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실록 101권, 성종 10년 2월 22일 기유 3번째기사
1479년 명 성화(成化) 15년
대사헌 이극기 등이 사헌부 서리의 잘못을 규찰하지 못한 죄로 사직을 청하다
사헌부 대사헌(司憲府大司憲) 이극기(李克基) 등이 차자(箚子)를 올려 아뢰기를,
"본부(本府)는 백관(百官)을 규찰(糾察)하고 조정(朝廷)의 기강(紀綱)을 다듬는 일을 맡았으므로, 조금이라도 남에게 만족스럽지 않은 자가 있으면 마땅히 그냥 둘 수 없습니다. 요즈음 본부의 서리(胥吏)가 관위(官威)를 빙자하여 시전(市廛)에서 사정을 부리니, 이것은 소인(小人)의 상태(常態)이기는 하나, 참으로 신 등이 어두운 소치입니다. 눈 앞의 서리들도 살피지 못하는데, 더구나 백료(百療)·서사(庶士)를 규찰하는 일이겠습니까? 엎드려 바라건대 신 등의 직사(職事)를 파면하고 현능(賢能)을 가려서 바꾸도록 명하시어, 시록(尸祿)105) 이라는 비평을 면하게 하소서."
하니, 어서(御書)에 이르기를,
"서리(胥吏)가 사정을 부리는 것은 관부(官府)의 책임이기는 하나, 뭇 간사한 자의 뜻을 어찌 죄다 알 수 있겠는가? 사직하지 말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6책 101권 7장 B면【국편영인본】 9책 695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註 105]시록(尸祿) : 하는 일 없이 녹(祿)만 받아먹는 일. 시위 소찬(尸位素餐).
○司憲府大司憲李克基等上箚子曰:
本府掌糾察百官, 整頓朝綱, 少有不慊於人者, 莫宜居之。 今者府之胥吏憑任官威, 逞私市廛, 是雖小人常態, 實由臣等曖昧所致。 眼前胥徒猶不能檢, 況糾百寮庶士乎? 伏望命罷臣等職事, 擇賢能以代, 俾免尸祿之誚。
御書曰:
胥吏逞私, 雖是官府之責, 群邪之情, 何能盡知? 勿辭。
- 【태백산사고본】 16책 101권 7장 B면【국편영인본】 9책 695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