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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124권, 성종 11년 12월 25일 경오 2번째기사 1480년 명 성화(成化) 16년

형조 판서 이예의 졸기

형조 판서(刑曹判書) 이예(李芮)가 졸(卒)하였는데, 철조(輟朝)·부의(賻儀)·조제(弔祭)를 예(例)대로 행하였다. 이예는 자(字)가 가성(可成)인데, 양성인(陽城人)으로, 증 병조 판서(贈兵曹判書) 이전지(李全之)의 아들이다. 이예는 어려서부터 총민(聰敏)하여 책 읽기를 좋아하였다. 정통(正統) 무오년576) 에 진사시(進士試)에 급제하고. 신유년577) 에 문과(文科)에 3등으로 급제하여 군기시 직장(軍器寺直長)을 제수받았다. 계해년578) 에 집현전 박사(集賢殿博士)에 뽑혀 보임(補任)되었으며, 정묘년579) 에는 문과 중시(重試)에 급제해서 여러 번 승직(陞職)하여 직 집현전(直集賢殿)에 이르렀다. 을해년580) 에 사헌부 집의(司憲府執義)로 천전(遷轉)되었고, 이어서 판사재감사(判司宰監事)를 제수받았다. 천순(天順) 정축년581) 에 판봉상시사(判奉常寺事)로 천전되었고, 기묘년582) 에는 첨지중추부사(僉知中樞府事)를 제수받았으며, 공조(工曹)·호조(戶曹)·이조(吏曹)·형조(刑曹)의 4조(曹)의 참의(參議)를 역임하였다. 성화(成化) 병술년583) 에 발영시(拔英試)에 급제하여 가선 대부(嘉善大夫)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로 뛰어올랐다. 급제한 사람들이 모두 잔치에 나아가니, 세조(世祖)가 각각 시(詩)를 지어 바치게 하였는데, 이예가 지은 것을 보고는 가상하게 여겨 일어나서 춤을 추도록 명하였다. 그리고 손을 잡고 술을 내렸는데, 이예가 물러나와서 소매 속을 보니, 어서(御書)로 ‘공조 참판(工曹參判)’이라고 쓴 작은 종이가 있었다. 또 등준시(登俊詩)에 급제하여 가정 대부(嘉靖大夫)로 승계(陞階)되었으며, 정해년584) 에는 형조 참판으로 천전되었다. 신묘년585) 에 외직을 제수받고 황해도 관찰사(黃海道觀察使)로 나갔다가, 임진년586) 에 내직으로 들어와서 이조 판서(吏曹判書)가 되었다. 계사년587) 에 수지 중추부사(守知中樞府事), 갑오년588) 에 사헌부 대사헌(司憲府大司憲)을 제수받았다가 개성부 유수(開城府留守)로 천전되었는데, 임금이 송도(松都)에 거둥하였을 때 백성들 가운데 원통함을 소송하는 자가 없으므로, 특별히 채단(彩段)을 내려 주고, 자헌 대부(資憲大夫)를 가자(加資)하여 포상(褒賞)하였다. 병신년589) 에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로 천전되었다가 곧 공조 판서(工曹判書)로 천전되었다. 경자년590) 에 한성부 판윤(漢城府判尹)을 제수받았다가 형조 판서(刑曹判書)로 옮겼는데, 이때에 이르러 졸하니, 나이 62세였다. 이예는 자질(資質)이 영명(英明)하고, 학식과 견문이 넓었지만, 성품이 또 겸손하여 겉으로 드러내어 자랑하지 아니하였다. 집현전(集賢殿)에 들어가면서부터 성재(省宰)에 이르기까지, 무릇 관직을 역임하며 모두 문한(文翰)의 직임을 띠었다. 시호(諡號)가 문질(文質)인데, 학식이 깊고 견문이 넓은 것을 문(文)이라 하고, 명성과 실제가 어긋나지 않는 것을 질(質)이라 한다. 적처(嫡妻)에게는 후사(後嗣)가 없고, 서자(庶子)가 하나 있을 뿐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19책 124권 9장 B면【국편영인본】 10책 181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인물(人物)

○刑曹判書李芮卒, 輟朝、賜賻、弔祭如例。 可成, 陽城人, 贈兵曹判書全之之子也。 少聰敏, 喜讀書。 正統戊午, 中進士, 辛酉中文科第三人, 拜軍器寺直長。 癸亥, 選補集賢殿博士, 丁卯, 中文科重試, 累陞至直集賢殿。 乙亥, 轉司憲執義, 尋拜判司宰監事。 天順丁丑, 轉判奉常寺事, 己卯, 拜僉知中樞府事, 歷工、戶、吏、刑四曹參議。 成化丙戌, 中拔英試, 陞嘉善同知中樞府事。 一榜人進宴, 世祖令各製詩以進, 上覽所製嘉之, 命起舞。 執手賜酒, 旣退見袖中, 有御書小紙, 曰工曹參判。 又中登俊試, 陞嘉靖, 丁亥, 轉刑曹參判。 辛卯, 出拜黃海道觀察使。 壬辰, 入爲吏曹參判。 癸巳, 守知中樞府事。 甲午, 拜司憲府大司憲, 遷開城府留守。 上, 幸松都, 民無訟冤者, 特賜彩段, 加資憲以褒之。 丙申, 轉知中樞府事, 俄遷工曹判書。 庚子, 拜漢城府判尹, 移刑曹判書, 至是, 卒, 年六十二。 資質英明, 博學多聞, 性又謙遜, 不矜伐。 自入集賢殿, 至省宰, 凡歷官, 皆帶文翰之職。 諡文質: 博聞多見文, 名實不爽質。 嫡無後, 有庶子一人。


  • 【태백산사고본】 19책 124권 9장 B면【국편영인본】 10책 181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인물(人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