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들이 내수사의 장리에 대하여 의논하다
경연(經筵)에 나아갔다. 강(講)하기를 마치자, 장령(掌令) 박형문(朴衡文)·정언(正言) 박경(朴璟)·시독관(侍讀官) 민사건(閔師騫)·검토관(檢討官) 김응기(金應箕)가 내수사(內需司)의 장리(長利)를 다시 놓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는 것을 논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홍문관(弘文館)에서 그것을 자주 논하였다. 그러나 나도 부득이하여 하는 것이다."
하고, 좌우에게 물었다. 영사(領事) 노사신(盧思愼)이 대답하기를,
"삼전(三殿)에서 쓰는 것이 매우 중하므로 장리를 회복하더라도 무방합니다."
하고, 동지사(同知事) 이극기(李克基)가 말하기를,
"이는 삼전(三殿)의 소용을 위하여 부득이한 것이나 이미 폐지하였는데, 이제 다시 세우기 때문에 대간(臺諫)에서 논하는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전일에 폐지한 것은 축적(蓄積)한 것이 많았기 때문이며, 지금 다시 세우는 것은 삼전(三殿)의 수용(需用)을 위하여 부득이한 것이다."
하였다. 박형문(朴衡文)이 또 이파(李坡)에게 자계(資階)를 뛰어서 올려 준 것이 미편(未便)하다고 아뢰자, 임금이 말하기를,
"그대들은, ‘아무 대신은 청렴하고 어질며, 아무 대신은 탐하고 또 착하지 못하다.’고 말하지 아니하며, 대신들도 ‘아무개는 어질고 아무개는 착하지 못하다.’고 말하지 아니하기 때문에, 내가 기용하는 것은 다만 내가 아는 사람뿐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2책 148권 17장 B면【국편영인본】 10책 412면
- 【분류】인사-관리(管理) / 왕실-비빈(妃嬪) / 왕실-경연(經筵) / 정론-간쟁(諫諍) / 재정-상공(上供) / 금융-식리(殖利)
○御經筵。 講訖, 掌令朴衡文、正言朴璟、侍讀官閔師騫、檢討官金應箕論復置內需司長利未便, 上曰: "弘文館數論之, 然予亦不得已也。" 仍問左右。 領事盧思愼對曰: "三殿所用至重, 復長利無妨。" 同知事李克基曰: "此爲三殿所用, 不得已也。 然旣已廢之, 而今又復立, 故臺諫論之耳。" 上曰: "前日之廢, 以蓄積之多也。 今之復立, 爲三殿需用不得已耳。" 衡文又啓李坡超資未便, 上曰: "爾等不言: ‘某大臣, 廉且賢; 某大臣, 貪且不肖。’ 大臣亦不言: ‘某也賢, 某也不肖,’ 故我所擧用, 只我所知耳。
- 【태백산사고본】 22책 148권 17장 B면【국편영인본】 10책 412면
- 【분류】인사-관리(管理) / 왕실-비빈(妃嬪) / 왕실-경연(經筵) / 정론-간쟁(諫諍) / 재정-상공(上供) / 금융-식리(殖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