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 국왕의 사승 경종이 하직하다
유구 국왕(琉球國王)의 사승(使僧) 경종(敬宗)이 하직하였다. 그 답서(答書)에 이르기를,
"창해(蒼海)가 멀리 막혔으니, 살피지 못하건대 기거(起居)가 어떠하십니까? 힘써 바라고 바랍니다. 삼가 은혜를 베풀어 돌보아주심을 받고 멀리서 행리(行李)를 위로하였습니다. 서사(書辭)는 간곡하고 지극하였으며 거기다가 진귀한 물건까지 주었으니 감사합니다. 지난번에 폐방(敝邦)의 백성이 배가 풍파를 만나서 귀도(貴島)에 표류·기착(寄着)하였는데 보호를 해주어서 본토에 돌아오게 하였으니, 능히 전날의 화호(和好)를 닦았다고 하겠습니다. 보낸 상관인(上官人) 동조(同照)가 불행하게도 중도에서 운명하였으니, 참으로 슬프고 애석하여 관원을 보내어서 조제(弔祭)하고 거두어 장사하기를 의례와 같이 하였으니, 조실(照悉)하기 바랍니다. 후하지 않는 토산물은 그런 대로 성의를 표하여 별폭(別幅)에 갖추었습니다. 삼가 이만 줄입니다."
하고, 별폭(別幅)은 백세면주(白細綿紬) 10필, 백세저포(白細苧布) 10필, 흑세마포(黑細麻布) 10필, 정포(正布) 4백 4필, 면포(綿布) 4백 4필, 채화석(彩花席) 5장(張), 만화석(滿花席) 5장, 만화방석(滿花方席) 5장, 인삼(人蔘) 20근, 유지(油紙) 10장, 소주(燒酒) 30병(甁), 표피심(豹皮心) 호피변(虎皮邊) 좌자(坐子) 1사(事)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18책 119권 6장 A면【국편영인본】 10책 147면
- 【분류】외교-유구(琉球) / 무역(貿易)
○琉球國王使僧敬宗辭。 其答書曰:
滄溟限隔, 未審起居奚似? 勤企勤企。 伏蒙惠顧, 遠勞行李。 書辭懇至, 加以珍貺, 祗謝祗謝。 往者敝邦之氓, 舟楫失利, 漂寓貴島, 獲賜保護, 俾還本土, 可謂能修前好矣。 所遣上官人同照, 不幸道殞, 良用慟惜, 遣官弔祭斂葬如儀, 伏惟照悉。 不腆土宜, 聊表忱誠, 具在別幅。 謹此不宣。
別幅, 白細綿紬一十匹、白細苧布一十匹、黑細麻布一十匹、正布四百四匹、綿布四百四匹、彩花席五張、滿花席五張、滿花方席五張、人蔘二十斤、油紙一十張、燒酒三十甁、豹皮心虎皮邊坐子一事。
- 【태백산사고본】 18책 119권 6장 A면【국편영인본】 10책 147면
- 【분류】외교-유구(琉球) / 무역(貿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