10책 498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건설-건축(建築) / 재정-역(役) / 사상-불교(佛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